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플라스틱 먹고 마시는데” 가만 두는 어른들이 답답해 [지구,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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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초의 기후소송 승소란 역사적 판결을 끌어냈던 초등학생 기후활동가 김한나 어린이가 '해양 환경을 포함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협약'을 마련하는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5) 개회를 앞둔 지난 24일 이같이 말하며 각국 대표단에 강력한 협약 성안을 주문했다.
한나는 "지금 행동하면 우리의 삶은 변할 수 있다"며 "반드시 플라스틱 생산부터 전 생애를 다루는 약속을 완성해 주세요. 그게 지금 각국 대표단이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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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부산)=주소현 기자] “우리 눈앞에는 거대한 플라스틱섬이 있고, 우리 가슴에는 미세플라스틱과 함께 숨 쉬고 있습니다”
아시아 최초의 기후소송 승소란 역사적 판결을 끌어냈던 초등학생 기후활동가 김한나 어린이가 ‘해양 환경을 포함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협약’을 마련하는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5) 개회를 앞둔 지난 24일 이같이 말하며 각국 대표단에 강력한 협약 성안을 주문했다.
한나는 “지금 행동하면 우리의 삶은 변할 수 있다”며 “반드시 플라스틱 생산부터 전 생애를 다루는 약속을 완성해 주세요. 그게 지금 각국 대표단이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제아 어린이도 “슈퍼마켓에 가면 원치 않아도 플라스틱 용기를 사야하고, 생선을 먹을 때도 미세플라스틱과 같이 먹어야 한다”며 대책을 호소했다.
지난 24일 부산 해운대구에서 한나는 전 세계 180여개 국 시민 약 289만명의 염원을 담아 국제협약 협상단에게 전달했다. 국제 환경단체 세계자연기금(WWF), 그린피스, 플라스틱추방연대(BFFP)가 주도한 서명 캠페인의 일환이다.
서명은 각국 협상단을 대표해 줄리엣 카베라(Juliet Kabera) 르완다 환경관리청 국장과 제프 머클리(Jeff Merkly) 미국 상원의원 등 4명이 전달받았다.
한나는 최근 TV에서 우리나라 해안에 떠밀려 온 어린 고래를 보고 슬퍼졌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죽은 채 발견된 고래의 배 속에는 플라스틱으로 된 대만 커피 병뚜껑이 들어 있었다고 했다. 한나는 “그 뚜껑을 버린 사람은 고래를 죽이려고 한 걸까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앞으로 고래를, 해양 동물들을 죽일지 살릴지는 각국 대표단에 책임이 있다”며 “이들이 우리 자신을 포함해 수많은 생명을 살릴지 아니면 플라스틱과 우리의 생명을 맞바꿀지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기 기후소송단으로 함께 소송에 참여했던 초등학교 6학년 한제아 어린이도 “일회용 플라스틱이 우리 삶을 더 편리하게 해주지만, 이를 위해 너무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플라스틱 위기 해결을 촉구했다.
WWF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의 60%, 해양으로 유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70%가 일회용 플라스틱이다.
제아는 “슈퍼마켓에 가면 채소와 과일 대부분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있어 원치 않아도 플라스틱을 가져가야 한다. 생선을 먹을 때마다 미세플라스틱도 같이 먹어야 한다”며 “무엇보다 아무리 사용을 줄이려 해도 결국 플라스틱을 사용하게 되는 현실이 가장 두렵다”고 털어놨다.
슬프고 두려운 마음에도, 어린이들에게는 당장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힘이 없다. 한나와 제아는 지금 무언갈 할 수 있는 어른들이 부럽고 또 답답하다. 제아는 “여러분에게는 저와 같은 어린이가 할 수 없는 엄청난 결정권이 있다”며 “문제를 알고 있는데도, 힘이 있는데도 행동하지 않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1100만톤이 넘는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가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저도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매일 플라스틱을 먹고 마시고, 플라스틱에 둘러싸여 생활하고 있다”며 “이미 위기는 심각한데 여러분이 당장 행동에 나서도록 설득하려면 도대체 얼마나 더 증거가 필요하냐”고 질책했다.
각국 정부를 대표해 마지막 협상장에 모인 어른들에게 한나와 제아는 더 늦기 전에 플라스틱 위기를 해결할 것을 강력히 호소했다.
제아는 “(협약 마련을 결정한 지)벌써 2년이 흘렀다”며 “이제는 각국 정부가 플라스틱 생산, 사용,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을 다루는 강력하고 효과적인 협약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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