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잠실 배 타고 출근…내년 3월 뜨는 '한강버스' 첫 공개

김지현 기자 2024. 11. 2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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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동선 형태로 속도감 있게 운항하며 항주파 영향 최소화..흰색·파란색 디자인과 통창 통해 도심 풍경 감상 가능
서울시 수상교통수단 한강버스 외관 /사진=김지현 기자

내년 3월부터 서울시가 선보이는 수상교통수단인 '한강버스'의 실물이 최초로 공개됐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25일 경남 사천시에서 올 3월부터 제작에 나선 '한강버스' 2척에 대한 진수식을 개최했다. 한강버스의 안전한 운항을 기원하기 위해 배 건조를 맡은 은성중공업 부근 행사장에 마련된 이날 행사엔 오세훈 서울시장과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강버스는 △마곡 △망원 △여의도 △잠원 △옥수 △뚝섬 △잠실 등 총 7개 선착장에서 출·퇴근 시간엔 15분 간격으로, 평일엔 하루 68회, 주말·공휴일엔 48회 정도 운항하게 된다. 한 번에 199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요금은 3000원이다.
한강 물살 표현한 디자인..파노라마 통창으로 경치가 한눈에
25일 경남 사천시 은성중공업 인근 바다에 떠 있는 한강버스 /사진=김지현 기자
시는 이날 그간 궁금증을 더했던 한강버스의 내·외부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한강버스 관계자는 "(2개의 선체를 결합한) 쌍동선(카타마란) 형태로 속도감 있게 운항하면서도 항주파(선박이 항해하면서 일으키는 파도) 영향은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잠수교를 통과할 수 있도록 선체의 높이는 낮게 했고, 연료 효율성 등을 고려해 유선형으로 제작했다"고 소개했다.

한강버스의 색상은 일출·낙조 등 한강의 다양한 색과 빛을 투영할 수 있도록 흰색 기본 바탕에 파란색을 그라데이션(점점 짙어지거나 옅어지는 기법)으로 표현됐다. 한강의 반짝이는 윤슬(햇빛이나 달빛에 반짝이는 잔물결)과 시원한 물살을 떠올릴 수 있게 했다는게 시측 설명이다.

내부에선 한강의 풍광과 서울 도심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파노라마 통창이 한눈에 들어왔다. 카페테리아에선 간단한 식음료를 구입해 개인 좌석별 테이블에 놓고 쾌적한 이동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한강버스 좌석마다 설치된 접이식 탁자 /사진=김지현 기자

시는 친환경 하이브리드 선박으로 건조된 한강버스의 추진체가 배터리 화재로부터 안전하도록 다양한 대책도 마련했다. 배터리 시스템 내부의 가스 센서를 설치해 화재 징후를 미리 감지할 수 있도록 했고, △배터리 과충전 방지 △배터리셀 연쇄 폭발 방지 △열폭주 시 가스 분사 소화 △유사시 배터리 함체 침수 등 4중 안전장치를 갖췄다.

하이브리드 추진체를 제작한 카네미모빌리티 관계자는 "배터리 및 전력변환장치 등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을 통해 추진체 시스템의 95% 이상을 국산화했다"며 "기존 외국산 제품의 문제 발생 시 부품 수급 지연 및 과도한 수리 비용 발생 등의 문제점도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한강 인도..항로 검증 등 시범운항 실시
25일 경남 사천시 은성중공업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이 한강버스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시는 이번에 공개한 2척의 선박들에 대해선 은성중공업 인근 앞바다에서 해상 시험 및 시운전 등을 통해 선박의 기능과 안전성에 대한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의 검증을 거친 후 다음달 중 한강으로 인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선박 6척과 예비선박 등의 추가 선박 4척도 정상적으로 건조해 순차적으로 한강에 인도한단 계획이다. 또 선박의 한강 인도 일정에 맞춰 단계적으로 선박 및 설비 검증, 인력 훈련, 항로 검증, 비상 대응 훈련 등의 시범운항을 실시해 안전성과 편의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날 진수식에선 진수선 절단식, 샴페인 브레이킹과 유공자 표창 등이 진행됐다. 진수선을 여성이 자르는 전통에 따라 68년 시의회 역사상 최초의 여성 의장인 최 의장이 진수선을 절단했고, 샴페인 병을 뱃머리에 부딪히는 의식인 샴페인 브레이킹엔 오 시장을 비롯한 주요 관계자들이 함께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경남 사천시에서 열린 한강버스 진수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오 시장은 "한강버스는 한강에 단순히 배 몇 척이 늘어나는 문제가 아닌 우리에게 없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하나 더 생기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기다리는 시간 선착장에서 모닝 커피와 베이글을 사들고, 좌석에 앉아 랩탑을 보면서 눈 밖으로 한강도 감상하며 서울시민들의 여유로운 출근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며 "관광객들도 타려고 줄을 설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아울러 "(리버버스가 다니는) 영국 템스강과는 느낌이 다를 것"이라며 "템스강은 물류로 활용되기 때문에 어수선한 면이 있지만, 한강엔 잠수교란 배 높이를 제한하는 교량이 있기 때문에 한강버스 외엔 다니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5월 한강버스 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난 1년 반을 회고하던 오 시장은 축사를 하다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한강을 바라보는 경관으로 두지 않고 적극 활용해 새로운 수상시대를 열겠다는 다짐과 약속을 실천해가겠다"고 약속했다.

김지현 기자 flo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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