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최저한세 내년 시행···트럼프 당선으로 불확실성 커졌다

다국적기업에 최소 15%의 법인세를 매기는 글로벌 최저한세가 2026년 본격적인 과세를 시행하기도 전에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 정부는 미국 등 전 세계 138개국이 합의한 다국적기업 조세회피 방지제도인 글로벌 최저한세를 통한 초과 세수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제도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글로벌 최저한세란 특정 국가에서 다국적기업에 최저한세율(15%)보다 낮은 실효세율을 적용하면 다른 국가들에 그 차액분에 대한 추가 과세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다국적기업이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에 자회사를 세워 세금을 적게 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20개국(G20) 주도로 미국을 포함한 138개국이 2021년 도입에 합의했다.
한국은 2022년 전 세계에서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 입법을 가장 먼저 완료했다. 본격적인 과세는 2026년 시작한다. 기획재정부는 OECD 주요국 시행시기에 맞춰 글로벌 최저한세 가운데 소득산입보완규칙(UTPR·Undertaxed Profits Rule)을 내년 1월부터 시행하되, 과세 시점은 2026년으로 하는 내용을 올해 세법(국제조세조정법) 개정안에 담았다.
글로벌 최저한세는 크게 ‘소득산입규칙(IIR·Income Inclusion Rule)’과 ‘소득산입보완규칙’으로 나뉜다. 올해 시행돼 2026년부터 과세하는 소득산입규칙은 한국의 모기업에 적용하는 규칙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미국 자회사가 미국에 세금을 12%만 냈다면 한국 국세청은 최저한세율(15%)의 차액인 3%를 모회사인 삼성전자에서 거둘 수 있다.
한국 국세청이 애플코리아·구글코리아 등 다국적기업의 한국 자회사에 추가 세금을 매길 수 있는 소득산입보완규칙도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이 규칙에 따라 최종 모기업이 있는 국가가 실효세율 15% 미만이거나, 소득산입규칙을 도입하지 않았으면 과세권한이 자회사가 있는 다른 국가로 넘어간다. 예를 들어 미국이 애플에 법인세를 10%만 매겼다면, 소득산입보완규칙을 도입한 다른 국가들이 애플의 자회사로부터 세금을 거둘 수 있다. 즉 최저한세율(15%)에 모자란 5%만큼의 세금을 애플코리아 등 해외 자회사가 소득산입보완규칙을 도입한 자회사 소재 국가들에 나눠 내야 한다.
OECD는 2023년 글로벌 최저한세가 도입되면 세계 각국이 2200억달러(309조원)의 추가 세수를 거두리라고 내다봤다. 한국 정부도 2021년 G20 정상회의 당시 글로벌 최저한세가 도입되면 세수가 수천억원 늘어나리라고 전망한 바 있다.

문제는 내년 1월20일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협조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새로운 미국 행정부에서는 소득산입보완규칙을 시행하는 국가에 대한 비판과 잠재적 보복이 있을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보복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 하원 재정위원장인 제이슨 스미스 공화당 의원은 지난해 5월 “다른 국가들이 OECD 협정을 통해 향후 10년 동안 1200억달러(약 169조원)가 넘는 미국의 세수를 뽑아내는 것을 그냥 지켜보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국 국세청이 미국계 자회사에 글로벌 최저한세를 매기려면 미국 과세당국의 협조가 필요하다. 구글·애플·메타 등 다국적기업 본사가 전 세계 자회사를 포함한 소득 정보를 미국 과세당국에 신고하고, 미 과세당국이 한국 국세청에 과세 정보를 넘겨줘야 구글코리아·애플코리아·페이스북코리아에 과세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예정대로 2026년 과세를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직 트럼프 당선인이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에 반대한다고 말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만약 미국이 참여하지 않는다고 하면 다른 나라들과 맞춰가면서 OECD 차원에서 적극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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