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에 속아 중책 맡긴 자의 최후…사람 제대로 알아보는 법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11. 2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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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피지기 백전불태! 친중(親中), 반중(反中)을 넘어 극중(克中)을 위한 지식충전소! 진짜 중국을 만나러 갑니다!   사람의 진면목을 알아보는 눈을 갖기는 어렵습니다.

"공자의 지혜로도 진실을 잘못 보고, 사람의 언변과 용모에 속아 사람을 잘못 썼는데 겉모습을 보고 사람을 (중요한 관리로) 임용한다면 어찌 실수하지 않기를 기대할 수 있는가." 이렇게 사람을 알아보는 일은 공자에게도 어려운데, 우리 같은 범인들이 사람을 잘못 보는 것이야 늘 일어날 수 있는 일상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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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정치적 인간의 우화] 공자님도 사람 겉모습에 속았다 (글 : 양선희 소설가)
 

지피지기 백전불태! 친중(親中), 반중(反中)을 넘어 극중(克中)을 위한 지식충전소! 진짜 중국을 만나러 갑니다!
 

사람의 진면목을 알아보는 눈을 갖기는 어렵습니다. 공자님도 자신의 사람 보는 안목을 한탄하는 일화가 있을 정도입니다.
 
#1
"용모로 사람을 취했더니 자우로 실수하고, 말솜씨로 사람을 취했더니 재여로 실수했다."

공자가 제자로 받아들였던 첨대자우는 용모가 모범적인 군자에게 기대되는 바로 그 자체였다. 이에 공자는 큰 기대를 걸고 그를 제자로 삼았다. 그러나 오래 함께하다 보니 그 행동이 용모에 맞지 않았다.
또 말을 하면 바로 군자가 하는 말의 정석이라 할 만큼 수려한 말솜씨를 가진 재여를 기쁘게 제자로 삼았다. 그러나 함께하다 보니 그가 언변에 비해 머리가 좋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공자가 스스로 한탄하며 사람을 보는 자신의 안목에 실수가 있었음을 인정하였다.
- 한비자 현학편

한비자는 이 사례를 들며 이렇게 말합니다.

"공자의 지혜로도 진실을 잘못 보고, 사람의 언변과 용모에 속아 사람을 잘못 썼는데 겉모습을 보고 사람을 (중요한 관리로) 임용한다면 어찌 실수하지 않기를 기대할 수 있는가."

이렇게 사람을 알아보는 일은 공자에게도 어려운데, 우리 같은 범인들이 사람을 잘못 보는 것이야 늘 일어날 수 있는 일상사겠지요. 그래서 사람과 함께 일을 할 때 미연에 일의 전개를 예견하고, 혹시 모를 불상사를 예방할 줄 아는 것을 현명하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말이죠.
 
#2
증종자는 도검 감정을 잘하는 사람이다. 위(衛)나라 군주가 오나라 왕에게 원한을 품고 있었다. 증종자는 "오나라 왕은 검을 좋아하고 저는 칼을 감정하는 사람이니 제가 오왕에게 칼을 감정해 주겠다고 청하여 칼을 보려고 뽑을 때 군주를 위해 그를 찔러 죽이겠습니다"고 했다.
그러자 위군은 이렇게 말하며 그를 쫓아냈다.
"그대가 그렇게 하려는 것은 군신 간 의리 때문이 아니라 이익 때문이다. 오나라는 강하고 부유한데 위나라는 약하고 가난하다. 그대가 만일 간다면, 나는 그대가 오왕을 위해 나에게 그 수법을 쓰지 않을까 두렵다."

세상살이가 힘든 것은, 일은 사람이 하는데 그 '사람'을 알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 때문일 겁니다. 애당초 사람의 겉모습과 실제가 너무 달라서 잘못 보기도 하고, 자기 욕심에 눈이 가려져서 잘못 보기로 작정을 하기도 합니다.

옛 제환공의 재상인 관중은 노이무공(勞而無功), 즉 힘을 다하고 노력해도 절대로 일을 이룰 수 없는 세 가지 경우가 있다고 말합니다. 무능력한 자와 일할 때, 불가능한 일을 시킬 때, 도리를 모르는 자에게 도리를 알려주려고 할 때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일을 제대로 하려면 유능한 사람과 함께 일하고, 불가능한 일에 매달려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도리를 모르는 무도한 자를 무시해 버리고 함께 하지 않는 건 아주 중요합니다. 문제는 무도하지만 작은 재능이 있는 사람의 쓰임입니다. 그 작은 재능에 기대어 함께 작고 큰 성취를 이루어낸다고 해도, 무도한 재능의 결말은 참으로 무도하고 참혹하다는 건 인간사의 다양한 사례들이 말해줍니다.

그렇다면 이 '사람 알아보는 난제'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비자는 정치적 인간관계의 관점에서, 마음을 버리고 법을 따르면 해결된다고 합니다. 한비자의 말씀은 모두 제왕을 가르치는 정치학적인 말이니 법에 맡기라는 말은 정치적인 해결방식입니다. 이걸 보통 사람들의 사람 관계로 연결한다면 '마음에 속지 말고, 상식과 규범에 빗대어 바라보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어쨌든 이런 말입니다.
 
#3
정치를 하면서 마음으로 임하면 요임금도 한나라를 바르게 할 수 없다. 제도기를 버리고 어림짐작으로 그리면 전설적인 목수 해중도 수레바퀴 하나 완성할 수 없고, 자 없이 길고 짧은 차이를 가리면 뛰어난 장인 왕이도 나무를 절반으로 자를 수 없다.
하지만 평범한 군주라도 법술을 지키고, 솜씨 없는 장인도 제도기와 자로 측정하면 실패가 없다.
옛 사람들은 "마음은 알기 어렵고, 기쁨과 즐거움을 함께 맞추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원칙을 세우고, 이를 새겨 지켜야 한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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