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맘대로 줄인 지방교부세, 원칙에 법까지 무시한 '대응책'
세수펑크의 역설적 경제학❷
세수 부족해 교부세 줄인 尹
전망 토대로 한 감액은 위법
지방자치제도 취지까지 훼손
추경 등 정당한 절차 지켜야
지난 9월 26일 정부는 올해 국세수입이 예산보다 29조6000억원 모자랄 것이라 발표했다. 그로부터 한달 후, 정부는 세수 재추계에 따른 재정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그런데 정부의 대응방안에는 큰 맹점이 있다. 특히 대응방안 중 하나인 지방교부세 감축은 법이나 원칙, 관행 등을 무시한 측면이 적지 않다. 세수펑크의 역설적 경제학을 624호에 이어 한번 더 짚었다.
![정부의 지방교부세 감액으로 인해 지방재정은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사진|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25/thescoop1/20241125093228812icdr.jpg)
세수 재추계를 통해 국세수입이 당초 예산보다 부족할 거란 분석을 내놓은 정부가 지난 10월 28일 대응방안을 내놨다. 크게 세가지다. 기금과 특별회계의 가용재원을 활용하는 방안(14조~16조원), 재정안정화기금 활용과 지방교부세(금) 감액(6조5000억원), 전년 수준의 통상적 불용 선반영(7조~9조원) 등이다.
그런데 비판이 적지 않다. 먼저 기금 활용 계획부터 보자. 정부가 상황에 따라 기금을 활용하는 건 당연하다. 다만, 근본적인 세수 부족의 원인은 놔둔 채 비상금부터 꺼내쓰려 한다는 점을 꼬집는 목소리가 높다.
전년 수준의 통상적 불용 선반영의 경우엔 아직 발생하지 않은 불용을 오히려 정부가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제 불용'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있다. 대응방안이라기보다는 장부상의 수치만 맞추면 된다는 의도마저 읽힌다.[※참고: 불용은 사업계획의 변경 등으로 인해 기존에 책정된 예산을 다 쓰지 않는 걸 의미한다.]
무엇보다 가장 많은 지적을 받는 건 지방교부세 감액이다. 위법 문제와 직결돼 있어서다. 원래 지방교부세는 내국세와 연동된다. 국세수입에 따라 일정 비율의 지방교부세를 각 지방자치단체에 배부한다. 따라서 국세수입 감소에 따라 지방교부세를 줄이겠다는 정부 방침은 전혀 이상하지 않아 보인다.
중요한 건 정산 시점을 정확히 반영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실을 따져보자. 정부는 올해 국세수입이 예산보다 모자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망만 그럴 뿐 국세수입이 예산보다 더 걷혔는지, 덜 걷혔는지는 아직 모른다. 정부가 세수결손을 인식할 수 있는 시점은 내년에 '2024년도 결산보고서'를 작성할 때다.
결산을 해서 세수결손이 있으면 이를 정산해야 하는데, 그 정산 시점은 2026년이다. 다시 말해 2026년에 배부할 지방교부세에서 2024년 결손분을 빼는 게 통상적이라는 얘기다. 그게 법과 원칙에도 맞고, 이전 정부도 늘 그렇게 해왔다. 지금처럼 전망에 따라 정부가 지방교부세를 미리 깎아내는 건 순서가 맞지 않는다.
더구나 국회는 기획재정부의 올해 내국세 예측치를 토대로 일정 비율을 지방교부세로 나눠줄 것(2024년 예산안)을 법으로 확정했다. 지방정부는 균형재정의 원칙에 따라 국회와 정부가 배부하기로 약속한 지방교부세만큼의 세출을 편성했다. 지방교부세를 안 주겠다는 건 법으로 정한 약속을 정부가 임의로 어기겠다는 거나 다름없다.
![세수가 부족하다는 전망만으로 지방교부세를 줄이는 건 법과 원칙에 어긋난다.[사진|뉴시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25/thescoop1/20241125093230323evjb.jpg)

물론 결산 전에 곧바로 세수결손을 인식하고 올해 배부할 지방교부세를 감액할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국회 동의를 얻어 당초 예산을 줄이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면 된다.
