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줄타기에 두눈이 `질끈`…180도 고개 돌려도 공룡이 `깜짝`

김나인 2024. 11. 2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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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상륙 애플 '비전 프로' 체험해보니
기자가 애플 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착용하고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비전 프로' 화면 구동 모습. 애플 제공
서울 중구 애플스토어 명동에 전시된 애플 MR 헤드셋 '비전 프로' 기기. 김나인 기자
서울 중구 애플스토어 명동에 전시된 '비전 프로'. 김나인 기자

노란 방한복을 입은 한 여성이 까마득한 절벽 사이에 걸린 줄 위를 걷고 있다. 안전장치를 착용했지만 살짝 바람만 불어도 '훅' 하고 떨어질 정도로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아래로는 아득한 심연이 펼쳐지고 위로는 새털 모양의 구름이 흐른다. 양팔을 펼친 여성이 쓰러질 듯 다가오는 순간 눈이 질끈 저절로 감겼다.

◇ 옆으로 눈 돌리니 공룡이… 현실 같은 가상세계에 '깜짝'= 지난 15일 국내 공식 출시된 애플의 혼합현실(MR) 기기 '비전 프로'를 착용하니 눈앞에 산맥이 실제처럼 펼쳐졌다. 서울 중구 애플스토어 명동에서는 직원과 함께 30분 가량 기기를 써볼 수 있다. '공간 컴퓨팅' 개념을 적용한 비전 프로는 비싼 가격만큼 몰입감이 우수했다.

고글 형태의 비전 프로는 착용 시 렌즈에 지문이 묻지 않도록 렌즈 위와 아래쪽을 잡아 쓰는 것이 좋다. 착용 전에는 별도 앱을 통해 지문을 인식하듯 얼굴을 사방으로 인식해 두상 스캔을 한다. 스캔을 마치면 비전 프로를 착용하고 밴드를 머리에 맞게 조절해 '디지털 크라운' 버튼을 누르면 컴퓨터를 켠 듯 홈 화면이 보인다.

기기는 손 동작과 눈동자의 움직임으로 제어할 수 있다. 사용자경험(UX)·사용자환경(UI)은 애플 '아이패드'와 유사했다. 가상 화면을 조작하는 리모컨 대신 엄지와 검지를 맞대 '탭'하며 앱을 선택하고, 꼬집듯 집어 실을 당기듯 움직이면 스크롤할 수 있다. 간단한 손짓으로 되니 직관적이었다.

사진 앱을 실행하니 코앞에 사진이 펼쳐진 듯 선명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3D 영상을 재생했을 때다. 아이가 케이크의 촛불을 끄는 모습, 공원에서 비눗방울을 날리는 짧은 영상을 보는데 마치 현장에 함께 있는 것 같았다. 아이폰 최신 기종에서 찍은 3D 영상을 비전 프로로 감상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폰은 서드파티 앱을 통해 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현실과 분리된 가상 세계로의 이동은 우측에 있는 버튼을 돌리면 된다. 남태평양 휴양섬인 '보라보라섬'의 야자나무와 모래사장이 펼쳐졌다. 주변의 많은 매장 방문객은 자취를 감췄다. 유튜브나 영화, 애니메이션을 시청할 때 영화관 모드를 활성화해 앞줄, 중간, 뒷자석, 발코니 등을 선택해 감상할 수도 있다.

비전 프로 체험은 8K 화질의 애플 '이머시브 비디오'가 백미였다. 이용자들의 가장 반응이 좋은 엔터테인먼트이기도 하다. 앞서 본 줄타기부터 코뿔소, 프랑스 파리 시내를 뛰어다니는 사람들, 농구와 축구 골 득점 장면부터 공룡과의 만남도 경험할 수 있었다. 180도 시야각을 구현해 고개를 돌려도 마치 공룡이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비전 프로는 2개의 디스플레이에 2300만 픽셀이 집적돼 애플 제품 중에서도 해상도가 가장 높다.

◇ 비싼 가격·무거운 기기에 구매는 '글쎄'= 이날 체험을 도와준 직원은 "생각보다 많은 방문객들이 업무용으로 문의를 하고 있다"며 "맥 등 애플 기기와 연동해 업무에 활용하거나 영상을 즐기려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매는 망설여졌다. 499만원부터 시작하는 비싼 가격과 600g에 달하는 무게가 부담스러웠다. 머리에 맞춰 써야 하니 압박도 느껴졌다. 착용 후에는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돈해야 했다. 유선 연결이 필요한 배터리 팩도 번거로웠다. 특히 30분간 썼는데도 어지럼증이 느껴졌다. 다만 어지러움은 자주 기기를 착용하면 줄어든다고 애플 직원이 설명했다.

XR 기기 대중화 움직임은 확산하고 있다. 메타는 AI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 안경 '레이벤 메타'뿐 아니라 지난 9월 연례 개발자 행사에서 뿔테 안경 형태의 '오라이언'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연내 XR 플랫폼을 선보이고 내년 3분기 XR 기기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기 형태는 고글 형태가 아니라 안경과 비슷한 스마트 글래스일 것으로 예측된다. 애플도 '아틀라스'로 명명된 프로젝트로 스마트 글래스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XR 기기가 대중화되려면 더 작고 가볍고, 저렴한 기기의 혁신이 일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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