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김 여사 등 근본 문제 놔두고…‘겉핥기’ 개혁·쇄신
김 여사 리스크·당정 관계는 그대로…“민심 회복 요원”
윤석열 대통령이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양극화 타개 등 임기 후반기 의제와 휴대전화 교체 등 쇄신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 명태균씨 논란 등으로 악화된 민심을 다독이고 국정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하지만 민심 이탈의 핵심적 이유인 김 여사 리스크, 당정 관계에 대해선 기존 입장과 달라지지 않고 있다. 근본적 변화 없이는 민심 회복이 요원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중남미 순방 일정을 마치고 지난 21일 귀국한 이후 후반기 국정 로드맵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 양극화 타개를 의제로 던졌고,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은 24일 윤석열 정부 후반기 5대 과학·기술 분야 개혁 방향을 발표했다.
대통령실 ‘쇄신책’으로 언급한 것들도 추진 중이다. 윤 대통령 부부가 취임 전부터 사용해왔던 개인 휴대전화는 교체한 것으로 이날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저희가 소통 시스템에 변화가 올 것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느냐”며 “그 차원에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7일 윤 대통령 기자회견 직후 통화에서 윤 대통령 부부의 개인 휴대전화를 교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소폭의 인적 쇄신도 이어지고 있다.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았다 복귀한 강기훈 국정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지난 22일 사의를 표했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형식을 취했지만 대통령실에서 꾸준히 설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 여사 라인으로 지목했던 강훈 전 대통령실 정책홍보비서관이 지난 8일 한국관광공사 사장 지원을 자진 철회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통령실은 개각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변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에선 요지부동이다. 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국민의힘을 배제하고 지난 14일 처리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조만간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에선 윤 대통령이 다시 한 대표와 갈라서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귀국하며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에게 새벽 시간인 점을 감안해 마중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전한 바 있다. 이를 두고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사실상 나오지 말라는 의미로 해석했다”며 “용산이 (한 대표와 휴전하기 전인) 2주 전으로 다시 되돌아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지율 10%대에서 20%대로 올라오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이 되고, 한 대표의 당원 게시판 논란까지 나오니까 한 대표는 없어도 된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며 “용산이 늘 바닥권에 있다 보니까 20%대 지지율도 심각하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지지율이 조금만 올라도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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