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같은 독재자에 푹 빠져”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당선인)는 제로섬 세계관을 가진 인물로 보였다.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독재자에게 매료된 것 같았다.”
“우크라이나 가입 시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안보를 우려했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직접 언급한 내용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는 사실이 그의 회고록을 통해 전격 공개됐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21일 독일 주간 디차이트를 인용, “메르켈 전 총리가 퇴임 3년 만에 출간한 회고록에서 이 같은 사실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2017년 3월 미국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당시 대통령이던 트럼프가 푸틴 대통령과 관련한 이야기를 듣기를 원했다”며 “트럼프는 동독 출신인 저와 푸틴 대통령과의 관계 등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고 회고했다. '
또 “그는 분명히 러시아 대통령(푸틴)에게 아주 마음을 다 빼앗긴 모습이었다”며 “그 뒤로 몇 년 동안 나는 전제적이고 독재적인 특성을 보인 정치인이 그를 사로잡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당시 “파리기후협정을 비롯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는데 우리는 두 가지 다른 차원에서 대화를 나눴다. 트럼프는 감정적인 차원에서, 나는 사실적인 차원에서 대화를 나눴다. 트럼프의 눈에는 모든 국가는 서로 경쟁 상태에 있고 한 나라가 성공하면 다른 나라는 실패하는 것으로 보고 있었다. 그는 협력을 통해 모든 국가의 번영 정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술회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또 “(트럼프가) 내 주장에 주의를 기울였을 때는 보통 새로운 비난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었다. 집으로 돌아왔을 때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대화를 통해 ‘(트럼프)와 연결된 세계를 위한 공동 작업은 없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메르켈 전 총리는 회고록에서 2008년 NATO 자체 안보에 대한 결과를 두려워해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에 반대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러시아의 입장을 분석(고려)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의 NATO 가입 문제를 다루는 것 자체에 대해 ‘극도의 부주의한 것’으로 표현했다.
그는 “NATO가입은 (한 국가의) 군사적 잠재력과 함께 국내 상황이 NATO 가입의 기준이 된다는 생각이었으며,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면 크림반도에 기반을 둔 러시아 흑해 함대와 우크라이나의 군대가 직접 충돌할 위험성이 고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재임 중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세계 금융위기, 유로존 위기, 유럽 난민 사태, 코로나 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독일 정부를 이끌었다.
메르켈 전 총리는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에 10년 연속 선정되면서 서구의 자유주의 가치를 수호하는 강력한 여성 지도자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러시아에 대한 유화정책과 대(對)러시아 에너지 의존 정책 등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메르켈 전 총리의 회고록인 ‘자유. 기억들 1954~2021(Freiheit. Erinnerungen 1954-2021)’은 메르켈의 오랜 보좌관이자 정치 고문 베아테 바우만과 공동 집필했다. 700쪽에 달하는 회고록은 독일어, 영어로 30여 개국에서 출간된다. 오는 26일 시판 예정이다.
동서독 분단 당시 동독에서 자란 메르켈은 물리학자 출신으로 2005년 11월 독일의 첫 여성 총리가 된 뒤 2021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게 권력을 이양하기까지 독일 연방총리를 무려 16년 역임했다.
정계를 은퇴하고 자연인이 된 메르켈 전 총리는 베를린 운터덴린덴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국정 자문역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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