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김수현·설경구·박은빈·류승룡·손석구·전지현·현빈…‘디즈니의 아들과 딸’은 누가 될까[스경X현장]
말 그대로 쏟아진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2025년은 디즈니가 한국의 콘텐츠 시장, 특히 드라마 판도에 핵심으로 부각할 태세다.
월트디즈니컴퍼니의 OTT 플랫폼 디즈니플러스는 2021년 11월12일 국내에 론칭했다. 첫 오리지널 드라마는 2022년 1월26일 공개된 ‘너와 나의 경찰수업’이었다. 2022년 9작품을 선보인 디즈니플러스는 2023년과 올해 11월까지 각각 8작품과 9작품을 선보였다.
하지만 2025년부터는 전략이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벌써 공개가 예정된 작품만 9작품이다. 그리고 각각의 작품 주연들의 무게감도 달라진다. 김혜수와 설경구, 박은빈, 김수현, 손석구, 류승룡, 강동원, 전지현, 현빈, 정우성 등이 디즈니의 ‘아들’과 ‘딸’이 되기 위한 경쟁에 돌입한다.
다른 OTT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에 대한 전략에 힘을 싣게 된 것은 최근 힘을 얻고 있는 ‘K-콘텐츠’의 위력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된 주요 시청시간 순위 15위 안의 로컬 오리지널 콘텐츠 가운데 한국 작품은 무려 9개였다.
게다가 지난해 공개된 ‘무빙’은 국내에서도 디즈니플러스의 입지를 근본적으로 바꿔놨다. 강풀 작가의 원작으로 초능력자 설정에 가족애, 우정, 사랑 등을 버무린 ‘무빙’은 국내외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등 성과를 냈다. 당연히 디즈니 측에서도 한국 오리지널의 파괴력을 체감했고, 더 큰 투자로 돌아왔다.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APAC 2024’는 이 한국 작품들의 위력을 체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디즈니플러스 측은 내년 공개되는 작품 중 무려 다섯 작품의 주연과 감독을 모두 초청했고, 이 행사에 초청된 500여 명의 취재진과 파트너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인 100여 명을 한국 취재진과 파트너로 채웠다.
그리고 20일 아시아 태평양 지역 프리미어 쇼케이스로 강풀 작가, 김희원 감독의 시리즈 ‘조명가게’를 선정해 단독 섹션을 부여했고, 이튿날은 오후를 모조리 한국 작품 소개에 할애했다. ‘트리거’와 ‘하이퍼나이프’ ‘파인:촌뜨기들’ ‘넉오프’ ‘나인퍼즐’ 등의 작품이 컨베이어 벨트에 실린 상품들처럼 전 세계 외신들에게 연이어 소개됐다.
2025년 디즈니플러스 한국 작품의 라인업은 시대와 장르, 캐릭터 등 모든 면에서 중복이 없다. 주지훈·박보영 주연의 ‘조명가게’는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에 있는 신비한 조명가게를 다룬 호러·스릴러·판타지 장르의 집합체고, 내년 1월 공개되는 김혜수·정성일 주연의 ‘트리거’는 공권력이 잡지 못하는 비리를 낚아채는 탐사보도팀의 취재기를 담았다.
7월 공개되는 ‘파인:촌뜨기들’은 류승룡·양세종·임수정 등이 출연하며 1976년 전남 신안 앞바다에 출몰한 보물선에서 모티프를 얻어 침몰한 보물선을 차지하려는 인간군상의 욕망과 암투를 그려낸 1970년대 시대극이다.
3월 공개되는 ‘하이퍼나이프’는 의사이자 살인마인 제자와 그를 나락으로 보낸 스승이 재회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 의학 스릴러물이다. 설경구와 박은빈이 기이한 사제관계를 펼친다. 상반기 첫 시즌이 방송되는 김수현·조보아 주연 ‘넉오프’는 IMF로 나락에 떨어진 주인공이 짝퉁시장의 제왕이 되는 내용이다. 김다미·손석구 주연 ‘나인퍼즐’은 형사와 프로파일러의 기묘한 공조 수사를 다룬다.
이밖에도 강동원·전지현 주연의 ‘북극성’, 현빈·정우성이 호흡을 맞추는 ‘메이드 인 코리아’, 로운·신예은 주연의 ‘탁류’, 지창욱과 도경수가 만나는 ‘조각도시’ 등 제작에 들어간 작품도 많다.
지금까지 많은 작품으로 국내 시장에 선도 OTT 플랫폼으로 뿌리를 내린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Mr.플랑크톤’ 이유미, ‘지옥’과 ‘선산’의 김현주, ‘오징어 게임’ ‘수리남’의 박해수, ‘D.P.’와 ‘기생수:더 그레이’의 구교환, ‘좋아하면 울리는’ ‘스위트홈’의 송강 등이 ‘넷플릭스의 아들’ ‘넷플릭스의 딸’ 등의 수식어를 나눠 가졌다.
그렇다면 이미 ‘무빙’으로 자리를 잡은 후 ‘파인:촌뜨기들’에 등장하는 류승룡, ‘카지노’에 이어 ‘나인퍼즐’에 출연한 손석구 등이 ‘디즈니의 아들’ 자리를 노릴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김혜수나 설경구, 박은빈, 전지현, 정우성, 현빈 등 한 번도 디즈니에 나서지 않았던 배우들이 이 수식어를 먼저 차지할 수도 있다.
결국 특정 플랫폼의 ‘아들’과 ‘딸’이 생긴다는 것은 대중의 선택을 받는 인기작품이 된다는 의미이고, 작품을 통해 제작자와 연출자, 배우의 신뢰가 생긴다는 말이다. 과연 ‘빅네임’이 쏟아지는 2025년 디즈니플러스의 라인업, 디즈니의 가족이 될 사람은 누구일까.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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