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 오프닝은 이분 목소리였다…아흔 한 살 명인의 놀라운 무대 [스프]
김수현 문화전문기자 2024. 11. 25. 09:25
[더 골라듣는 뉴스룸] 박수빈 여성국극제작소 대표
'정년이' 드라마 오프닝에서 배우들을 소개한 목소리 기억하시나요?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여성국극 1세대 명인 조영숙 선생인데요, 조영숙 선생은 지난 8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공연 '조 도깨비 영숙'에 제자들과 함께 출연해 뜨거운 갈채를 받았습니다.
91세의 고령에도 여전한 카리스마로 무대를 휘어잡은 조영숙 선생의 공연, 함께 출연했던 여성국극제작소 박수빈 대표와 함께 이야기 나누고 공연 주요 장면도 감상해 봅니다.
김수현 기자 : 8월에 세종문화회관에서 '조 도깨비 영숙'이라는 공연이 있었잖아요. 그게 지금 말씀하신 조영숙 선생님하고 제자분도 같이 출연을 하셨는데 그때 같이 출연하셨죠?
박수빈 여성국극제작소 대표 : 네.
김수현 기자 : 그때 선화공주였나요?
박수빈 대표 : 제가 선화공주를 한 건 아니고요. (웃음)
이병희 아나운서 : 제목이 선화공주.
김수현 기자 : 선화공주의 상대역.
박수빈 대표 : 네네. 서동 역할을 했었고요. 그래서 저희 조영숙 선생님이 1인 다역을 함으로써... 그 작품에 진짜 젊은 관객들이 많이 왔고요, 기립박수가 정말 오랫동안 이어졌거든요.
김수현 기자 : 그랬겠더라고요. 보니까.
박수빈 대표 : 커튼콜 하는데 진짜 눈물이 나더라고요. 조영숙 선생님 살아생전에 이렇게 다시 저 긴 기립박수를 받게 되는 영광을 누리시다니. 정말 그랬어요. 길었어요. 그 기획을 연출을 잘한 것 같아요. 선생님이 1인 다역을 하면서 영상으로 보여줬는데 서동이도 했다가 공주도 했다가,
이병희 아나운서 : 특별하던데요, 무대가.
박수빈 대표 : 그거를 제자들이 하나하나 따라 하는 거를 담아가지고 아직 이게 지속되고 있다는 거를 또 보여줄 수 있는 무대여서 굉장히 감사한 무대였죠.
이병희 아나운서 : 뭉클한 조 도깨비 영숙.
김수현 기자 : 거기 이제 서동왕자 역으로 출연하셔서 의상도 그때 입었던 의상 그대로 입고 오셨어요.
박수빈 대표 : 완전히 왕자처럼 보이려고 그랬는데 아닌가요?
김수현 기자 : 아니, 비슷합니다.
이병희 아나운서 : 아, 조영숙 선생님 너무...
김수현 기자 : 그러니까요. 올해 연세가 그러니까 91세.
박수빈 대표 : 91세.
김수현 기자 : 근데 지금 허리가 좀 굽으셔서 그렇지 너무 정정하신데요.
이병희 아나운서 : 네네, 맞아요.
김수현 기자 : 목소리도 카랑카랑하시고.
박수빈 대표 : 대단해요. 대단해. 현역, 말 그대로 현역.
김수현 기자 : 근데 같이 공연하시면서 정말... 되게 특별하셨을 것 같아요. 계속 스승님으로 배웠지만 이렇게 같이 무대에 서서, 또 요즘 젊은 관객들 앞에서 이렇게 공연을 하고.
박수빈 대표 : 맞아요. 선생님이 국가무형유산 발탈 보유자세요. 뒤늦게 보유자가 되시기도 했지만 선생님을 제가 어렸을 때부터 만나서 무슨 장르를 하든 여성국극에 대한 이야기를 멈추지 않으셨었고 작은 무대 하나만 있어도 어떻게든 여성국극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싶어 하셨고... 저희는 그런 무대에 계속 섰었잖아요. 번듯한 무대보다는 항상... 진짜 말 그대로 곁다리. 여성국극은 언제나 그냥 그 사이에 껴서 기회만 되면 조금 보여줘야 되는 존재를, 언제나 '아직 살아있어요' 하고 계속 말해야 하는 그런 장르에 있었는데... 선생님 이름을 걸고, 선생님의 별명을 걸고 그리고 선생님을 주인공으로 해서 이렇게 하는 무대가 만들어졌다는 것에 대해서 진짜 많은 생각이 들었죠.
박수빈 대표 : 제가 단체를 만들 때도 선생님 살아계실 때 뭐라도 하고 싶었던 건데, 이제 제가 만든 일은 아닐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제 눈에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 때 그때의 어떤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죠.
김수현 기자 : 근데 조영숙 선생님 별명이 도깨비예요?
