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 중 99명은 잃었다…'개미 지옥' 카카오, 솟아날 구멍은?
인터넷 업종의 양대 산맥이자, 한때 '국민주'였던 네이버(NAVER)와 카카오의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 기능을 도입한 광고·커머스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는 반면 카카오는 뚜렷한 모멘텀(주가 상승 동력)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가 반등하기 위해 사법 리스크 해소와 AI 신사업의 성과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2일 코스피 시장에서 네이버는 전날보다 300원(0.2%) 오른 19만원에 마감했다. 네이버는 지난 8월 5일 장 중 52주 최저가(15만1100원)를 찍은 뒤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11.8%, 연중 저점과 비교해서는 25% 오른 주가다. 네이버는 지난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면서 상방 압력을 받았다. 특히 AI 서비스가 적용된 사업부의 호조가 긍정적이었다.
반면 인터넷 업종 빅2 카카오의 주가는 부진하다. 이날 카카오는 전날보다 900원(2.6%) 오른 3만6050원을 기록했다. 이날 강세에도 불구하고, 이달 들어서는 2.5% 하락했다. 지난 14일에는 장 중 3만2550원까지 떨어지며 1년 내 최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 통계(자사 고객, 20일 기준)에 따르면 카카오 투자자의 99.45%, 대부분이 손실 구간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실적이 아쉬웠다.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5% 감소한 1조9214억원, 영업이익은 5% 증가한 1305억원이다. 콘텐츠 사업 성장 둔화에 따라 외형이 역성장했다. 일본 시장 경쟁 심화에 따라 픽코마 매출이 4% 줄었고, 엔터테인먼트 매출도 21%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부합했지만, 낮아진 눈높이였다는 점에서 모멘텀이 되진 못했다.
올해 4분기는 물론 다음 해인 2025년에도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사업인 헬스케어 수익 비중이 아직 낮고, 성장성이 가장 높은 모빌리티는 가맹 상품 다각화(수수료 인하)로 불확실성도 증가했다"며 "주 사업인 광고, 커머스의 경기 변동에 따른 실적 등락이 2025년에도 반복되면서 성장성은 계속 둔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주가를 짓눌러온 사법 리스크도 아직 해소될 기미가 없다. 최근 카카오는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보석 결정으로 리스크 해소 기대감 키웠지만, 이내 검찰의 압수수색과 금융당국 중징계를 맞으면서 다시 암초를 만났다. 증권가는 카카오의 성장률 반등을 위해서는 신규 서비스가 출시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사법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어 악순환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 카카오는 돌파구로 AI 플랫폼 '카나나'를 제시했다. 카카오는 지난달 열린 '이프(if) 카카오 AI 2024'에서 카나나를 처음 공개했다. 카나나는 카카오톡과 별개 앱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연내 사내 테스트 버전으로 먼저 출시하고 점검해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일반 사용자용 테스트 앱 출시는 2025년 1분기, 최종 서비스 출시는 같은 해 하반기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카나나가 실적 및 주가 반등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공개한 카나나는 AI 메이트가 동반된 또 하나의 채팅 플랫폼으로 구독형 BM(비즈니스 모델)을 계획 중이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카카오톡 내에서 채팅은 충분히 활성화돼 있어 카카오톡 이용과 동시에 AI 기능이 추가된 확실한 소구점이 제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업 실적 성장 가시성이 높지 않은 가운데 신규 서비스의 안착과 향후 실적 기여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가 상승 모멘텀이 부족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목표주가 4만8000원을 유지했다. 삼성증권은 가장 낮은 3만6000원을 제시했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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