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네타냐후에 체포 영장 발부한 ICC...국제 사회 끼칠 영향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체포 영장 발부
영장 집행은 ICC 회원국에 달려, 실효성 미미
다만, 국제사회서 이스라엘 고립될 가능성은 커져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반인도주의 범죄와 전쟁 범죄’ 혐의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21일(현지 시각)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ICC가 설립된 이후 서방의 민주주의 지도자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ICC 회원국인 전 세계 124개국에 입국할 경우 체포될 위험에 처했다. 다만, ICC 회원국이 영장 집행을 할 의무는 없기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다. 실제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3월 ICC로부터 체포 영장을 발부받은 이후 ICC 회원국인 몽골을 9월에 방문했지만, 체포되지 않았다.
체포 영장 발부의 근거는 2023년 10월 8일 시작된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공격과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 군의 대응 때문이다. 2021년 ICC 검사로 임명된 영국 변호사 출신 카림 칸 ICC 검사장이 지난 5월 체포 영장 발부를 신청했고, ICC 소속 3인 판사단이 이를 심리해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

ICC는 네타냐후와 함께 체포 영장을 발부받은 요아브 갈란트 전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이 2023년 10월 8일부터 2024년 5월 20일까지 반인륜 범죄와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봤다. 이들은 전쟁 수단으로서 기아라는 전쟁 범죄와 살인, 박해 및 기타 비인도적 행위라는 반인륜 범죄에 대해 형사 책임을 져야 한다고 믿을 만한 근거를 찾았다”고 했다. 이어 “고의로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지시한 전쟁 범죄에 대해 형사 책임을 져야 한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 ICC 회원국이 체포 영장 집행해야, 강제력 없어 실효성 적어
ICC가 체포 영장을 발부하면서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전 장관은 여행의 자유가 위축된다. ICC에 속한 124개 회원국이 체포 영장을 집행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ICC로부터 체포 영장을 발부받은 푸틴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체포하겠다고 하자, 구금될 수 있다는 우려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행사 참석을 취소한 바 있다.
일부 유럽 지도자는 ICC 회원국으로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체포 영장을 집행해야 하는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했다. 네덜란드 외무부 장관인 카스파르 벨트캄프는 “네덜란드는 ICC와 협력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아일랜드 외무부 역시 성명을 통해 “아일랜드는 ICC를 강력히 지지하며, 모든 국가가 ICC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하지만 ICC는 자체 경찰력이 없어 체포 영장을 집행하기 위해선 124개 회원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여기다 강제력이 없기에 ICC 회원국이 네타냐후 총리를 체포하지 않아도 된다. 이를 반영하듯 ICC 회원국인 영국은 체포 영장 집행과 관련해 입장이 모호한 성명을 발표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우리는 ICC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면서도 “영국은 국제법에 따라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민주주의 국가인 이스라엘은 하마스, 헤즈볼라와 도덕적으로 동등하지 않다”고 했다. 헝가리, 체코, 오스트리아는 ICC의 이번 결정을 비판했다.

여기다 이스라엘과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미국은 회원국이 아니며, 하마스와의 휴전 회담이 주로 열리는 카타르와 이집트는 ICC 회원국이 아니다. 결국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전 장관이 ICC 회원국에서 체포돼 ICC가 있는 헤이그로 이송되지 않는 한 재판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ICC가 기소한 주요 피고인으로는 푸틴 외에 집단 학살 및 기타 반인륜 범죄 혐의로 기소된 수단의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2011년 아버지인 무아마르 가카다피에 대한 봉기를 진압하면서 살인 및 박해를 한 혐의로 기소된 리비아의 사이프 알이슬람 카다피가 있다. 이들 중 누구도 ICC에 구금돼 있지 않다.
◇ 체포 영장 발부 자체로 “국제 사회 내 이스라엘 고립 가속”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체포 영장이 실제로 집행될 가능성은 작지만, 하마스와 치르고 있는 가자지구 전쟁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체포 영장 발부는 이스라엘이 세계 무대에서 지지를 얻으려는 노력에 도전하고, 미국과 이스라엘 동맹국을 곤경에 빠뜨린다”며 “서유럽 국가에게 진짜 난제를 안겨줄 것”이라고 했다. 예루살렘에 있는 이스라엘 민주주의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이자 유엔 인권 위원회 출신인 유발 샤니는 “체포 영장 발부는 국제 사회에서 이스라엘의 고립을 가속할 것”이라고 봤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체포 영장이 실제로 집행될 가능성은 다”면서도 “체포 영장 발부 자체만으로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전 장관에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이스라엘이 세계 무대에서 더욱 고립될 위험이 커졌다”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체포 영장이 발부된 직후 내놓은 성명을 통해 ICC의 결정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그 어떤 결정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 우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우리나라를 계속 방어할 것이다. 우리는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갈란트 전 국방부 장관 역시 “이스라엘 방위군이 이 전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며 “가장 힘든 시기에 이스라엘 방위 시설을 이끌 수 있어서 엄청난 영광이었고, 이스라엘을 수호하는 작전을 수행하는 우리 군을 지지한다”고 했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전 장관에 대한 체포 영장 발부를 신청한 칸 검사장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칸 검사장은 ICC 여성 직원을 성희롱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외부 기관이 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칸 검사장은 부적절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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