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만에 끝난 이재명 수호집회… 與 “사법리스크 본격화 신호탄”
野 “시민사회에 장외투쟁 넘기고
국회서 대여 투쟁에 집중할 것”
與 “집회 본질은 이재명 구하기”
민생행보 촉구하며 차별화 노려
야당 현역 의원들은 이 대표에 대한 수사·기소가 “정치 탄압”이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이 대표 일극 체제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은 “판사 한 사람에 의해 어떤 사람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것은 굉장히 중대한 문제”라며 법원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또 “절반의 국민은 이 대표에 대한 ‘사법 살인’으로 인식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의원도 “정치 탄압엔 하나로 뭉쳐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비명(비이재명)계 한 의원은 “1심 선고만으로 큰 변화는 없을 것이지만 2심에서도 유죄가 나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해 온도 차를 보였다. 다른 비명계 의원도 “별 뾰족한 수가 없다. 안타깝지만 유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당장은 1심 선고가 불리하게 나오더라도 이 대표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 리더십을 유지하는 버팀목이 될 것이란 평가다.
민주당은 전날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용을 주장하는 4차 장외 집회에 참석했다. 그러나 앞선 세 차례 집회에서처럼 지역위원회 깃발을 흔들거나 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옷을 입은 참석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집회 때마다 연단에 섰던 이 대표는 마이크를 잡지 않았다. 집회는 약 30분 만에 끝났다. 민주당은 시민단체 연합체인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비상행동)의 거리행진에 합류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윤 대통령 임기가 2년 반이나 남았는데 당이 계속해서 집회를 이어가긴 어렵다”며 “장외 투쟁의 주도권을 시민사회에 넘기고 당은 국회에서 대여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했다. 시민 참여가 저조한 와중에 이 대표가 선거법 사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는 악재를 만나자 동력이 떨어진 ‘아스팔트 투쟁’을 더는 당이 주도하기 어렵다고 보고 출구 전략 실행에 나선 것이다.
李 선고 앞둔 법원도 보안 비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를 하루 앞둔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동문에 ‘등록 차량 외 진입금지’ 입간판이 배치돼 있다. 법원은 당일 수천명의 인파가 법원 안팎에 몰릴 것으로 예상, 일반 차량의 경내 출입을 전면 금지하는 등 보안 강화에 나섰다. 이제원 선임기자 |
국민의힘은 야권의 장외집회를 “이재명 방탄 집회”로 규정하며 맹공을 펼쳤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네 번째 장외집회를 기어코 열었다.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이재명 무죄 여론’을 확산시켜 보려는 속셈”이라며 “시민들의 무관심은 오히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송영훈 대변인은 “민주당의 장외 집회는 지난 3주 동안 완벽히 실패했다”며 “현명하신 우리 국민들이 집회의 본질이 ‘아버지 이재명 대표 구하기’라는 것을 일찌감치 꿰뚫어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여권에선 ‘민생 의제 집중’을 통해 사법 리스크에 흔들리는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꾀하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장동혁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설령 무죄가 나오더라도 집권 여당으로서 사법부를 압박하는 모습이 아닌 민생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호준석 대변인도 “판결은 사법부에 맡기고 여야는 각자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며 여·야·의·정 협의체 참석 및 예산안 협의 등을 야당에 촉구했다.
배민영·최우석·김나현·이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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