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미신고 선거사무소 의혹’ 건물,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에도 등장

강병한 기자 2024. 11. 2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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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 사옥. 한미약품 제공

지난 대선 기간 윤석열 후보 캠프의 미신고 선거사무소로 운영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화랑 건물이 경영권 분쟁 중인 한미약품그룹 오너 간의 법적 다툼에도 등장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형제 측(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은 모녀 측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이 계열사인 온라인팜 대표에게 지시해 해당 건물에 대해 부당한 임대차계약을 건물주와 맺었다며 임 부회장과 계열사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한미약품 측은 “회사에 유용한 방향으로 수립된 적법한 계약”이라며 허위사실 유포자 등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건물은 서울 강남구에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당시 윤 후보가 이 건물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지 않고 선거사무소로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18일 해당 건물 앞을 찾아가 의혹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형제 측은 지난 18일 임 부회장과 온라인팜 대표를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는데, 고발 내용 중 하나가 온라인팜이 불필요한 건물을 임차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주장이다. 온라인팜은 올해 1월26일 건물 소유주와 20년 장기로 보증금 48억원, 월 임대료 4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건물은 현재 철거에 들어갔고, 2026년 초에 신축 건물이 완공될 예정이다.

한미사이언스 형제 측은 이날 자료를 내고 “준공도 되지 않은 건물 임차를 위해 계약 체결 후 닷새 만에 48억원을 선입금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온라인팜은 온라인 판매 플랫폼사업을 영위하는 도매회사로 이 같은 규모의 건물을 임차할 필요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형제 측 관계자는 “건물주인 화랑 대표와 임 부회장이 사교모임을 통해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건물 소유주는 누나와 동생 사이인 김모 예화랑대표와 김모 감사다. 2022년 7월 대통령실 보도자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청와대 관리활용자문단 위원에 위촉됐다. 김 감사 장인은 윤 대통령 부부 결혼식 주례를 선 정상명 전 검찰총장이다.

한미약품 측은 자료를 내고 “3년 전부터 추진해온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사업 전략 일환으로 플래그십 스토어로 적합하다고 판단해 계약한 것”이라며 “다양한 장소를 물색해 한 성형외과와 계약 선점 경쟁까지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 “주변 시세보다 적은 월세(20년 환산 시 16억8000만원 절감), 월세 10년간 동결, 언제든지 전대 가능, 63억여원 근저당 설정, 입주 시기 못 맞추면 96억원 반환 조건 등으로 매우 꼼꼼하게 한미약품에 유용한 방향으로 수립된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 측은 “한미사이언스 법무팀과 법무법인의 이중 검토를 거친 뒤 체결된 계약에 관해 경영권이 (형제 측으로) 바뀌었다는 이유로 법무팀이 해당 계약 건을 외부에 유출하는 정황이 보이는데 이는 한미사이언스 경영진의 자기부정”이라며 “또 이를 상대 측을 마타도어 식으로 비방하고 공격하는 소재로 쓰고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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