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K게임①] PC·콘솔로 새판짜기…'멀티플랫폼' 전략 선회
작년 역성장한 K게임 산업…돌파구는 글로벌 대세
개발기간·개발비 더 들어도 AAA급 대작으로 승부
[서울=뉴시스] 오동현 윤정민 기자 = "K팝, K드라마, K웹툰 등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유독 K게임만 글로벌 산업 트렌드를 쫓아가기 바쁘다. K게임도 글로벌 시장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익명의 국내 게임 고위 관계자)
최근 게임산업이 정체기를 맞이하면서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하나의 플랫폼이 아닌 모바일-콘솔-PC 멀티플랫폼 전략으로 다양한 수요의 글로벌 이용자들을 K-게임 전파에 나선다.
23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신작 게임의 멀티플랫폼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넥슨, 넷마블, 크래프톤, 펄어비스 등의 주요 게임사들은 최소 한 종 이상의 멀티플랫폼 게임을 '지스타 2024'에 출품했다.
올해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을 수상한 넷마블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와 경쟁작이었던 넥슨 '퍼스트 디센던트'도 멀티 플랫폼을 지원하며 글로벌 게임 이용자를 불러 모았다. 시프트업 콘솔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도 내년 중에 PC 버전을 출시해 이용자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모바일 게임만으론 역부족…대세는 PC·콘솔 '멀티플랫폼' 전략
최근 국내 게임 업계의 전체적인 사정은 좋지 않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3년 국내 게임산업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0.9% 역성장한 19조79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2013년 이후 처음으로 기록한 마이너스 성장으로,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대내외 상황과 모바일 게임에 편중된 산업 성장 전략 등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올해에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넥슨과 크래프톤만 독주하며 역대급 성장을 기록했고, 엔씨소프트를 비롯한 상당수 게임사들은 좀처럼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3N'(넥슨·엔씨·넷마블) 체제가 약해지고 '1N1K'(넥슨·크래프톤) 체제가 굳혀진 것.
분위기 반전을 위해 국내 게임 업계는 한정된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기회를 모색한다. 특히 그동안 도전하지 않았던 콘솔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는 게임사들이 늘고 있다. 네오위즈의 'P의 거짓'과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가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올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스텔라 블레이드'의 총괄 디렉터인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는 "우리나라는 주로 모바일 게임시장 중심으로 많은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콘솔 게임을 개발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도전이었다"고 했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지스타에서 "준비 중인 콘솔·PC 타이틀이 많고 다양한 장르로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회사인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김재영 의장도 "하나의 장르, 하나의 성공 공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도전적인 작품들을 준비했다"며 멀티 플랫폼 게임 성공에 자신감을 보였다.
글로벌 게임 동향도 '멀티플랫폼'…개발비 부담 숙제
특히 콘솔 시장의 성장은 멀티플랫폼 전략의 중요성을 높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591억 4100만 달러로 성장 중이며, 국내 콘솔 게임 시장 역시 약 6.4% 증가해 1조 1196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하지만 멀티플랫폼 전략에 따른 개발비 부담은 무시할 수 없는 도전 과제다. 모바일-PC-콘솔로 모두 출시하면 빌드 수정이 늘어나 개발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모바일-PC-콘솔 동시 출시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같은 빌드로 플랫폼만 달리한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며 "(시장 상황과) 목표에 따라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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