지방교부세법(제5조2항)에도 '추경에 의해 교부세의 재원인 국세國稅가 늘거나 줄면 교부세도 함께 조절해야 한다'고 돼 있다. 국세수입에 따라 지방교부세 배분액을 조절해야 할 때는 중앙정부가 임의로 조절하는 게 아니라 추경을 통해서 바꾸라는 거다.
따라서 추경을 편성하지 않고 당해연도에 감액 조치를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그럼에도 정부는 추경을 편성할 계획이 없다는 걸 분명히 했다.
이같은 불법적인 행위는 대규모 세수결손이 발생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어나고 있다. 국호의 예산심의권을 위배한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심각한 일이다. 헌법에 어긋난다는 건데, 실제로 헌법재판소는 이 문제를 두고 권한쟁의심판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또다시 반헌법적인 지방교부세 임의 삭감을 발표한 셈이다.[※참고: 이 권한쟁의심판은 정부가 지난해 추경 없이 자의적으로 지방교부세를 줄이자 같은해 11월 참여연대가 청구했다. 현재 심판이 진행 중이다.]
지방교부세 감액은 절차적 하자만 있는 게 아니다. 지방교부세 감액은 지방재정 악화로 이어져 지역 균형발전을 어렵게 한다. 일례로 정부가 이번에 밝힌 지방교부세 감액분은 2조2000억원인데, 이는 2024년 지방교부세 예산 66조8000억원의 3.3%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재원이 없으면 지방재정은 어떻게 될까. 이를 알려면 지방교부세의 속성을 이해해야 한다.
지방교부세는 '꼬리표'가 없는 일반재원에 속한다. 이 말은 정부가 지방교부세를 나눠줄 때 어떤 용도로 써야 한다는 조건이나 제한이 붙지 않는다는 뜻이다. 국가가 일정한 조건을 붙이거나 용도를 제한할 수도 없다(행정안전부 '2024년 지방교부세 산정 해설').
결국 지방교부세 감소는 '지자체가 재량껏 쓸 수 있는 가용재원이 줄어든다'는 것이고,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줄면서 지방의 권한도 약해진다는 의미다. 이는 지방자치를 통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도모하려는 지방자치제도의 취지를 훼손하는 행위다.
지방교부세 감소는 지방재정의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방교부세는 지역 간 재정 격차를 줄여 일정한 수준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재정 균등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방교부세가 줄면 이런 기능에도 차질이 생긴다. 예컨대 같은 서비스라 하더라도 지역에 따라 질質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지방재정이 양호한 것도 아니다. 지방교부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보통교부세의 비중은 2024년 예산안 기준으로 89.6%다. 하지만 지방의 재정부족액 대비 보통교부세 비율은 2022년 89.3%에서 2023년 84.6%, 77.6%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보통교부세가 지방의 재정부족액을 모두 보전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지방재정이 탄탄하지 못하다는 방증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교부세 감액은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재정을 더 어렵게 만든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정부가 대규모 세수결손에 따라 임의로 지방교부세를 줄인 게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위배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25/thescoop1/20241125093233569gfuf.jpg)

그렇다면 올바른 대응방안은 뭘까. 정답은 이미 나와 있다. 우선 지방교부세법 제5조(예산 계상)에 따라 법과 원칙대로 추경을 편성해 2026년까지 세수 감소분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지자체에 미칠 재정적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 국회에서 의결된 예산안을 대규모로 조정하려면 국회의 심의ㆍ의결을 거치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세수가 예산보다 적을 때 지자체의 재정악화를 막을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 보통교부세가 지방의 재정부족액을 일정 비율 이상 보전할 수 있도록 '최저 조정률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정부가 지방재정을 좀 더 적극적으로 보전해 줄 필요가 있다는 거다.
세수 부족의 원인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이번 세수 부족은 정부의 감세 정책에 기인한다는 게 중론이다. 따라서 지방세수 감소를 보전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과거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도 감세 정책으로 지자체에 재정난이 발생하자, 지방소비세 신설(부가가치세의 5%)과 지방소비세 비율 상향(부가가치세의 5%→11%) 등 지방재정 보전 방안을 내놓았다. 임기 절반이 지나도록 감세 정책을 펼쳐온 윤석열 정부도 생각을 바꿀 때가 됐다.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전문위원
sonjongpil@gmail.com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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