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꺾였다…전국 아파트값, 반년 만에 하락 전환
전국 매매가 5월 2주 이후 첫 하락
서울 상승폭 유지…매물 9만건 넘기도
반년 만입니다. 주간 단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하락으로 돌아섰습니다. 평균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하던 아파트값이 지난주 보합으로 브레이크를 밟은 데 이어 결국 꺾인 겁니다. 수도권에서도 경기는 제자리걸음을 했고 인천은 8개구 모두 하락을 기록했어요.
35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인 서울은 오름폭이 더 커지진 않았습니다. 다만 처음으로 매물이 9만건 넘게 쌓이면서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점차 이동 중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대출 규제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전월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는 수요자도 많아졌다고 해요.
하락 전환한 인천…경기 6개월 만에 '멈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셋째주(18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하락했습니다. 서울이 주도해 이어져 온 전국 아파트값 상승세는 줄곧 둔화하다가 지난주(0.00%) 멈췄죠. 그리고 5월 둘째주(-0.02%) 이후 27주, 꼭 반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서울은 지난주와 같은 0.06%를 기록했어요. 상승폭이 커지진 않았지만 3월 셋째주(0.00%) 이후 35주째 상승 흐름은 여전해요. 25개 자치구 중 16곳이 상승폭이 그대로거나 작아졌어요. 강남(0.15%), 서초(0.11%), 용산(0.11%) 등 지역은 전주보다 강세를 보였지만요.
경기(0.02→0.00%)는 5월 넷째주(0.00%) 이후 25주 만에 상승세를 멈췄어요. 인천(0.00→-0.04%)의 경우 3월 넷째주(-0.01%) 이후 34주 만에 하락 전환했어요. 인천 8개구 모두 집값이 내렸거든요.
부동산원 관계자는 "재건축이나 역세권·신축 등 인기 단지는 매수 문의가 꾸준하고 상승거래가 포착된다"면서도 "나머지 단지들은 대출 규제에 따른 관망세 확산과 매물 적체가 발생하는 등 시장 상황이 혼조세를 보이는 모습"이라고 분석했어요.
매물 쌓이고…오를 곳만 오르고
실제로 수도권 매물은 쌓여가고 있습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 집계에 따르면 20일 서울 아파트 매물은 9만274건이었답니다. 통계가 집계된 2021년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은 수였다고 해요. 대출 규제 전인 8월1일(7만8927건)과 비교하면 1만건 넘게 늘었어요. 같은 날 기준 경기와 인천 매물도 각각 16만8227건, 3만9257건으로 나타났어요. 마찬가지로 조사 이래 최대 규모예요.
약세장에 접어들면서 집값 양극화는 더욱 심해지는 모습이에요. 과거 상승기엔 고가주택 가격이 오르면 중저가도 덩달아 올랐어요. 수요자들이 상급지로 갈아타기하면서 생기는 빈자리를 계속 새로운 수요자가 채우곤 했죠. 하지만 요새는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라고 해요.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 1위는 성동(9.63%)입니다. 이어 서초(8.29%), 송파(7.34%) 순이죠. 반면 하위 1위는 도봉(0.41%)으로 나타났어요. 관악(1.40%)과 강북(1.44%)도 서울 평균(4.23%)에 한참 못 미쳤고요. 경기도 과천(5.62%)이 오르는 동안 이천(-3.21%)은 내리는 모습을 연출했어요.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상급지로 이동할 때도 자기 집을 팔고 대출을 더 받아야 하는데 이게 막히다 보니까 갈아타기가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개발 호재가 있거나 전망이 우수한 지역이 아니면 새로운 수요가 들어오기 힘들어졌다"고 설명했어요.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 역시 "갖고 있던 매물을 팔고 이동해야 하는데 받아줄 수요가 제한적인 분위기"라며 "대출 규제로 인한 수요 관망세가 지속될 경우 매도자가 가격조정을 할 수밖에 없어 약세장이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봤어요.
전세도 버거워…월세로 돌아선다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전주(0.04%) 대비 상승폭이 줄어든 0.03%를 기록했어요. 서울(0.05%→0.04%)과 경기(0.07→0.05%), 인천(0.11→0.08%) 모두 오름세가 덜해졌어요. 서울은 강남(0.11%), 중구(0.09%), 강서(0.08%) 위주로 상승했어요.
부동산원 관계자는 "정주 여건이 양호한 선호단지를 중심으로 매물 부족이 이어지며 전셋값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면서도 "대출금리 인상 영향과 일부 지역 신규 입주 영향 등으로 상승폭이 전주 대비 소폭 축소됐다"고 분석했어요.
전세대출 문턱마저 높아지자 수요자들은 반전세나 월세로 눈을 돌리고 있어요. 집주인들은 호가를 올리며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어요. 지난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는 보증금 8억원에 월세 500만원으로 계약을 맺었어요. 한 달 전 거래보다 100만원가량 오른 금액이죠.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를 발표한 3개 기관 모두 역대 최고치를 내놨어요.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전월 대비 0.9포인트 오른 118.0을 기록했어요. 2015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죠. 부동산R114(150.3)와 부동산원(103.6)이 발표한 월세지수 역시 각 기관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게 나왔어요.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은 금리와 대출 문턱이 높아짐에 따라 매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며 "대출 규제 영향으로 매매 대기자가 줄고 전세대출 금리에 부담을 느낀 수요층이 월세로 선회하고 있다"고 분석했어요.
김진수 (jskim@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