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0㎞ 천연가스관’은 푸틴의 덫… 기다렸다는듯 시작한 우크라戰[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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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적인 제목의 이 책은 1000일을 넘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발트해 밑에 건설된 러시아의 천연가스관 노르트스트림을 둘러싼 유럽의 역학관계를 매우 구체적으로 추적한 논픽션이다.
노르트스트림 이전, 푸틴이 천연가스를 유럽에 수송하기 위해선 우크라이나에 설치된 가스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반면 러시아로선 눈엣가시 같은 우크라이나의 가스관을 대체하고 유럽의 에너지 수급을 주무를 수단으로 노르트스트림만 한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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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옹 반 렌테르겜 지음│권지현 옮김│롤러코스터

직관적인 제목의 이 책은 1000일을 넘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발트해 밑에 건설된 러시아의 천연가스관 노르트스트림을 둘러싼 유럽의 역학관계를 매우 구체적으로 추적한 논픽션이다.
노르트스트림의 건설 과정을 통해 이 비극적이고 소모적인 전쟁은 왜 시작됐는지, 21세기 러시아와 유럽의 관계는 어떻게 구축됐는지를 스릴러처럼 긴장감 있게 보여준다.
노르트스트림은 러시아에서 출발해 발트해를 지나 독일까지 무려 1230㎞에 이르는 천연가스관이다. 우크라이나 영역 밖에 있다. 총 4개의 파이프라인인데 2개씩 묶어 1번과 2번으로 구분된다. 2000년대 초반 빌리 브란트의 ‘동방정책’을 이어받은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으면서 시작됐다. 우크라이나를 관통하는 기존의 가스관을 대체할 수단으로 각광받으며 약 200억 유로(약 29조5000억 원)를 들여 2011년(1번)과 2021년(2번) 완공됐다. 그리고 러시아는 기다렸다는 듯이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는데, 전쟁 발발 7개월 뒤 돌연 노르트스트림이 폭파되며 전쟁이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사보타주(파괴공작)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러시아는 “앵글로색슨족”이 사건의 배후라고 지목했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어느 쪽도 뚜렷한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도대체 천연가스관이 뭐길래 전쟁통에 이 난리가 벌어졌을까.
대기자이자 칼럼니스트인 저자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노르트스트림은 단순한 천연가스관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적 운명이 걸린 군사 안보의 핵심이다. 노르트스트림이 정상 작동하면 우크라이나가 기존에 받던 가스관 사용료가 확 줄어든다. 연간 수십억 달러는 우크라이나에 적은 금액이 아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심각한 건 안보 문제다. 노르트스트림 이전, 푸틴이 천연가스를 유럽에 수송하기 위해선 우크라이나에 설치된 가스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따라서 러시아의 영토 회복이라는 최종적 목표에도 불구하고 함부로 공격할 수가 없었다. 가스관이 파괴되면 당장 천연가스의 최대 고객인 독일과 이탈리아 등이 들고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었다. 가스관 사용료 결제 문제로 양국은 수시로 갈등을 빚었으나 더이상 확대되지 않은 이유다. 이 기존 가스관이 러시아의 침략을 막는 성벽이었던 셈이다.
반면 러시아로선 눈엣가시 같은 우크라이나의 가스관을 대체하고 유럽의 에너지 수급을 주무를 수단으로 노르트스트림만 한 게 없었다. 푸틴에게 노르트스트림은 러시아의 잃어버린 영향력을 회복할 수 있는 지렛대이자 전략 무기였다. 푸틴은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체계적으로 덫을 놓았다. ‘소련의 위대함’을 되찾기 위해 마음을 벼리며 유럽 전역에 ‘트로이 목마’를 깔아놓았다.
노르트스트림은 이처럼 얽히고설킨 역사, 각국의 다른 손익 계산 속에서 만들어졌다. 냉전은 종식됐고, 세계화는 좋은 일이며, 러시아와 유럽의 평화는 영원하리라는 환상 속에서 탄생했다.
덫은 완벽해 보였다. 거의 성공할 참이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가 예상을 깨고 저항을 계속했다. 기대하지 않았던 미국이 또 한 번 유럽에 관여하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도 깨어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24시간 내 종전을 선언한 상황. 어쩌면 종전의 열쇠는 매우 가까이에 있다. 312쪽, 1만8700원.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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