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마음교육' 도입…어떻게 준비하나? [청소년 마음건강 심층 기획]
[EBS 뉴스]
EBS뉴스에서는 청소년 마음건강 문제를 짚어보는 기획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앞서 학생자살사망보고서를 전수 분석해 위기 학생 선별의 한계를 확인하고, 모든 학생을 위한 '마음교육'의 사례들도 살펴봤는데요.
내년부턴 이런 마음교육이 우리 학교 현장에도 본격 도입되는데,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오늘 EBS뉴스에서 조목조목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영상부터 보고 오겠습니다.
[VCR]
내년부터 '마음교육' 본격 도입
'사회정서학습' 프로그램 6차시 구성
자기 관리 및 사회적인 관계 기술
'마음건강 인식·관리 역량'까지
'수업 시수 확보·교사 연수'는 과제
교과연계 등 교육과정 개선도 필요
모든 학생을 위한 '마음교육'
'사회정서학습' 현장에 안착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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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청소년 마음 건강 심층기획취재팀 이상미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우리가 흔히 마음 공부라는 말을 습관처럼 하고는 하는데 내년부터는 진짜로 학교에서 마음 공부를 하게 됩니다.
이른바 사회 정서 학습 도입이 되는데, 어떤 내용을 배우게 되는 겁니까?
이상미 기자
사회정서 학습은 5가지 사회정서 역량을 키우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5가지 역량을 하나씩 살펴보면, 가장 먼저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 자기 인식이 있고요.
그다음에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할 수 있는 자기 관리가 있습니다.
즉, 나에 대해서 잘 알고 나의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고요.
이어서 타인에게 공감하는 능력인 사회적 인식, 그리고 타인과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관계 기술이 있습니다.
타인과 의사소통하고 협력하고, 또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역량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책임 있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역량까지 포함되는데요.
내년부터 도입되는 프로그램은 이 5가지 핵심적인 사회정서 역량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마음 건강 문제를 인식하고 관리하는 역량까지 담았습니다.
즉, 마음 건강이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하는 법도 배우는 건데요.
이렇게 모두 6차시로 구성이 되어 있고요, 수업을 언제, 어떻게 할지는 학교마다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됩니다.
서현아 앵커
학교에서 이 같은 마음 교육을 하게 된 배경에는 그만큼 청소년들의 정서적인 위기가 심각하다는 상황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것만으로는 기능을 다 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이상미 기자
네 그렇습니다.
사회정서 학습 시간에 이론만 배우는 걸로는 효과가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친구들과 소통할 때 경청이 중요하다, 공감이 중요하다 이렇게 가르친다고 해서 아이들이 저절로 경청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생기는 게 아닙니다.
일상에서 계속 연습하고 훈련해야 얻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사회정서 역량을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술이라고도 부릅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학교 교육과정 전반에서 교과 수업시간이나 다양한 활동 시간에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고, 또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하고, 갈등이 생겼을 때 이것을 해결하는 연습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학교 시스템 전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미국 학교 현장을 취재하러 갔을 때 학교 관계자들도 이 부분을 굉장히 강조했는데요.
사회정서 학습 시간에 배운 내용을 학교에서 실제로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준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은 사회정서 학습 시간에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법을 배우는데요.
만약에 수업시간에 한 학생이 감정이 너무 격해져서 수업을 듣기 힘들다면, 교사에게 '혼자 진정할 시간이 필요하다' 이렇게 요청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교사는 이 아이를 교실 밖으로 분리하는 대신, 교실 뒷편에 마련된 별도의 공간에서 스스로 진정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줍니다.
이런 연습을 통해서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또 스스로 조절해 보는 경험을 쌓아가는 겁니다.
서현아 앵커
미국에서는 이미 20년 전부터 학교 교육의 사회 정서 학습을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확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뭐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이상미 기자
미국에서는 학교 현장에 도입된 이후에 사회정서 학습이 실제로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졌는데요.
연구 결과, 사회정서 학습을 실시한 이후에 학생들의 정서적인 우울이나 문제 행동은 줄어들었고, 사회정서적 기술과 학업 성취도까지도 향상되는 효과가 확인됐습니다.
