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신약도 다시 볼 2025년…더 강해지는 국산 효자신약
HK이노엔 '케이캡', 美 임상 3상 완료 가시권…年 4조 규모 최대 시장 진입 초읽기
유한양행과 HK이노엔 실적 및 주가 동력으로 각각 작용한 '렉라자'와 '케이캡정'이 내년에도 효자 노릇을 이어간다. 앞서 획득한 허가 기반 실적 성장세는 물론, 진출 국가 확대와 경쟁력 제고를 통한 추가 영향력 강화를 예고 중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렉라자(국산신약 31호)와 HK이노엔 케이캡(국산신약 30호)은 내년 경쟁 품목 대비 우위를 다질 임상 결과 추가 공개 또는 신규 시장 진출 등 실적과 직접적 연관된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 8월 국산 항암신약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한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는 내년 임상 데이터 추가를 통해 시장 안착에 힘을 싣는다. 렉라자는 미국에서 기술이전 파트너인 얀센의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와의 병용요법에 대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1차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지난 2월 우선심사대상으로 지정된 이후 표준 치료제인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 단독 요법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 30% 감소시킨 것이 임상(MARIPOSA) 데이터가 주효했다. 여기에 주요 변수인 전체생존율(OS) 결과가 내년 상반기 추가 도출될 예정이다. 허가 이후 내년 본격화될 매출 경쟁력 확보가 중요해진 만큼, 우호적 결과 확보 시 타그리소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이르면 연내 허가가 예상되는 유럽을 비롯해 내년 일본·중국 허가 지역 확대를 통해 추가 마일스톤(기술료) 및 로열티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유한양행은 렉라자 미국 허가로 800억원 이상의 기술료(40%는 오스코텍·제노스코에 배분)를 수령했는데, 유럽 허가 시 400억원 이상(약 3000만달러)의 기술료 유입이 예상된다.
신지훈 LS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일본 승인 결과는 내년 2분기에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서구권에 비해 아시아 폐암 환자들의 EGFR 돌연변이 빈도가 높다"며 "타그리소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중 미국·유럽 외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40% 수준으로 추후 아시아 국가 침투 전략과 성과도 주목해야 할 포인트 중 하나일 것이다"고 분석했다.
HK이노엔은 케이캡 미국 허가 신청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 3상이 지난 7월 비미란성 식도염(NERD)을 대상으로 완료된 데 이어 이르면 연말 미란성식도염(EE)까지 마무리 지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지 임상은 지난 2021년 약 7000억원 규모에 미국·캐나다 권리를 이전받은 파트너사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스(세벨라 자회사)가 담당 중이다.
2018년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과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ERD)을 적응증으로 한 국산신약 30호로 허가받은 케이캡은 기존 주류 치료제인 PPI 제제의 '식전 복용' 한계를 뛰어넘는 강점을 앞세워 이듬해 곧바로 3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국내에선 연간 100억원 이상 매출 품목을 블록버스터로 분류한다.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1000억원 매출을 돌파(1195억원)하는 가파른 성장세로 시장 점유율 1위는 물론, 회사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케이캡은 국내 허가 이후 기술이전 등을 통해 총 46개국에 진출한 상태로 이 가운데 15개 국가(국내 포함)에 출시된 상태다. 세계 최대 규모로 꼽히는 미국시장 규모가 연간 4조원에 이르는 데다 시장 내 케이캡과 같은 P-CAB 제제가 패썸파마의 '보퀘즈나' 뿐이란 점에서 시장을 파고들 여지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특히 FDA 허가 문턱을 넘을시 방대한 시장 진입은 물론, 유럽 등 추가 지역 파트너십에 대한 속도감도 기대할 수 있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 파트너는 비미란성 임상 3상에 대한 결과 분석을 마친 것으로 추정되며, 결과 발표 시점은 내년 상반기로 전망된다"며 "업종 내 미국 진출 기대감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기업으로는 HK이노엔이 유일한만큼 내년에 큰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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