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APP, 국내 위생용지 원단 점유율 1위로…떨고있는 제지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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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거대 제지회사 아시아펄프앤페이퍼(APP)가 국내 위생용지(휴지·화장지) 제조사 모나리자와 쌍용C&B를 인수하며 국내 위생용지 원단 점유율 1위에 올랐다.
APP가 덤핑과 원산지 둔갑 논란까지 빚으며 한국을 공격적으로 공략하던 회사라 본격적인 가격 경쟁이 시작되면 국내 위생용지 시장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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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덤핑, 원산지 표기위반 논란...시장 잠식 우려도

인도네시아의 거대 제지회사 아시아펄프앤페이퍼(APP)가 국내 위생용지(휴지·화장지) 제조사 모나리자와 쌍용C&B를 인수하며 국내 위생용지 원단 점유율 1위에 올랐다. APP가 덤핑과 원산지 둔갑 논란까지 빚으며 한국을 공격적으로 공략하던 회사라 본격적인 가격 경쟁이 시작되면 국내 위생용지 시장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4일 국내 위생용지 제조업계에 따르면 APP는 지난 8일 모건스탠리 PE(사모펀드)로부터 MSS홀딩스 매입 절차를 마무리했다. 인수가격은 약 4000억원으로 알려졌다. MSS홀딩스는 '부자되는 집' 휴지 제조사 모나리자와 '코디' 제조사 쌍용C&B의 대주주다. 니샨트 그로버 APP 티슈 인터내셔널 CEO는 보도자료를 통해 "고품질 위생용지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제공해 한국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APP는 매출 기준 글로벌 10위 제지회사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더해 한국에서는 30여년 걸쳐 자랄 나무가 6~7년이면 속성수로 자라는 지리적 이점으로 해외 시장에 위생용지 '원단'을 공격적으로 판매해왔다. 원단은 재단, 엠보싱, 포장 등의 단순가공만하면 위생용지를 만들 수 있는 반제품을 말한다.
APP는 100% 새 펄프(휴지·종이의 원료인 목재섬유) 원단을 재활용 원단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통상 재활용원단은 100% 펄프 원단에 비해 20~30% 저렴하다.
APP의 한국 시장 원단 판매량은 2019년 7만4000여톤에서 지난해 11만3000여톤으로 4년 사이 50% 가까이 증가했다. 한국에서 일년에 소비되는 원단 60만여톤의 대부분이 국산이었다가 현재 수입산 비중이 약 30%로 커진 것은 APP의 영향이 가장 컸다. 지난해 수입 원단의 73%가 APP 제품이다.
국내 11개 원단 제조사 케파(최대 생산량)의 총합은 68만톤이다. 이중 모나리자와 쌍용C&B 케파의 합은 14만톤이다. 여기에 지난해 APP의 한국 수출량 11만톤을 더하면 APP는 국내 최대 회사인 유한킴벌리(19만톤)를 누르고 시장 1위가 된다. 시장점유율은 약 40%로 추정된다.
독점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했지만 국내 업계는 APP가 본격적인 가격 경쟁을 벌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국내 일부 업체들은 APP의 한국법인이 2020년부터 꾸준히 적자를 내면서도 원단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점 등을 근거로 APP의 덤핑 제소를 추진한 바 있다(관련 기사 : [단독]물러날곳 없는 중소제지사...글로벌 10위 印尼회사 '덤핑' 제소). APP가 원단을 인도네시아보다 한국에서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국제통상 전문 컨설팅사가 채증도 했다.
하지만 제소에 필요한 점유율 요건을 만족하지 못해 현재 관련 절차가 답보 상태다. 덤핑 제소를 하려면 참가기업의 시장점유율 총합이 70%를 넘어야 한다. 하지만 제소에 국내 1~2위 기업이던 유한킴벌리와 깨끗한나라도 동참하지 않아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반면 미국과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APP에 반덤핑 관세나 상계관세, 세이프가드(수입 제한)를 부과한 이력이 있다.
APP는 위생용지를 한국산으로 둔갑해 판매했다는 혐의로 국내 업계에 대외무역법 위반 고발도 당한 상태다. 위생용지는 완제품을 한국에서 만들어도 원단 생산지를 원산지로 표기해야 한다. 관세청은 해당 법인을 단속도 했다.
국내업계는 APP의 시장잠식이 최종 소비자들에 피해를 끼칠 것이라 경고한다. 단순히 향후 APP가 시장에서의 지배적인 입지로 가격을 인상하거나 국내 수급을 불안정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평량(두께)이 국산보다 얇아 위생용지를 더 많이 사용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한 국산 위생용지 업체 관계자는 "국내에는 위생용지의 품질표준이 없다"며 "APP 위생용지의 평량이 얇기 때문에 비록 가격이 싸지만 더 많이 써야 하는 문제가 있고, 이번 인수로 국내 산업의 기반이 무너지면 앞으로는 생활필수품인 휴지와 화장지를 순전히 외국산에 의존해야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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