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에 ICBM 쐈다 … 개전 후 최초
전세 우위 점하려는 우크라
美서 받은 에이태큼스 이어
英 스톰섀도까지 쏟아붓자
'대륙간탄도미사일' 강경대응
美, 우크라 채무 탕감도 추진
바이든 퇴임전 지원 총력전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자극을 받은 서방 진영이 우크라이나에 걸었던 미사일 빗장을 푼 데에 대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답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집권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과 영국의 전방위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 군과 러시아가 미사일 공방전을 강화하고 있다. 조기 종전을 약속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에 앞서 최대한 서방 지원 화력을 동원해 전선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21일 오전(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자국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ICBM을 발사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해당 미사일이 러시아 카스피해 인근 도시 아스트라한에서 발사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개전 후 ICBM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 측이 함께 발사한 Kh-101 순항 미사일 6발을 격추했다고 밝혔다고 통신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해당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중동부 산업도시 드니프로를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의 주장에 대해 러시아 크렘린궁은 확인을 거부했다.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ICBM 발사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군에 연락하기를 추천한다. 이 주제에 대해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 당국은 ICBM에 의한 피해 상황은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러시아가 발사했다는 ICBM이 어떤 모델인지 등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러시아 매체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아스트라한 기지에서 RS-26 ICBM 발사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곳에서 발사될 수 있는 미사일 중 유력한 것으로 ICBM RS-26 루베즈 미사일이 거론되고 있다.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러시아의 이날 공격으로 오전 5시 5분 우크라이나 전국에 공습경보가 울렸다. 현지 당국은 드니프로에서 오전 7시 15분쯤 폭발이 보고됐으며, 산업 시설과 주요 인프라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 피해를 보았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영국에서 각각 지원받은 에이태큼스(ATACMS)와 스톰섀도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한 직후에 이뤄졌다. 전날 블룸버그는 우크라이나가 영국에서 지원받은 공대지 순항 미사일 스톰섀도로 이날 러시아 본토를 처음으로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러시아 군사 블로거를 인용해 이날 북한군이 파병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마리노 마을에서 스톰섀도의 파편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스톰섀도가 마리노 마을의 군 지휘 본부로 추정되는 목표물을 타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목표물은 북한군과 러시아군 장교들이 사용하는 시설"이라고 전했다. 영국 매체 미러는 북한군과 러시아군 지휘관들이 은신해 있는 쿠르스크의 시설을 타격하기 위해 스톰섀도가 이용됐다고 우크라이나 군사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스톰섀도 이용에 대해 미국과 유사한 '묵인' 형태로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이날 하원 연설에서 "전장에서 우크라이나의 행동이 그 자체를 말해주는 것"이라면서 스톰섀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스톰섀도(프랑스명 스칼프)는 전투기에서 지상 목표물을 공격하는 공대지 순항 미사일로 작전 반경은 250㎞다.
아울러 미국 정부가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우크라이나에 대인지뢰를 지원하기로 했다는 언론 보도도 확인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정부에 비지속성 대인지뢰를 공급한다는 사실을 확인해줄 수 있다"고 밝혔다.
라오스를 방문 중인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도 대인지뢰 공급을 확인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러시아가 전차 등 기계화 부대를 앞세운 전쟁 초기와 달리 보병 부대 진격 작전으로 전술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임기가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사일 용도 제한 해제와 자금 지원에서도 전례 없는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채무 47억달러(약 6조5730억원)에 대한 탕감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 소문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주재 미국대사관과 스페인·이탈리아·그리스대사관이 운영을 중지했다. 이 소문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러시아의 심리전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ICBM 발사와의 연관성이 의심되고 있다.
[김덕식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제발 집 좀 팔아주세요”…마피 분양권까지 쏟아지는 지역, 어딘가 보니 - 매일경제
- “막내아들 최근 심장마비로 사망”…가는 모습도 못본 가수 진시몬, 오열 - 매일경제
- “얼굴이 말이 아니네요”…‘대장암 완치’ 유상무, 충격적 몰골, 왜? - 매일경제
- "정년, 연금수령 나이로 연장해야 … 내년 1월 발의" - 매일경제
- 軍검찰 항명혐의 박정훈 대령에 징역3년 구형…朴대령 “사령관 지시 세번 어기는 군인이 어딨
- 이재명 ‘사면초가’ 와중에…문재인 전 대통령 ‘고양이와 뽀뽀’ 사진 눈길 - 매일경제
- “좋은 일이 계속 찾아와”…송중기, 벌써 두 아이의 아빠 됐다 - 매일경제
- “널 가질 수 없다면 부숴버릴거야”…‘역대급 현대車’ 완전 공개, 가격은? [카슐랭] - 매일경
- 檢 김정숙 여사 소환 통보에...민주당 “윤석열 정부의 정치검찰다운 행태” - 매일경제
- 윤리센터,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 있었다’ 결론···‘문체부에 정몽규 회장·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