박수빈 대표 : (웃음) 네, 맞아요. 별명이 여러 개인데, 선생님이 진짜 똑똑하거든요. 진짜 똑똑하니까 똑똑한 만큼 개구지기도 했었고 이제 좀 그랬겠죠. 그래서 하도 남자애 같아서 조도깨비라고. 너는 여기 갔다 저기 갔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한다는 뜻이죠. 조도깨비라는 별명이 있었고, 또 하나는 삼월 삼짇날... 삼월 삼짇날 태어난 여자는 팔자가 세다는 옛날 말이 있었대요.
김수현 기자 : 아, 그래요?
박수빈 대표 : 네, 선생님이 삼월 삼짇날 태어나셨거든요. 그래서 이제 삼질이라는. '삼질아' 이렇게 사람들이 부르는 이런 별명도 있었고. 그 두 개가 대표적인 별명.
김수현 기자 : 그리고 방자 역으로 유명하셨다고 들었는데.
박수빈 대표 : 방자로는 자타공인 최고의 방자였고 방자는 어떻게 보면 그전까지는 이 도령의 그냥 뭐 몸종? 이렇게 보필해 주는 사람. 몸종까지는 아닐 수도 있지만 그 정도의 사람이었다가 여성국극에서 이제 조영숙 선생님이 방자를 하면서,
김수현 기자 : 방자의 어떤 비중이 커졌군요.
박수빈 대표 : 네, 캐릭터가 굉장히 커졌다고 하더라고요. 선생님이 막 만들기도 하고 그러면서 '이제 이길 사람이 없다. 조방자를 이길 사람은 없다' 그런 얘기가 있었고. 근데 방자 말고도 우리가 보통 이제 요즘엔 다들 아시지만 산마이,
김수현 기자 : 산마이는 뭐예요?
박수빈 대표 : 니마이, 산마이 이렇게 하거든요. 그래서 주연은 첫 번째, 그러니까 두 번째 페이지 이렇게 이찌, 니.
김수현 기자 : 일본말에서 나온 거구나.
박수빈 대표 : 옛날이니까 대본에 첫 번째 장에는 제목이 들어가요. 두 번째 장에는 주연 이름이 들어가고요. 세 번째 장에는 이제 조연의 이름이 들어가는 거죠. 방자나 향단이, 사또 이런. 그래서 이제 그 말들이 있는데 요즘에는 산마이라고 하면 이제 감초 역할을 하는 조연들을 이제 산마이라고 하거든요. 작품마다 산마이 역할은 필요해요. '가다키'라는 악역이 필요하고, 주연이 필요하고, 산마이라는 이제 조연이 필요하잖아요. 진짜 아기자기한 연기력을 보여주는. 그래서 선생님은 산마이 역할의 최고라고 다들 이야기를 하시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정년이' 드라마 오프닝에서 배우들을 소개한 목소리 기억하시나요?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여성국극 1세대 명인 조영숙 선생인데요, 조영숙 선생은 지난 8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공연 '조 도깨비 영숙'에 제자들과 함께 출연해 뜨거운 갈채를 받았습니다.
91세의 고령에도 여전한 카리스마로 무대를 휘어잡은 조영숙 선생의 공연, 함께 출연했던 여성국극제작소 박수빈 대표와 함께 이야기 나누고 공연 주요 장면도 감상해 봅니다.
김수현 기자 : 8월에 세종문화회관에서 '조 도깨비 영숙'이라는 공연이 있었잖아요. 그게 지금 말씀하신 조영숙 선생님하고 제자분도 같이 출연을 하셨는데 그때 같이 출연하셨죠?
박수빈 여성국극제작소 대표 : 네.
김수현 기자 : 그때 선화공주였나요?
박수빈 대표 : 제가 선화공주를 한 건 아니고요. (웃음)
이병희 아나운서 : 제목이 선화공주.
김수현 기자 : 선화공주의 상대역.
박수빈 대표 : 네네. 서동 역할을 했었고요. 그래서 저희 조영숙 선생님이 1인 다역을 함으로써... 그 작품에 진짜 젊은 관객들이 많이 왔고요, 기립박수가 정말 오랫동안 이어졌거든요.
김수현 기자 : 그랬겠더라고요. 보니까.
박수빈 대표 : 커튼콜 하는데 진짜 눈물이 나더라고요. 조영숙 선생님 살아생전에 이렇게 다시 저 긴 기립박수를 받게 되는 영광을 누리시다니. 정말 그랬어요. 길었어요. 그 기획을 연출을 잘한 것 같아요. 선생님이 1인 다역을 하면서 영상으로 보여줬는데 서동이도 했다가 공주도 했다가,
이병희 아나운서 : 특별하던데요, 무대가.
박수빈 대표 : 그거를 제자들이 하나하나 따라 하는 거를 담아가지고 아직 이게 지속되고 있다는 거를 또 보여줄 수 있는 무대여서 굉장히 감사한 무대였죠.
이병희 아나운서 : 뭉클한 조 도깨비 영숙.
김수현 기자 : 거기 이제 서동왕자 역으로 출연하셔서 의상도 그때 입었던 의상 그대로 입고 오셨어요.
