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핫 클립] 천만 원의 배신, 약발 떨어진 출산지원금
초콜릿은 언제 가장 달콤할까요?
사랑하는 이가 줬을 때?
공짜로 먹었을 때?
'처음 맛봤을 때'라고 합니다.
하지만, 두 번, 세 번, 계속 먹으니 어떻던가요?
맛없다며 안 먹는 분도 있죠.
이런 초콜릿의 역설을 닮아가는 정책이 있습니다.
약발이 다해가는 듯한 '출산지원금' 얘기입니다.
전국이 월드컵으로 대동단결했던 2002년.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파격적 정책이 조용히 시작됩니다.
무대는 전남 함평군.
'전국 1호' 출산지원금을 시작합니다.
당시 제도명은 '신생아 양육비'.
지급액 1인당 10만 원 정도.
시작은 미약했으나 파장은 창대했습니다.
지자체마다 너도나도 도입합니다.
여든 야든 공약으로 내세우며 금액은 계속 커집니다.
가장 재미를 봤던 곳은 전남 해남군.
2012년부터 7년 연속 출산율 1위를 기록하며, 일명 '해남의 기적'을 씁니다.
어떻게 해남을 따라갈까….
2등만 해도 뉴스가 되던 때가 불과 몇 년 전입니다.
[KBS '뉴스광장'/2017년 10월 : "순창군의 지난해(2016년) 합계출산율은 2.02명으로 전남 해남에 이어 전국 2위를 기록했습니다."]
현재 스코어는 어떨까요?
전국 시군구 226곳 중 163곳이 출산지원금을 주고 있습니다.
10곳 중 7.2곳꼴.
서울 등 대도시를 빼면, 사실상 다 준다는 얘기입니다.
액수도 내려갈수록 많습니다.
첫째 자녀 기준 전남 고흥군, 천80만 원.
진도군, 천만 원 김제시, 8백만 원 순입니다.
근데 효과가 예전만큼 달콤할까요?
첫째 자녀에게 5백만 원 이상을 주는 시군구 24곳 중 15곳이 지난해 출산율이 줄었습니다.
사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주던 곳이 소수일 땐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었죠.
출산 전에 이사했다 지원금만 받고 다시 나가는 사례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초콜릿을 한두 곳만 줄 땐 몰리지만, 다 주면 초콜릿 인기가 있을까요.
출산지원금, 이대로 계속 가도 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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