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공공기관 공채 매년 줄어 “바늘구멍도 막혔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20대 청년들은 대학을 졸업한 뒤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정규직으로 입사하길 선호한다. 그런데 대기업들이 신입 사원 공개 채용을 줄이고 경력직 수시 채용을 늘리면서 20대 취업문은 점점 더 바늘구멍처럼 좁아지고 있다.
24일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대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 채용에서 공개 채용 비율은 35.8%로, 1년 전보다 2.1%포인트 감소했다. 2019년(39.9%)과 비교하면 4.1%포인트 줄었다. 반면 수시 채용과 상시 채용 비율은 2019년 60.1%에서 2022년 62.1%, 지난해 64.2%로 뛰었다. 노세리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채용 방식에 변화를 줬다는 기업의 3분의 2 이상은 공개 채용 빈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난 반면, 수시·상시 채용은 특정 부서나 직무에 국한되지 않고 늘었다”고 분석했다.
기업이 필요할 때마다 공고를 올려 즉시 전력을 충당하는 수시 채용 방식에서는 일자리 경험이 없거나 부족한 20대 청년들의 경쟁력이 낮을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는 이모(26)씨는 “현실적으로 20대 중반에 시작할 수 있는 일자리는 계약직이나 인턴인데, 그렇게 단기간 일한 경력은 별로 쳐주지 않는다”며 “수능을 다시 치르고 전문직으로 진로를 틀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했다.
정부가 청년 취업의 ‘버팀목’으로 삼겠다던 공공기관도 청년 채용 비율이 줄어드는 추세다. 공공기관 경영 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공공기관 339곳이 채용한 일반 정규직 1만3347명 중 15~34세 청년은 1만703명으로 80.2%를 차지했다. 1년 전(84.8%)보다 4.6%포인트 낮은 것으로, 이 같은 추세라면 지난 2020년(74.8%)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부터 공공기관 경영 평가에서 신규 채용을 늘리는 기업에 가산점을 주기로 제도를 바꿨기 때문에 연말까지 가면 일반 정규직 채용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시 채용 중심의 채용 구조 변화에 맞춰 청년층에 대한 조기 직업훈련 같은 정책적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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