박수빈 대표 : 완전히 왕자처럼 보이려고 그랬는데 아닌가요?
김수현 기자 : 아니, 비슷합니다.
이병희 아나운서 : 아, 조영숙 선생님 너무...
김수현 기자 : 그러니까요. 올해 연세가 그러니까 91세.
박수빈 대표 : 91세.
김수현 기자 : 근데 지금 허리가 좀 굽으셔서 그렇지 너무 정정하신데요.
이병희 아나운서 : 네네, 맞아요.
김수현 기자 : 목소리도 카랑카랑하시고.
박수빈 대표 : 대단해요. 대단해. 현역, 말 그대로 현역.
김수현 기자 : 근데 같이 공연하시면서 정말... 되게 특별하셨을 것 같아요. 계속 스승님으로 배웠지만 이렇게 같이 무대에 서서, 또 요즘 젊은 관객들 앞에서 이렇게 공연을 하고.
박수빈 대표 : 맞아요. 선생님이 국가무형유산 발탈 보유자세요. 뒤늦게 보유자가 되시기도 했지만 선생님을 제가 어렸을 때부터 만나서 무슨 장르를 하든 여성국극에 대한 이야기를 멈추지 않으셨었고 작은 무대 하나만 있어도 어떻게든 여성국극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싶어 하셨고... 저희는 그런 무대에 계속 섰었잖아요. 번듯한 무대보다는 항상... 진짜 말 그대로 곁다리. 여성국극은 언제나 그냥 그 사이에 껴서 기회만 되면 조금 보여줘야 되는 존재를, 언제나 '아직 살아있어요' 하고 계속 말해야 하는 그런 장르에 있었는데... 선생님 이름을 걸고, 선생님의 별명을 걸고 그리고 선생님을 주인공으로 해서 이렇게 하는 무대가 만들어졌다는 것에 대해서 진짜 많은 생각이 들었죠.
박수빈 대표 : 제가 단체를 만들 때도 선생님 살아계실 때 뭐라도 하고 싶었던 건데, 이제 제가 만든 일은 아닐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제 눈에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 때 그때의 어떤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죠.
김수현 기자 : 근데 조영숙 선생님 별명이 도깨비예요?
박수빈 대표 : (웃음) 네, 맞아요. 별명이 여러 개인데, 선생님이 진짜 똑똑하거든요. 진짜 똑똑하니까 똑똑한 만큼 개구지기도 했었고 이제 좀 그랬겠죠. 그래서 하도 남자애 같아서 조도깨비라고. 너는 여기 갔다 저기 갔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한다는 뜻이죠. 조도깨비라는 별명이 있었고, 또 하나는 삼월 삼짇날... 삼월 삼짇날 태어난 여자는 팔자가 세다는 옛날 말이 있었대요.
김수현 기자 : 아, 그래요?
박수빈 대표 : 네, 선생님이 삼월 삼짇날 태어나셨거든요. 그래서 이제 삼질이라는. '삼질아' 이렇게 사람들이 부르는 이런 별명도 있었고. 그 두 개가 대표적인 별명.
김수현 기자 : 그리고 방자 역으로 유명하셨다고 들었는데.
박수빈 대표 : 방자로는 자타공인 최고의 방자였고 방자는 어떻게 보면 그전까지는 이 도령의 그냥 뭐 몸종? 이렇게 보필해 주는 사람. 몸종까지는 아닐 수도 있지만 그 정도의 사람이었다가 여성국극에서 이제 조영숙 선생님이 방자를 하면서,
김수현 기자 : 방자의 어떤 비중이 커졌군요.
박수빈 대표 : 네, 캐릭터가 굉장히 커졌다고 하더라고요. 선생님이 막 만들기도 하고 그러면서 '이제 이길 사람이 없다. 조방자를 이길 사람은 없다' 그런 얘기가 있었고. 근데 방자 말고도 우리가 보통 이제 요즘엔 다들 아시지만 산마이,
김수현 기자 : 산마이는 뭐예요?
박수빈 대표 : 니마이, 산마이 이렇게 하거든요. 그래서 주연은 첫 번째, 그러니까 두 번째 페이지 이렇게 이찌, 니.
김수현 기자 : 일본말에서 나온 거구나.
박수빈 대표 : 옛날이니까 대본에 첫 번째 장에는 제목이 들어가요. 두 번째 장에는 주연 이름이 들어가고요. 세 번째 장에는 이제 조연의 이름이 들어가는 거죠. 방자나 향단이, 사또 이런. 그래서 이제 그 말들이 있는데 요즘에는 산마이라고 하면 이제 감초 역할을 하는 조연들을 이제 산마이라고 하거든요. 작품마다 산마이 역할은 필요해요. '가다키'라는 악역이 필요하고, 주연이 필요하고, 산마이라는 이제 조연이 필요하잖아요. 진짜 아기자기한 연기력을 보여주는. 그래서 선생님은 산마이 역할의 최고라고 다들 이야기를 하시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수현 문화전문기자 shk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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