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제조사 맞아?” 최대 10% 차이.. PB 상품 속 단위가격의 비밀
유통구조·물량 따라 달라지는 가격.. 소비자 혼란 가중
‘단위가격 비교’가 정답.. “현명한 소비가 지갑 지켜”
같은 제조원에서 나온 ‘PB(Private Brand. 자체 브랜드) 상품’인데도 가격 차이는 최대 10%. 그리고 유통구조와 물량, 가격 정책에 따라서 소비자는 전혀 다른 가격표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단위가격을 비교하지 않으면 자칫 ‘숨은 비용’을 놓치기 십상이라 고물가 시대, 빠듯한 지갑을 지키려면 PB 상품 선택에도 ‘현명한’ 전략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 PB 생수 등 “겉은 같아도 숨은 비용 차이”
24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국내 주요 대형마트·이커머스(전자상거래)의 PB 생수 가격 조사 결과 대형마트의 PB 생수(2L.()은 단위가격)는 이마트가 1,980원(6개, 17원/100㎖), 롯데마트가 2,000원(6개, 17원/100㎖)으로 단위가격이 같았고, 홈플러스는 2,190원(6개, 18원/100㎖)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커머스에선 생수(2L)가 쓱(SSG)닷컴이 1,980원(6개, 17원/100㎖)으로 대형마트와 단위가격에 차이가 없었지만 쿠팡은 6,190원(12개, 26원/100㎖)으로 쓱닷컴보다 단위가격이 9원(52.9%) 비쌌습니다. 쿠팡에선 해당 PB 상품 최소 판매 단위는 12개로, 이에 대해 소비자원은 “이러한 가격 차이는 수원지와 제조원, 유통 형태가 다른 데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최소 구매 단위(6개 vs. 12개)와 수원지 차이가 이러한 가격 격차 주요 원인이라는 얘기입니다.
■ PB 즉석밥 “제조원이 같아도 가격 달라”
PB 즉석밥의 경우, 모든 판매처가 동일한 제조원(㈜시아스) 제품을 판매했지만, 유통 형태와 가격 정책에 따라서 최대 10% 가격 차이를 나타냈습니다.
이마트(429원/100g)가 가장 저렴했지만, 롯데마트(472원/100g)는로 이보다 10%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쿠팡(412원/100g)은 단위가격 기준으로 최저가를 기록했지만, 용량이 다른 점(200g vs. 210g)을 고려해야할 것으로 봤습니다.
소비자원은 “즉석밥은 제조원이 모두 같았지만 유통 형태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었다”라며 “제조사로부터 납품받는 물량 차이와 유통업체별 가격 정책 등에 의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 PB 소시지 “고기의 질, 가격 좌우”
PB 소시지 가격은 돼지고기 함량에 따라 달라졌습니다. 롯데마트는 90.69% 함량의 제품을 ‘120원/10g’에 판매하며 최저가를 기록했지만, 이마트는 93.32% 함량 제품을 ‘136원/10g’에 판매해 단위가격이 13.3% 더 비쌌습니다. 결국 품질과 가격 간의 선택이 소비자에게 새로운 고민거리를 던지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소시지의 경우, 이커머스는 유통업체 간 비교 가능한 PB 비엔나소시지 상품이 제한되어 제외했다고 소비자원은 설명했습니다.
■ PB 우유, 화장지 등 “제조원 따라 가격 달라져”
이 외에 유통업체별 PB 우유, 화장지 제품 가격도 제조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PB 우유의 경우 제조원 혹은 유통 형태에 따라 가격 차이를 보였습니다. 대형마트의 PB 우유(1A등급)는 이마트가 2,260원(900㎖, 1개, 251원/100㎖)으로 가장 쌌고 롯데마트 2,590원(930㎖, 1개, 278원/100㎖)으로 이마트 대비 단위가격이 27원(10.8%) 비쌌습니다.
이커머스의 PB 우유(1A등급)는 쿠팡이 2,122원(900㎖, 1개, 236원/100㎖)으로 가장 저렴했고 SSG닷컴은 2,380원(900㎖, 1개, 264원/100㎖)으로 쿠팡 대비 단위가격이 28원(11.9%)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PB 화장지는 제조원 혹은 유통 형태에 따라 가격 차이를 보여 대형마트의 PB 화장지(3겹)는 이마트가 1만 580원(33m, 30롤, 107원/10m)으로 가장 저렴했습니다. 롯데마트는 1만 2,900원(28m, 30롤, 154원/10m)으로 이마트 대비 단위가격이 47원(43.9%) 비쌌습니다.
이커머스의 PB 화장지(3겹)는 SSG닷컴이 1 만580원(33m, 30롤, 107원/10m)으로 가장 저렴했고 쿠팡은 1만 1,198원(30m, 30롤, 124원/10m)으로 SSG닷컴 대비 단위가격이 17원(15.9%) 비쌌습니다.
■ “단위가격 표시, 허점 드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일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서 단위가격 미표시와 표시 오류 사례도 발견됐습니다. 소비자원이 단위가격 표시 의무대상인 대형마트·기업형 슈퍼마켓(SSM) 6개 사의 36개 상품 가격표시를 조사한 결과, 5개 사업자의 17개 상품에서 단위가격 미표시와 표시 오류를 확인했습니다. 5개 사업자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지에스(GS)더프레시, 롯데슈퍼입니다.
오류가 확인된 업체 모두 개선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온라인몰은 현재 단위가격 표시 의무가 없지만, 다가올 법 개정으로 대형 온라인몰에서도 단위가격 표시가 의무화될 예정입니다. 앞서 지난 10월 산업통상자원부는 대형 온라인몰에서도 단위가격 표시를 의무적으로 하는 ‘가격표시제 실시요령 개정안’을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날 소비자원은 “주요 유통 사업자에게 단위가격 표시 오류 개선, 모바일 앱 내 단위가격 표시 등을 권고했다”라며 “소비자들에게 단위가격 비교는 필수이며, PB 상품도 품질과 가격 간 균형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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