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 훔치자" 대학까지 침투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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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디스플레이사 공정팀 직원 등 2명은 회사 영업비밀이 중국 기업의 해외 영업에 사용될 것을 알면서도 이를 사진으로 촬영해 공범에게 넘기고 금전적 대가를 받았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한국이 다소 우위에 있는 첨단 기술을 인재 영입 등을 통해 빼 가고 있다"며 "기술 유출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보안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내 엔지니어가 외부로부터 유혹을 받더라도 이를 차단할 수 있도록 처우와 보상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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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기업, 고액연봉 미끼 내걸고
반도체 등 핵심 엔지니어 포섭
배터리 기술 훔쳐갈 목적으로
韓대학에 위장 연구소도 차려
국내 디스플레이사 공정팀 직원 등 2명은 회사 영업비밀이 중국 기업의 해외 영업에 사용될 것을 알면서도 이를 사진으로 촬영해 공범에게 넘기고 금전적 대가를 받았다. 이들은 지난달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검거됐다.
지난 9월에는 국내 반도체 기업 엔지니어 2명이 국가핵심기술인 20나노급 D램 공정 자료를 가지고 중국 기업으로 이직해 반도체 개발에 부정 사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들은 20나노급 D램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온도와 압력 등 600여 단계 공정 정보를 중국 반도체 업체에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해외로 유출된 국내 산업 기술 10건 중 7건가량이 중국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려는 세계 각국의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중국은 기술 격차를 단숨에 좁히기 위해 지속적으로 한국에서 기술 유출을 시도하고 있다. '차이나 테크 공습' 등에 맞서 국가의 핵심 기술 자산을 보호하는 방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 검거된 해외 기술 유출 사례 25건 중 18건(72%)이 중국과 관련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전부터 중국은 줄곧 한국의 산업 기술을 유출하려는 시도를 일삼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국가핵심기술을 노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올해 1~10월 국가핵심기술 유출 사례는 10건으로, 작년(2건)보다 5배 증가했다.
이렇게 유출된 국가핵심기술 대부분은 중국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2차전지 등 국가핵심기술 분야는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되고 장기간이 소요된다. 이런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때 국내 기업이 입는 피해는 수천억~수조 원의 개발 비용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기술 우위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중국 기업들은 고액의 연봉과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국내 대기업 엔지니어를 포섭하고 있다. 유혹에 넘어간 국내 엔지니어들은 약속받은 혜택을 다 받지 못한 채 중국 기업에 '단물'만 빨리고 2~3년 만에 버려지는 형편이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한국이 다소 우위에 있는 첨단 기술을 인재 영입 등을 통해 빼 가고 있다"며 "기술 유출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보안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내 엔지니어가 외부로부터 유혹을 받더라도 이를 차단할 수 있도록 처우와 보상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중국 기업이 한국의 첨단 기술을 빼돌리려는 시도 또한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2020년 중국의 한 배터리 기업은 국내에 설립된 지사를 통해 서울 소재 대학에 연구소 겸 사무실을 차렸다. 이 기업은 높은 연봉과 한국 근무라는 조건을 내걸고 국내 대기업에 근무하던 기술 전문 임직원을 영입했다. 이후 해당 대기업이 보유한 전기차 배터리 기술 등 국가핵심기술이 중국으로 넘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국가전략기술은 일반인이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많지 않다. 특정 전문 집단군 내부에서 유출되는 것"이라며 "불공정 거래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 고발 제도인 리니언시를 벤치마킹해 기술 유출 분야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광민 기자 /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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