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 몰랐나" "마이크 꺼봐"…자극 범벅인 왕의 쇼, 결국
왕이라 불리던 그는 왜 범죄자가 되었나
22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생방송으로 공개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추적했다.
지난 13일 새벽, 은영 씨는 묵고 있던 모텔에서 상해를 입고 급히 신고를 요청했다. 전치 3주 진단을 받은 은영 씨를 폭행한 것은 바름 아닌 그의 남편 박 씨.
박 씨는 구독자 수가 20만 명이 넘는 유명 인플루언서였다.
별거 중인 아내에게 간곡하게 만남을 요청했던 박 씨. 그러나 두 사람의 끝은 파국이었다. 홈캠으로 아내를 종일 감시하고 친구와의 만남도 통제했던 박 씨는 자신은 구독자 20만 명의 크리에이터로 얼마든지 어떤 여자든 만날 수 있다며 아내 은영 씨에 대한 멸시를 서슴지 않았다.
박 씨는 대체 어떤 사람일까? 박 씨는 지역에서도 유명 인사였다. 그는 전국에서 인플루언서들이 많이 몰린다는 지역에서 왕이라고 불리는 인물로 본인도 그것을 즐기고 있었다.
그의 팬이었다는 제보자는 박 씨에 대해 "여행 방송하는 크리에이터로 시작했다. 그런데 플랫폼을 넘어오면서 자극적인 방송이 되어갔다"라고 설명했다.
박 씨는 플랫폼을 옮기면서 성기 노출, 인플루언서와 싸움, 원전 사고 후의 후쿠시마를 방문해 경찰에 체포되는 현장을 촬영하는 등 자극적인 콘텐츠를 계속 생산해 냈다.
이에 박 씨는 남을 비난하는 일에도 거침없었는데 결국 지난해 6월 그의 방송에서 함께했던 인플루언서가 박 씨의 폭언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까지 발생했다.
또한 박 씨는 자신의 팬덤이 생기자 그들과의 만남까지 가졌고 그중 여성 구독자들과의 만남을 계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미성년자인 구독자와 장기간 동거를 했고 이 사실을 방송에서도 언급했던 것.
박 씨는 방송을 통해 "2년 동안 맨날 같이 잤다. 단 한 번도 떨어진 적 없다"라며 미성년자 구독자를 애인 대하듯 한 사실을 밝혔다. 이에 지난 6월 28일 박 씨는 미성년자 의제 강간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었다.
박 씨는 피의자가 된 뒤에도 형량을 두고 장난을 치고 교도소를 미리 방문하기도 했다. 그리고 재판 전날에도 자신의 일상 중계하며 일말의 죄의식을 느끼거나 반성하는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이에 제작진은 그를 직접 만나보기로 했다. 제작진은 그에게 솔직한 이야기를 부탁했다. 그러나 박 씨는 연락하겠다는 약속만 하고 제작진을 다시 찾지 않았다.
제작진은 다시 한번 그를 찾아 궁금한 이야기들을 물었다. 미성년자인 것을 몰랐는지 묻자 박 씨는 피해자의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며 답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에 제작진은 아내 폭행에 대해 추궁했다. 그러자 박 씨는 황급하게 자리를 떠나 눈길을 끌었다.
사실 그가 방송을 통해 보여준 악행은 더 있었다. 누군가는 그가 과거 고양이를 학대 살해했다는 폭로를 했고, 그는 자신이 직접 반려견을 살해했다는 이야기도 대수롭지 않게 했다.
이에 박 씨를 잘 아는 지인은 "어떻게 하면 돈을 더 자극적으로 빨리 벌까 생각하다가 사람이 괴물이 된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막장짓을 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이 방송 소재이다"라고 말했다.
후원으로 최소 1억 이상은 현금으로만 받은 걸로 안다고 말한 제보자는 "징역 가는 것도 콘텐츠로 생각한다. 자극적인 방송을 할수록 후원금도 높아지고 그러는데 그의 팬들한테 박 씨는 거의 독립운동하다가 들어가는 사람이다"라고 일탈 행위를 독려하고 동조하는 팬덤에 대해 지적했다.
전문가는 "더 큰 자극을 추구하는 인플루언서와 구독자들의 관계가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부추기는 사람이 늘어가는 것은 수입하고도 직결된다는 그 메커니즘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끊임없는 아이디어를 창출한다. 하지만 이런 행동을 계속하게 되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1심 선고 공판 열리는 법원 앞은 수많은 인플루언서들이 몰렸다. 그리고 이들은 왕이라 불리던 박 씨의 징역 3년형 선고 소식을 앞다투어 전했다.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왕이라 불리며 자신만의 쇼를 생중계한 남자, 그가 떠난 자리에는 그를 소재로 생방송을 이어가는 인플루언서들만 남았다. 그들은 대체 무엇을 얻고 싶은 걸까?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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