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플라스틱 협약, 의미와 전망은?
[KBS 부산] [앵커]
뉴스에서 보신 대로 오늘 부산에서 개막한 '유엔 플라스틱 협약 협상위원회'는 규모면에서도 그렇고, 의미와 가치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자리입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이이슬 기자 함께 합니다.
플라스틱 협약, 쉽게 말해서 플라스틱 사용을 감축시키자는 거잖습니까.
그만큼 플라스틱 사용량이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는 뜻일텐데, 회의 내용 짚어보기 전에 플라스틱 사용 실태, 궁금합니다.
[기자]
2022년 경제개발협력기구. OECD 보고에 따르면 전 세계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은 1950년대 150만 톤이던 게 2000년 2억 4천만 톤으로 무려 160배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2019년 기준으로 4억 6천만 톤으로 집계돼 20년 만에 2배 늘었는데요.
이 추세라면 2060년에는 12억 3천만 톤에 달할 거란 전망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발생되는 플라스틱 중에서 재활용되는 비율은 10%도 되지 않는다는 게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입니다.
플라스틱의 99% 이상이 화석 연료로 만들어지는데 특히, 생산 단계에서 가장 많은 유해물질과 온실가스를 배출하죠.
때문에 생산 자체를 제한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앵커]
플라스틱 사용 감축의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자는 게 이번 협약의 골자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국가 간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협약에 '적극적'인 국가들과 '미온적'인 국가들로 나뉘는데요.
적극적인 국가는 쉽게 말해 '생산 감축'에 지지하는 거고, 반대쪽은 '재활용 우선'에 방점을 둔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유럽연합을 포함해서 영국, 캐나다, 르완다와 페루 같은 국가는 '적극적'인 국가로 분류되고요.
러시아와 중국, 인도, 브라질, 그리고 산유국들은 상대적으로 협약에 '소극적'인 국가들로, 자발적인 목표를 세우고, 오염 부담금을 만들자는 수준의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부산에서 열리는 마지막 협상위원회에서 협약 최종안이 나와야 하는 상황인데,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고요.
[기자]
네, 방금 말씀드린 대로 생산 자체를 하지 말자는 쪽과 재활용을 잘하자는 쪽의 국가 간 입장이 굉장히 팽팽합니다.
지난 19일, 환경부가 부산 회의를 앞두고 마련한 설명회에서도 "플라스틱 소비국과 생산국 대립이 첨예해 교착 상태가 지속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협상위원회 의장은 오늘 개막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협상 마지막 날, 부산에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하기는 했는데요.
이것이 '선언적 합의'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실제로 앞서 의장은 "의견이 엇갈리는 사항은 선언 수준으로 합의하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이럴 경우 '기후변화 협약' 체결과 비슷한 절차를 밟을 수 있는데요.
1992년 '기후변화 협약'이 맺어지고 '교토의정서'가 채택되기까지 5년이 걸렸고, 최종적으로 '파리협정' 체결은 2015년이나 돼서야 이뤄져 모두 23년이 걸렸습니다.
플라스틱 사용으로 인한 지구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생각할 때 이런 수준의 협약으로는 안일한 거라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협상위원회 의사 결정은 만장일치로 하기로 잠정적으로 결정된 상황이어서 일부 국가라도 반대하면 협약이 이뤄질 수 없습니다.
때문에 이번 협상위원회의 협상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냉정한 진단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앵커]
2022년 유엔환경총회에서, 올해 말 협약 체결을 목표로 지금까지 달려온 플라스틱 협약,
이번 부산 협상위원회에서 담판을 보게 되는데, 모쪼록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이이슬 기자 수고했습니다.
이이슬 기자 (eslee3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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