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롯데' 이적한 신인왕, 65번 등번호 그대로 간 이유 공개 "팬들과 약속 때문에..." [인터뷰]
정철원은 22일 트레이드가 발표된 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기사 나오기 10분 전에 알았다. 들었을 때 놀랐다"며 심경을 밝혔다.
두산과 롯데는 이날 오후 3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두산에서 투수 정철원(25)과 내야수 전민재(25), 롯데에서 외야수 김민석(20)과 추재현(25), 투수 최우인(22)이 이적하게 됐다.
눈에 띄는 이름은 정철원이다. 안산공고 졸업 후 2018년 두산에 입단한 정철원은 군 전역 후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1군에서 활약했다. 그해 58경기에서 4승 3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10의 성적으로 신인왕에 올랐고, 이듬해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다만 지난해에는 13세이브와 11홀드를 거뒀으나 평균자책점은 3.96으로 높아졌고, 올 시즌에는 2승 1패 6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6.40으로 주춤했다.
박준혁 롯데 단장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시즌 때부터 불펜진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정철원 영입 이유를 밝혔다. 이어 "릴리스 포인트도 높고 속구도 매력적이다. 또한 속구와 함께 들어오는 슬라이더도 종으로 떨어져서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Automatic Ball-Strike System)에도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트레이드 사실이 밝혀진 후 정철원에게는 많은 연락이 왔다고 한다. 그는 "형들에게 많은 연락이 왔다. (허)경민이 형(KT)은 저희 팀이 아닌데도 연락이 왔고, (김)재환 선배님이랑 (양)석환이 형은 야구장에 계셔서 말씀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정이 많이 들었으니까 아쉽다"고도 했다.
그래도 이렇게 많이 연락을 줬다는 건 정철원이 팀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뜻이었다. 그는 "두산 프런트 분들도 '네가 잘해서 너를 필요로 하는 팀에 가는 거다'고 말씀을 해주시니까 큰 걱정이 없었다"며 "롯데에서 뭘 바라고 원하는 지를 알고 있어서 그런 모습을 잘 보여드리면 잘하고 좋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두산을 떠나면서도 정철원은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두산을 어릴 때부터 좋아했고, 내가 못 던져도 팀이 이기면 마냥 기분이 좋았다. 나 때문에 질 뻔해도 타자 형들이 점수 내줘서 끝내기 승리를 거두면 같이 기분 좋았다"면서 "두산을 떠나면서 마음이 속상했다"고 말했다.
롯데에서의 등번호는 일찌감치 정해졌다. 두산 시절 65번을 달았던 정철원은 "은퇴할 때까지 달겠다"는 말을 했다. 그는 "트레이드가 되면서 두산 팬과 약속을 지키지 못해 속상했다"며 "지금 롯데에서 65번을 달고 있는 (고)승민이에게 '이러이러한 이유가 있어서 65번을 달고 싶다'고 부탁했더니 승민이가 흔쾌히 달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끝으로 정철원은 떠나는 두산 팬들에게는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팬 여러분 덕분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지금 롯데로 갈 수 있었던 것도 어떻게 보면 두산 팬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수도 있을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고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에 가서는 두산 때보다 더 잘할 거니까 여기서 받은 사랑만큼 롯데 팬분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꾸준히 열심히 해서 실력으로 보여드리겠다"며 롯데 팬들에게도 각오를 전했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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