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돈은 채용 대가"…'청탁 의혹' 녹취 확보

<앵커>

경북의 한 재력가가 명태균 씨에게 돈을 주며 아들의 취업을 부탁했고, 실제로 이 아들이 대통령실에서 근무했다는 소식 저희가 지난주 단독 보도했습니다. 검찰이 이와 관련해 명 씨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파일을 확보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여현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21년 7월 미래한국연구소 측에 2억 원을 빌려준 안동 지역 사업가 김 모 씨.

김 씨는 연구소 측이 이 중 1억 원을 갚지 않았다며 사기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그런데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었던 강혜경 씨는 검찰에서, "2억 원 중 1억 원은 안동 지역 재력가 A 씨가 아들 취업을 청탁하며 건넨 걸로 안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검찰은 이런 대화가 담긴 강 씨와 명태균 씨 사이 통화 녹취파일도 확보했습니다.

2021년 9월 녹취파일엔 '김 씨가 돈을 갚으라고 독촉한다'고 강 씨가 말하자, 명 씨가 'A 씨 아들을 청와대에 넣어 주기로 했으니 안 줘도 된다'고 답하는 내용이 담긴 걸로 전해졌습니다.

A 씨 아들은 그해 미래한국연구소에 적을 뒀다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 뒤 인수위 실무위원을 거쳐 올해는 대통령실 6급 행정요원이 됐습니다.

강 씨 측은 A 씨 아들이 포함된 미래한국연구소의 4대 보험 증명서도 공개했습니다.

검찰은 김 씨를 불러 2억 원 중 1억 원이 A 씨 아들의 취업 청탁 목적인지 추궁했는데, 김 씨는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김 씨/안동 지역 사업가 : 2021년 7월 중순에 제가 돈을 빌려줬는데, 그때는 윤석열 대통령이 입당도 하기 전입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 시기 재력가 A 씨가 김영선 전 의원에게 별도로 돈을 지급한 정황도 확인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2021년부터 1년 정도 김 전 의원에게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법률 자문 명목으로 매월 3백만 원가량을 줬다는 겁니다.

검찰은 또 아들이 미래한국연구소에 있을 때 A 씨가 명 씨 측에 고기와 현금 5백만 원 등을 보냈다는 관련자 진술도 확보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A 씨 부자를 오는 화요일과 수요일 잇따라 불러 조사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이찬수, 영상편집 : 전민규)

여현교 기자 yh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