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에 씨익 미소 지은 이재명, 변호사 어깨 ‘툭툭’…지지자들 “대박” 탄성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피고인 이재명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25일 오후 2시 37분,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311호 법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를 심리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3부(부장 김동현)가 무죄를 선고하자 법정이 순간 술렁였다. 위증교사 재판은 현재 이 대표가 기소된 5개 사건 중에서도 가장 유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죄가 선고된 이후 이 대표는 씨익 미소를 지은 뒤 옆자리에 앉은 변호사들의 어깨를 툭툭 치며 격려했다.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라는 예상 밖 중형을 선고 받았던 터라 지지자들의 감회도 남달랐다. 선고가 끝나자 여기저기에서 “대박이다, 대박”하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3부(부장 김동현)는 이날 “피고인 이재명에게 김진성으로 하여금 위증하도록 결의하게 하려는 고의, 즉 교사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고(故) 김병량 성남시장의 측근이었던 김진성씨에게 위증을 교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대표는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중 과거 ‘검사사칭’ 사건에 대해 “누명을 썼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 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유포)으로 기소됐다.
이 대표는 2018년 12월 22일, 24일 두 차례 김 씨에게 전화를 걸어 ‘당시 KBS측과 김병량 시장 사이에 이재명을 주범으로 몰자’는 협의가 있었다는 내용에 대해 증언해줄 수 있는지 물었다. 검찰은 이같은 이 대표의 행위가 위증을 교사한 것이라고 판단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법원은 김 씨가 위증을 한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유죄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김병량 시장과 KBS 사이 협의 요청에 대해 김병량으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는 것처럼 위증했다. 사법 기능을 방해하는 것으로 엄중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이 대표가 김 씨와의 통화에서 요청한 증언을 총 6개로 분류했다. ①김 전 시장과 KBS가 검사 사칭과 관련해 많이 상의했다 ②김 전 시장과 KBS 사이에 교감이 있었다 ③전체적인 흐름과 서로의 협의 ④당시 전체 캠프의 분위기나 전해들은 이야기 ⑤당시의 상황 ⑥당시 분위기가 이재명을 걸어넣어야 될 입장 등이다.
1심 재판부는 이에 대해 “통상적인 증언 요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신이 필요로 하는 증언에 대해 언급했다고 해서 위증을 요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즉, 이 대표가 ‘일반적인’ 수준에서 증언을 요청했을 뿐 적극적으로 ‘위증’을 요청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어 “피고인 이재명이 처했던 상황과 자신의 의문에 대해 설명하고 변론요지서를 제공해 확인하게 하는 것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피고인으로서 행사할 수 있는 방어권 정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특히 ‘고소 취소 약속’에 대한 증언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1심 재판부는 “이재명은 김진성이 알지 못한다고 한 ‘고소 취소 약속’과 김진성이 모를 수 있는 내용 즉, 김병량과 KBS 사이 협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증언 요청을 하지 않았다”며 “김진성이 모르거나 부인하는 내용은 배제하고 김진성이 기억·동조하는 내용에 대해서만 명시적으로 증언을 요청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씨가 명시적으로 부인한 ‘고소 취소 약속’에 대해 허위 증언을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명백한 위증이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반면 김 씨는 6개 법정 진술 중 4개에 대해 유죄가 인정됐다.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이재명측 변호인이 한 질문에 “맞다”고 인정한 부분들이다. 이 대표측은 ▷김병량이 증인(김진성)에게 ‘KBS측 고위관계자와 협의 중’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재명을 공무원자격 사칭의 주범으로 몰아 확실하게 구속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었다 ▷김병량이 최철호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 ▷김병량이 직접 김진성에게 ‘KBS측 고위관계자와 협의 중’이라는 말을 했다 등에 대해 물었다.
1심 재판부는 “김병량 시장으로부터 검사 사칭 관련해 KBS측과 협의 중이라거나 KBS 고위 관계자와 접촉 중이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반복해서 진술하고 있다”며 “자신의 기억에 바하는 증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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