실제로 사회정서 학습이 교육적으로 효과가 있다 이렇게 입증이 됐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받아들일 수 있었던 건데요.
이 과정에서 미국의 사회정서학습협회가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 협회는 지속적으로 사회정서 학습의 교육적 효과를 연구하고, 또 효과성이 검증된 질 좋은 프로그램들이 계속 개발될 수 있도록 인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굉장히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과정을 통해서 프로그램의 질 관리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과학적인 데이터를 통해서 학교 현장에 끊임없이 설득을 해 나갔다는 건데, 하지만 새로운 걸 하는 거다 보니까 처음에는 미국이라고 해도 학교 현장의 반발이나 어려움들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었을까요?
이상미 기자
일단 미국에서도 주 정부에서 사회정서 학습의 성취 기준과 표준 체계를 만들면 모든 학교에서 이에 따라야 하는데요.
대신에 학교 현장과 교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다양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먼저 학군마다 양질의 사회정서 학습 프로그램을 채택해서 교사들이 수업 준비 부담을 덜어주고, 또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생활지도나 가정 연계 활동도 지원합니다.
그래서 집에 보내는 가정통신문도 다 제공이 될 정도로 매우 촘촘하게 지원을 해주고 있다고 하고요.
또 교사들에게 전문적인 연수나 코칭을 제공하는 제도도 갖추고 있습니다.
교사들이 처음에는 사회 정서 학습을 가르치는 데 거부감을 가지는 교사들도 처음에는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회정서 학습을 통해서 학생들이 교과 시간에도 더욱 학습에 집중을 할 수 있고, 또 아이들과 관계를 맺고 또 학급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는 걸 교사들이 체감하면서 많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실제로 인터뷰했던 교사는 수학을 가르치는 수학 선생님이셨는데요.
사회정서 학습 때 배운 기술을 수학 교과에 접목을 하는 게 올해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수학에도 마음 교육을 접목을 합니까? 굉장히 파격적인 시도인 것 같은데 20년의 역사를 통해서 이렇게 제도를 다듬어 왔습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내년부터 도입이 되는데 어떻게 준비가 되어가고 있습니까?
이상미 기자
일단 우리나라에서도 내년 도입을 앞두고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을 했고요. 올해 2학기에 시범 운영을 했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저학년, 고학년, 중학교, 고등학교 이렇게 4가지 버전의 프로그램을 개발했고요.
학교 교육과정에 어떻게 편성해서 운영할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서 학교 현장에 안내할 예정입니다.
또 교사들에 대한 연수와 지원도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올해 안에 선도 교사 1,600명과 현장지원단을 양성하고, 내년에는 모든 학교장과 담당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수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지금 우리 학교 현장에 발생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가 결국은 마음 위기에서 비롯된 것들이 많고, 마음 교육의 방향을 강화하는 것은 해야 될 방향이기는 확실한데 그래도 보완해 나가야 될 과제들이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상미 기자
일단 이번에 개발된 프로그램은 총 4가지 버전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미국의 사례를 보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년 단위로 매우 촘촘하게 성취 기준과 역량이 나누어져 있고, 이에 따라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교육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더 촘촘하게 개발이 되어야 할 것 같고요.
또 앞서 학교 교육과정 전반에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교과 수업에서 사회정서 학습을 다루는 연계 교육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교과별 성취 기준이나 핵심 역량에 사회정서 학습과 연결시킬 수 있는 내용들이 이미 많이 들어가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회정서 학습이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내용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기존의 교육과정 또 교과 수업과도 연계할 수 있는 부분들을 잘 찾아내서 다양하게 접목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마지막으로 학교 교육활동에서 사회정서 학습을 실시하는 것만큼, 가정과의 연계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요.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 학교뿐만 아니라 가정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있어서도 연계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서현아 앵커
오늘도 새로운 통계가 나왔는데 청소년들의 우울감 스트레스 지수 또 악화가 됐습니다.
형식적인 운영에만 그치지 않고 아이들에게 실제로 필요한 마음 역량을 키워줄 수 있도록 섬세한 준비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이상미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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