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일본? 진짜 맞나?···4년 전과 비슷한듯 다른 로하스-KT의 줄다리기
멜 로하스 주니어(34·KT)는 4년 전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궜다. 2020년 홈런, 타점, 득점 1위에 올라 타격 3관왕을 차지하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쥔 로하스에게 일본 구단이 달려들었다.
KT에서만 4년째 뛴 로하스는 KBO 최고 타자로 올라섰고, 최하위권이었던 KT는 그해 2위를 해 창단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나가며 이제 막 발돋움 하고 있었다. 로하스가 꼭 필요했던 KT는 당시 로하스를 붙잡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일본 구단들과 ‘머니 경쟁’은 사실상 불가하지만 KT는 당시 역대 외인 타자 최고 몸값을 보장하면서 다년계약까지 제시했었다.
그러나 빅리그 경험을 갖지 못하고 20대 중반 젊은 나이에 한국에 왔던 로하스의 꿈은 미국 진출이었다.
당시 일본프로야구 한신은 로하스를 ‘미국 진출’로 유혹했다. 당시 로하스와 2년 계약을 했고 그 중 2년차는 미국 진출시 선수가 옵트아웃을 행사할 수 있게 했었다. 요미우리와 경쟁했던 한신은 이 조건으로 로하스를 ‘획득’했다.
로하스는 일본에서 성공하지 못했다. 2년간 한국과 다른 일본 투수들에게 공략당해 미국은 물론 2년 뒤 재계약하지 못해 일본리그를 떠났다. 멕시칸리그에서 뛰던 로하스를 KT가 지난 시즌 마치고 다시 영입했다.
로하스가 떠난 뒤 외국인 타자 여럿을 거쳤지만 누구에게도 정착하지 못했던 KT는 다시 만난 로하스와 천생연분임을 확인했다. 돌아온 로하스는 올해 144경기 모두 출전해 타율 0.329 188안타 32홈런 112타점 108득점에 OPS(출루율+장타율) 0.989의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재계약 추진은 당연하다. KT는 현재 로하스와 협상 중이다. KT 구단 관계자는 “구단도 로하스도 서로 원하고 있다. 로하스가 KBO리그에서 계속 뛰고 싶은 마음은 있는 것 같다고 판단하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일본이 다시 등장했다. 일본 구단들이 다시 로하스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실체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올해 로하스가 4년 전 전성기 못지 않은 타격을 보여주기는 했으나 일본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떠난 지 2년이 되었고 그 사이 불과 1년 KBO리그에서 잘 했다고 다시 일본이 뛰어든다는 것 자체가 현실적이지 않다. KT도 반신반의 하는 듯 보인다.
4년 전에는 젊었던 로하스가 꿈을 쫓는 과정에서 협상이 길어졌고 결국 KT가 놓쳤다. 현재는 30대 중반이 된 로하스가 안정성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재입성하면서 몸값이 총액 90만달러로 이전에 비해 뚝 떨어지기도 했다. 로하스가 보여준 실적에 비해서는 낮았던 연봉을 KT도 상당히 높여주려 하고 있지만 협상은 조금 길어지고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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