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맨 스탠딩'...중국發 오버캐파에 국내 10대 그룹 올해 공장 10곳 문닫아
철강, 화학, LCD에 이어 자동차, 반도체로 확산
[파이낸셜뉴스]올들어 주요 기업들의 중국 공장 매각과 국내 공장 폐쇄가 잇따르고 있다. 1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중국 공장 5곳이 매각됐거나 매각을 추진 중이며 국내 공장 5곳은 아예 문을 닫았다. 중국의 공급과잉(오버캐파), 즉 물량공세를 통한 '라스트 맨 스탠딩(LAST MAN STANDING') 전략에 국내 기업들은 맥없이 무너지고 있는 모양새다. '라스트 맨 스탠딩'이란 프로레슬링 경기방식으로 어느 한쪽이 ‘KO’ 돼서 일어설 수 없을 때까지 싸우는 가혹한 룰을 의미한다. 지난 2010년대 삼성전자가 값싸게 대량으로 D램을 생산하며 일본의 D램 산업을 몰락시킨 것이 대표적인 '라스트 맨 스탠딩' 전략으로 꼽힌다.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자국 경기 침체 장기화로 내수 판매가 줄자 재고 처리를 위해 저가 중국산 제품을 해외로 밀어내면서 철강, 화학, 액정표시장치(LCD)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데 이어 최근에는 자동차, 반도체 등 다른 산업으로 퍼지며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압도적인 물량 공세를 바탕으로 이른바 ‘라스트 맨 스탠딩’ 전략을 쓰면서 경쟁사가 망할 때까지 저가 공세를 밀어붙이는 식이다.
실제 철강업계에서는 올들어 국내 공장만 3곳이 폐쇄됐다. 지난 7월 포스코가 포항 1제강공장 가동을 중단한 후 지난 19일에는 1선재공장 가동 마저 중단하면서 2개 공장이 문을 닫았다. 현대제철 역시 최근 봉형강을 주로 생산하는 포항 2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중국 장쑤성의 장가항포항불수강 제철소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제철 역시 올해 베이징법인과 충칭법인을 매각했다.
특히 철강업계의 경우 엎친데 덮친 격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보편관세를 도입한다면 미국의 4대 강재 수입국인 한국의 대미(對美) 직접 수출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2기가 멕시코, 베트남 등을 중국산 제품의 우회기지로 보고 무역장벽을 강화할 경우 국내 기업이 운영하는 해외 생산법인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
석유화학 업계에도 생산 중단, 매각이 잇따르고 있다.
LG화학은 올들어 각종 석유화학 제품을 제조할 때 두루 쓰이는 스티렌모노머(SM) 생산을 중단했고, 또 다른 범용 제품인 에틸렌옥시드(EO)·에틸렌글리콜(EG) 생산 공장을 가동 중단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편광판 사업도 중국 업체에 매각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롯데우베합성고무(LUSR)를 청산했다. 미국 에틸렌글리콜(EG) 생산 법인 루이지애나LLC 지분과 인도네시아 생산 법인 LCI 지분 매각도 완료했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올 들어 중국 일조금호금마화학유한공사와 설립한 합작공장 지분 모두 매각했다.
글로벌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은 이미 중국 기업의 독주체제가 완성됐다는 평가다. 한때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글로벌 LCD 시장을 주도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밀렸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9월 중국 내 한국 기업의 마지막 TV용 LCD 패널 제조공장을 매각했다. 앞서 지난 2021년 삼성디스플레이도 CSOT에 쑤저우 LCD 공장 및 관련 특허를 모두 매각한 바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중국산 저가 메모리 물량 공세가 거세지며, 국내 반도체사들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시장조상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D램 생산량(비트 환산 기준)이 올해보다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배경으로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공급 확대가 꼽힌다.
과거 큰 폭으로 생산능력을 확충해왔던 현대차도 중국 현지 공장 매각에 나서고 있다. 과거 현대차는 중국 베이징 3곳, 창저우 1곳, 충징 1곳 등 총 5개 공장을 보유했지만, 지난 2021년 베이징1공장을 매각한 데 이어, 올해 1월 충칭공장도 매각을 완료했다. 아울러 창저우 공장도 매각 작업을 서두르고 있고 베이징 엔진공장도 정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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