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파식적] 와비사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582년 일본 교토 오야마자키초의 암자인 묘키안에 작은 다실(茶室)이 지어졌다.
오늘날 국보로 지정돼 있는 일본 다실 3곳의 명단에는 황금 다실이 아닌 다이안이 들어 있다.
이처럼 화려함을 좇기보다 간소하고 투박한 모습에서 자연스러운 내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일본 전통 미학을 '와비사비'라고 일컫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582년 일본 교토 오야마자키초의 암자인 묘키안에 작은 다실(茶室)이 지어졌다. 허름한 초가집의 내부에는 1평 남짓의 단칸방이 있었다. ‘다이안’으로 불린 이 방은 당대 권력자였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다도 스승이자 조선 출병을 반대했던 멘토인 센노 리큐가 지은 45채의 다실 중 하나다. 도요토미도 3년 뒤 본거지 오사카성에 금박으로 도배한 황금 다실을 지었으나 센노 리큐로부터 진정한 다도를 모른다는 핀잔을 들었다. 오늘날 국보로 지정돼 있는 일본 다실 3곳의 명단에는 황금 다실이 아닌 다이안이 들어 있다. 이처럼 화려함을 좇기보다 간소하고 투박한 모습에서 자연스러운 내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일본 전통 미학을 ‘와비사비’라고 일컫는다. 와비(侘)는 간소하고 한적한 정취를, 사비(寂)는 고풍스럽고 은근하게 깊이 있는 정감을 뜻한다.
와비사비는 덧없는 세상과 인간의 결함마저 너그럽게 포용하며 그 본질적 가치를 재발견하는 선불교적 수행 자세에서 유래됐다. 그 정신이 다도·예술·철학·건축 등으로 전파돼 지식인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조선 시대 우리 선조들이 막그릇으로 썼던 분청사기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국보 26호 찻잔인 ‘기자에몬 이도다완’ 등으로 이름 붙여지며 귀하게 다뤄진 것도 와비사비 미학 덕분이다. 그 기류는 불필요한 물품 구매를 지양하고 낡은 물건을 고쳐 소중히 쓰는 소비 문화로 이어지고 있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최근 자신의 X 계정에 ‘와비사비’라는 문구를 올렸다. 머스크가 내년 1월 출범하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내정된 만큼 이번 메시지는 불필요한 재정지출을 줄이고 비효율적 정부 조직과 규제를 개혁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와 여야 정치권도 방만한 행정조직 군살 빼기, 나랏빚 늘리는 선심 정책 자제, 낡은 규제 혁파 등을 위해 뜻을 모아야 한다. 그래야 혁신과 도전으로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경제 재도약을 할 수 있다.
/민병권 논설위원 민병권 논설위원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신인 걸그룹 멤버 성추행 의혹…소속사 대표 “성적 접촉 없었다” 부인
- 로제X브루노 APT 직관하나 했는데…'MAMA' 사전 녹화 '논란'
- '선행도 영웅급' 임영웅팬, 소아 화상환자 위해 3천달러 기부
- 근력 확 떨어지는 갱년기 여성…'이 주스' 마셨더니 놀라운 효과
- 경찰관 종아리 물어뜯은 60대 주취자…제압하자 “독직폭행” 고소
- '연말이니까 괜찮아, 마셔!'…방심했다간 '이 병' 위험 커진다
- 아들 사칭범이 ‘신분증 사진’ 도용해 2억 대출…”안 갚아도 됩니다”
- 지연·황재균, 얼굴도 안 보고 남남 됐다…조정 끝 이혼 확정
- '기록 제조기' 오타니, 美 프로스포츠 사상 첫 ‘만장일치 MVP 3회’
- 5만 관중 앞 '알몸'으로 등장한 여성…경기장 뛰어다니다 체포, 무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