굴곡진 2024년 마친 황선홍 "몇 년이 흐른 것 같아…속죄해야 한다"

김도용 기자 2024. 11. 27.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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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上] 올림픽 본선 실패 후 대전 사령탑 부임
강등권 팀 지휘봉 잡고 분위기 반전, 최종 8위 잔류
황선홍 대전 하나시티즌 감독. /뉴스1 ⓒ 뉴스1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2024년은, 정말 몇 년이 흐른 것처럼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다."

최근 대전 하나시티즌의 클럽 하우스에서 만난 황선홍 감독은 2024년을 아프게 돌아봤다. 그의 입에서 '속죄'라는 단어까지 나왔다.

현재 대전 하나시티즌을 이끌고 있는 황선홍이 2024년을 시작할 때 직함은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었다. 중간에 잠시 A대표팀 임시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지만, 그에게 주어진 미션은 파리행 티켓을 손에 넣어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는 것이었다.

하지만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지난 4월 올림픽 예선을 겸해 펼쳐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에서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에 패배, 고배를 마셨다. 한국 축구의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은 무산됐고, 황선홍 감독도 큰 충격과 씻기 힘든 상처를 입었다.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황선홍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후 약 1개월을 야인으로 지내던 황선홍 감독은 예상과 달리 대전의 SOS를 받아들여 현장으로 돌아왔다. 4년 만의 K리그 복귀였다.

당시 대전은 개막 후 16경기에서 단 3승(5무 8패)에 그치며 12팀 중 11위에 머물러 있던 상황이다. 불과 얼마 전 '올림픽 진출 무산'이라는 큰 실패를 생각하면, 선뜻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의 팀이었다.

황선홍 감독은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로 가슴이 아렸다. 하지만 아픔을 달랠 수 있는 방법을 운동장에서 찾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대전의 감독 제안을 받아들였다"면서 "고민도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스스로 포기하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계속해서 이겨내야 한다고 되뇌다가 결심했다"고 6월 대전 부임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황 감독이 부임한 뒤로도 대전은 7월말 휴식기 전까지 9경기에서 단 1승(4무4패)에 그쳤다. 기다렸다는 듯 황선홍 감독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후 반전 드라마가 펼쳐졌다.

8월 이후 황선홍 감독의 대전은 무려 8승 3무 2패를 기록하며 시즌 종료 1경기를 남겨두고 잔류를 확정 지었다. 특히 파이널 라운드 돌입 후에는 4승 1무로 압도적인 성적을 내며 최종 8위로 시즌을 마쳐 대전 팬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롤러코스터 같은 시간을 보낸 황선홍 감독은 "1년이 마치 몇 년처럼 느껴진다. 4월 올림픽 예선도 몇 년 전 일 같다"면서 "1년에 여러 팀을 맡아 본 적은 처음이다. 경험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조심스럽다. 팬들과 축구계 관계자들에게 미안하다. 마음의 짐이 큰데, 속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대전을 탄탄하게 만들고 기량이 빼어난 선수를 배출,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올림픽 대표팀에서 실패를 겪었지만 이 과정에서 배운 것도 많다.

황 감독은 "전부터 코칭스태프의 세분화의 필요성을 실감했는데, 연령별 대표팀을 하면서 절실하게 느꼈다. 감독에게는 피지컬, 수비 전술, 세트피스 전술 등 조력자가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더 절감했다"면서 "그래서 구단에 외국인 코치 선임을 요청했고 요시다 다츠마(일본) 코치가 합류했다. 평소에도 축구에 대해 교감을 많이 하고, 섬세한 부분도 조언을 듣는다. 다른 코치들도 많은 조언을 해준다"고 코치진 세분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현재 대전의 (코칭‧지원)스태프가 18명인데, 지금도 부족하다. 코칭스태프의 규모는 더 커져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조건만 되면 코칭스태프를 더 영입, 디테일하게 역할을 나누고 싶다. 요시다 코치에게 2025년에도 함께 하자고 제안 하는데, 일본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면서 "대전이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코칭스태프를 더욱 전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은 올해를 끝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김원택 단장을 대신, 황선홍 감독을 전폭 지원할 새로운 단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그렇게 된다면 황 감독은 바람대로 더욱 세분화된 코칭스태프와 2025년을 함께 할 가능성이 높다.

下편에서 계속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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