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구원투수 누구…유력 후보 면면 살펴보니
기업금융 전문가 포진…리스크·전략통도 부각
후보별 장단 뚜렷…우리금융 이사회 선택은
우리금융지주가 이번주중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차기 은행장을 결정한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연임이 사실상 불발되면서다.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이번주 후반 우리금융지주 자회사후보추천위원회가 내부 임원 중 한 인사를 차기 행장으로 선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이은 금융사고로 인해 뒤숭숭한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서는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사가 선임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자추위는 주중 회의를 열고 차기 은행장 후보를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주 이들 후보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박장근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이정수 우리금융지주 전략부문 부사장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아울러 기동호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 부행장, 김범석 국내영업부문 부행장 등도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임종룡과의 '런던' 인연…정진완 부행장
정진완 부행장은 1968년생으로 포항제철고, 경북대 법대를 졸업한 이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정진완 부행장 역시 기업금융 전문가로 우리은행이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다. 그는 기관영업전략부, 중소기업전략부, 삼성동금융센터장, 테헤란로금융센터 본부장, 본점영업부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무엇보다 정 부행장이 다른 인사들에 비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인연이 깊다는 점을 우리은행 내부에선 주목하고 있다. 정 부행장은 과거 런던지점에서 일할때 임 회장은 런던 재경관으로 일했고, 이 때부터 인연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진다.
임 회장은 런던 재경관 시절 인연을 맺은 금융권 인사들과 각별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는데 자신과 함께 일할 인사들을 고려할 때 이들의 이름을 늘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도 임 회장과 런던 시절 인연이 돼 임 회장이 직접 영입한 인물로 꼽힌다.
다만 이같은 인연이 이미 우리금융 안팎에 알려져 있다는 점이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다. 파벌논란으로 시끄러운 현 상황에서 '인연'을 고려한 듯 한 인사가 진행된다면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형성될 수 있어서다. 게다가 검찰 수사 등을 앞두고 임 회장의 거취 역시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란 점에서 더욱 부담이라는 평가다.
이제는 '리스크' 관리할 때…박장근 부행장
박장근 부행장은 1967년생으로 문일고, 고려대통계학과를 졸업한 이후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그는 우리은행 내 대표적인 리스크 관리 전문가다. 리스크총괄부장, 리스크총괄본부장 등을 지낸 이후 우리은행 리스크관리그룹 그룹장을 역임중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우리은행 내에서 수백억대의 횡령,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 대출 사태 등 내부통제 시스템 미비로 인한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상황이라는 점과 취급한 여신의 리스크 관리가 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는 점 등에서 부각하고 있다.
반면에 그가 리스크 관련 요직을 지낼때 관련사고들이 발생했다는 점은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그 역시 최근 발생한 금융사고와 관련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략통' 필요한 시점…이정수 부사장
이정수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은 1967년생으로 경신고, 서강대를 졸업한 이후 한일은행에 입행하며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우리은행 내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분류된다. 그는 우리은행 IR부장, IR부 본부장을 지낸후 우리금융지주 경영지원부 본부장, 전략부문 부사장을 지냈다.
특히 그는 최근 우리금융의 주요 전략의 청사진을 직접 그린 인사로 꼽힌다. 이정수 부사장은 우리금융지주 지배구조 재편, 비은행 계열사 M&A 등을 진두지휘한 인물로 꼽힌다. 그의 전략기획 능력은 전임 CEO들 역시 높게 평가했다는 전언이다.
다만 우리은행이 영업력 강화를 우선 과제로 꼽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분야 경험이 적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손태승 전 회장 부당대출 논란 등을 잠재운 이후에는 그동안 그룹에서 추진했던 비은행 강화 등의 전략 연속성을 더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계파논란 멈춰라…평화은행 출신 기동호 부행장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기동호 부행장은 1965년생으로 광주상고를 졸업한 이후 평화은행에 입행해 우리은행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이른바 '상고 신화' 뱅커 중 한명으로 꼽힌다.
그는 은행에 재직하는 기간 기업금융과 IB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미래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여의도기업영업본부 본부장, IB그룹장 등을 지낸 이후 현재 기업투자금융부문장 겸 CIB 그룹장을 지내고 있다.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우리은행이 핵심 전략으로 '기업금융'을 꼽고 있다는 점에서 장점으로 부각한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직전에 조병규 행장을 선임하면서 "기업영업에 탁월한 경험과 비전을 갖춘 점을 높이 평가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만큼 우리은행에게 기업금융 강화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평화은행 출신이라는 점도 부각한다. 현재 우리은행은 한일은행 출신과 상업은행 출신의 계파로 나뉘어 파벌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 평화은행 출신인 그는 이같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기업 전문가 김범석 부행장
김범석 부행장은 1966년생으로 서대전고, 충남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이후 상업은행에 입행해 은행원 경력을 시작했다.
기 부행장과 마찬가지로 김범석 부행장 역시 기업금융의 전문가로 꼽히는데 그 중에서도 대기업 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김 부행장은 재직 기간 삼성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대기업심사부 부장, 대기업심사부 본부장, 부동산금융그룹 부행장보를 역임한 이후 국내영업부문 부문장을 지내고 있다.
다만 그가 우리은행 내 계파 중 하나인 상업은행 계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은 걸림돌로 꼽힌다. 그를 따르는 상업은행 출신 인사들이 많기 때문에 파벌 종식을 진두지휘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우리은행 한 관계자는 "김 부행장을 따르는 상업은행 출신 인사들이 많다"라며 "김 부행장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파벌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경남 (lk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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