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우울해요”…스트레스에 빠진 코로나 세대 아이들
스트레스·우울감 등 정신건강 지표 10년간 악화
10명 중 3명 “일상중단 수준 우울느껴”
22일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4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2주간의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낀다고 답한 스트레스인지율은 42.3%로 지난해보다 5%포인트 증가했다.
2010년(43.8%) 이후 청소년들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14년 만에 최고치다. 전년대비 증가폭으로는 20년래 최고 수준이다. 학생들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2015년 35.4%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10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특히 여학생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49.9%에 달했다. 남학생(35.2%)보다 더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1년 동안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의 슬픔이나 절망감을 느끼는 ‘우울감 경험률’도 지난해보다 1.7%포인트 늘어난 27.7%를 기록했다. 최근 10년간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다만 청소년의 스트레스 해소 창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온라인 게임 등으로 다변화하면서 학생들의 흡연·음주율은 20년 사이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정성관 우리아이들병원 이사장은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학업, 진로 등 사회적 경쟁 압박에 시달리다보니 정신건강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창 사회 활동을 할 시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 3년간 사회와 단절된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사회적 소통이 줄고 개인주의 문화가 확산하면서 청소년들이 심리적 고충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음주·흡연율은 지난 20년간 대폭 낮아졌다.
일반담배(궐련)를 기준으로 최근 30일 동안 1일 이상 흡연한 청소년의 비율인 ‘현재 흡연율’은 올해 3.6%였다. 2005년 첫 조사 당시 11.8%였던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에 비해서도 0.6%포인트 줄었다. 2019년부터는 일반담배와 전자담배 중 하나라도 사용한 비율인 담배제품 현재 사용률 지표도 추가됐는데 이 역시 올해 4.5%에 그쳤다. 음주율도 크게 줄었다. 최근 30일 동안 1잔 이상 술을 마신 적이 있는 청소년 비율인 ‘현재 음주율’은 2005년 27.0%에서 올해 9.7%로 크게 감소했다.
아침을 굶는 학생은 20년 사이 1.5배 늘었다. 올해 청소년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42.4%로, 10명 중 4명 이상이 일주일 중 5일 이상 아침을 굶는다고 답했다. 2005년의 27.1%보다 15.3%포인트 늘었다. 하루 1회 이상 과일을 섭취하는 학생들의 비율은 18.6%로, 작년보다 소폭 늘긴 했지만 2005년의 32.6%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패스트푸드 섭취는 크게 늘어 주 3회 이상 패스트푸드 섭취율은 28.9%로, 처음 조사한 2009년 12.1%보다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신건강과 식생활 측면에서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관련 정책 추진시 개선이 필요한 건강지표 보완을 위한 세부방안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05년 시작된 청소년건강행태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 중·고등학교의 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과 음주, 신체활동, 식생활, 정신건강 등을 매년 파악한다. 올해 조사는 지난 6∼7월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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