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발로 뛰어다니며 완벽한 수비, 김민재의 바이에른 '6경기 연속 무실점'

김민재(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김민재가 바이에른뮌헨과 대한민국 대표팀을 오가느라 무거워진 발을 끌면서도 소속팀의 무실점 수비를 이끌었다.

23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4-2025 독일 분데스리가 11라운드를 치른 바이에른뮌헨이 아우크스부르크를 3-0으로 꺾었다.

바이에른이 9승 2무로 무패행진을 이어가면서 승점 29점으로 선두 독주 구도를 지켰다. 아우크스부르크는 3승 3무 5패가 되면서 승점 12점에 머물렀다.

김민재는 최근 체력이 고갈된 듯한 징후를 보였다. 국가대표 2연전을 소화하고 돌아왔는데, 그 중 두 번째 경기였던 팔레스타인전에서 실점으로 직결되는 백패스 미스를 범했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이 너무 많이 뛰게 해 미안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게다가 바이에른은 유럽 5대 리그를 통틀어 가장 먼저 주말 경기를 진행한 팀 중 하나였다. 현지시간으로 주말이 아닌 금요일 밤에 경기를 치렀다. 이어지는 소속팀 일정이 빡빡하다는 걸 감안해 이번 경기를 최대한 앞으로 당겨 준 배려였지만, 김민재처럼 A매치 2연전을 아시아에서 치르고 온 선수에게는 부담이 가장 큰 경기에 속했다.

김민재는 몸놀림이 다소 무거웠지만 최근 호평받아 온 수비력을 재현하면서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상대 공격에 위협적인 기회는 거의 허락하지 않았다.

보통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수비를 잘 하는 편이었지만 때로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후반 28분 상대 역습이 사무엘 에센데에게 연결됐는데 김민재가 골라인으로 몰아간 뒤, 등지고 버티는 선수에게 발만 쏙 넣어 공을 건드리고 결국 골킥을 만들어 내는 수비를 보여줬다.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 두 센터백의 배후커버도 안정적이었다. 김민재 뒤로 공이 빠질 때, 우파메카노가 뚫릴 때 예상하고 있던 파트너가 뒤를 받치고 있다가 공을 주워가는 모습이 여러 차례 보였다.

김민재의 수비 공헌도는 상대 교체를 보면 알 수 있었다. 아우크스부르크 투톱 필리프 티츠, 알렉시 클로드모리스가 차례로 교체되고 다른 공격수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아우크스부르크 공격이 철저히 봉쇄 당하자 선수 변화로 활로를 모색하려는 시도였다. 이날 아우크스부르크 슛은 총 2회에 그쳤다.

빌드업이 안정적인 걸 넘어 공격 템포까지 끌어올리는 패스 능력도 여전했다. 후반 20분 김민재가 찍어 찬 날카로운 전진 패스가 킹슬리 코망에게 정확히 연결됐다. 이어진 코망의 킥이 슛인지 크로스인지 헷갈렸지만 위협적이었다.

김민재는 패스 114회를 95% 성공률로 동료에게 전달했고, 키 패스(동료의 슛으로 이어진 패스)가 2회나 있었다는 게 특이한 경기였다. 공중볼 경합 승률 60%로 3회 획득(경기 1위), 공 탈취 2회, 가로채기 2회, 걷어내기 1회로 수비에서 다양한 활약을 했다.

이로써 바이에른은 최근 공식전 6경기 무실점을 이어갔다.

김민재(왼쪽)와 다요 우파메카노(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김민재(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바이에른이 대승을 거뒀지만 그중 두 골이 추가시간에 나왔기 때문에, 경기 막판까지 한 골 리드 상태였던 바이에른은 김민재에게 휴식을 줄 수 없었다. 결국 풀타임을 소화하며 체력 부담은 더욱 심해졌다.

이날 경기를 일찍 치르면서 다음 경기까지 조금이나마 시간을 벌었다는 건 그나마 좋은 점이다. 바이에른은 나흘 뒤인 27일 파리생제르맹(PSG)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경기를 갖는다. 다시 나흘 뒤인 12월 1일 분데스리가에서 보루시아도르트문트 원정을 떠나며, 3일 뒤인 12월 4일 바이엘04레버쿠젠과 DFB 포칼에서 맞붙는다. 빅 매치 3연전이 이어지기 때문에 김민재는 모두 풀타임을 뛰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