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16홈런→태극마크까지, 그런데도 "팀에 내 자리 없다" 말하는 '국대 내야수' [창원 현장]
김휘집은 2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타운홀 미팅'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쉽긴 하지만 나도 못했다. 그래도 좋은 경험이 됐을 거라고 생각하고, 추후 내 야구인생에 큰 도움이 될 날이 올 거라 믿고 있다"고 밝혔다.
키움 히어로즈 입단 후 펀치력 있는 내야수로 평가받은 김휘집은 미래에 팀을 이끌어갈 선수로 주목받았다. 2021년 입단 후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며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는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김휘집은 지난 5월 30일 2025시즌 1, 3라운드 지명권을 대가로 트레이드돼 NC 유니폼을 입게 됐다. NC는 지난해부터 현장에서 김휘집을 원했지만 당시에는 거래불가 자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키움의 내야수 자원이 풍부해졌고, 이에 맞춰 NC도 상위 지명권 2장을 제시해 거래가 성사됐다.
올 시즌 김휘집은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8(488타수 126안타), 16홈런 73타점 78득점, OPS 0.747의 성적을 거뒀다.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에 나와 안타와 홈런, 타율 모두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또한 키움 시절 주로 보던 3루수와 유격수에 이어 맷 데이비슨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을 때는 1루수까지 소화하며 '슈퍼 유틸리티'의 면모를 보여줬다.
"아쉽긴 하지만 나도 못했다"고 말한 김휘집은 "이렇게 국가대표에 가서 경기하면 계속 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잘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사실 잘하지도 못했다"며 쓴웃음을 지은 그는 "비시즌에도 그런 마음을 계속 가지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도 했다.
특히 대만전에 본인에게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김휘집은 "난 그 한 경기에 모든 걸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아쉽지만 실력을 더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그는 이날 대만 선발 린위민(21)을 언급하며 "타자들은 만나면 만날수록 눈에 익지 않나. 그 선수는 국가대표에 항상 나올 거니까 나만 더 잘해서 다시 상대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대신 도미니카공화국전(16일)에는 4-6으로 뒤지던 8회 말 나승엽의 대주자로 출전, 박동원과 송성문의 안타 때 홈으로 들어왔다. 박동원의 좌전안타 때 3루로 귀루하는 과정에서 비디오 판독이 이어지는 순간도 있었는데, 그는 "세이프를 확신했는데,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려 했지만 속에서는 미치겠더라"고 고백했다.
전임 사령탑인 강인권(52) 전 감독에게 "죄송한 마음이 많다"고 말한 김휘집은 이호준(48) 신임 감독에 대한 기대도 함께 전했다. 그는 "어제(22일) 출근하는데, 다시 새로 적응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팀에 온 느낌도 있었다"며 "리더십이 바뀌었으니 거기에 맞춰서 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이날 김휘집에 대해 "농담으로 '유격수 보고 싶냐' 하니까 입이 삐죽 나왔다. '(김)주원이를 이길 수 있겠냐' 하니 말이 없더라. 3루 쪽에 집중시킬 거다. 1루수로는 안 보낼 것이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김휘집은 "주원이는 수비를 굉장히 잘한다. 주원이보다 잘하도록 노력은 하겠지만 당장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며 "어딜 나가도 할 수 있는 수비력을 키우려는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대신 김휘집은 타격에서 메리트가 있는 선수다. 그는 "나같은 유형의 선수는 타율이 낮으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목표는 30홈런인데, 일단 20홈런도 못 쳐봤기 때문에 일단 내년에 20개를 치고 싶다. (타율은) 0.280을 최소치로 잡고 해보고 싶다"며 "도루도 10개는 뛰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휘집은 "원래 NC는 딱 갖춰진 팀이었기 때문에 저 자리는 당연히 없다"면서 "계속 경쟁해서 잘할 수 있게 한번 해봐야 될 것 같다"며 각오를 전했다.
창원=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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