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마켓 갑질` 구글-게임4사 공정위 신고… 업계 "근거 없는 주장"

김영욱 2024. 11. 2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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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단체, 공정위에 신고
기업간 리베이트·특혜 주장
업계 "불법행위, 사실 무근"
정호철(사진 왼쪽부터) 경실련 정보통신위원회 간사, 방효창 경실련 상임집행위원회 부회장,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 협회장이 21일 서울 종로 경실련 2층 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고 취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김영욱 기자

게임 이용자 단체와 시민단체가 구글과 국내 게임사 4곳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구글이 앱마켓 수수료와 관련해 일부 게임사에 혜택을 제공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기업간 계약에 대해 리베이트, 특혜지원 등의 문제를 삼아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 한국게임소비자협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1일 서울 종로 경실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글과 게임 4사의 인앱결제 관련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에 대해 공정위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신고인은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 김민성 한국게임소비자협회장,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이다. 피신고인은 구글LLC, 구글코리아, 구글 아시아퍼시픽,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컴투스다.

구글이 일부 게임사에 독점 배포·인앱결제 관련 리베이트, 광고 입찰 담합 등 특혜를 제공하고, 배타조건부 거래 행위를 통해 불공정 경쟁을 유발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배타조건부 거래행위는 구글이 특정 모바일 게임사에 경쟁 앱마켓에 게임을 출시하지 않는 조건으로 앱마켓 피처링, 해외진출 지원 등을 제공하는 행위를 말한다.

미 법원은 올해 10월 7일(현지시간) 구글에 지난 1일부터 2027년까지 향후 3년 동안 효력이 있는 독점 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구글은 향후 3년 동안 인앱결제 수수료를 인하해야 하며,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신작을 출시하는 개인이나 단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발생한 수익을 공유할 수 없다. 인앱결제 수수료에 대한 대가를 해당 기업에 주는 것을 금지한 것이다. 그러나 구글이 국내에서 이 같은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게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2019년께 인앱결제 수수료에 대한 대가 성격을 띠는 수익공유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허그'를 운영했다.

시민단체들은 구글이 인앱결제 수수료를 그대로 둔 채 특정 기업에 특혜를 제공하는 것은 게임산업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며, 특혜를 받은 게임사들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구글이 지난해 공정위로부터 2016년 6월부터 2018년 4월까지를 기준으로 앱마켓 관련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등에 대해 제재를 받고 과징금을 부과받은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번 신고의 발단은 지난해 12월 에픽게임즈와 구글 간의 반독점 행위에 대한 소송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이 에픽게임즈의 손을 들어준 데 있다.

한편 시민단체가 인앱결제 갑질에 대해 국내 게임사들까지 신고 대상에 포함시켜 논란이 예상된다. 게임사들이 불법적으로 수익을 공유하고 지원받는 계약을 체결해 구글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과 불공정 거래 행위가 유지되도록 방치했다는 지적이다. 게임사별 과징금으로 엔씨소프트 271억원, 넷마블 178억원, 컴투스 79억원, 펄어비스 71억원을 납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게임사들을 절대적인 강자인 구글에 맞서 협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싸잡아서 매도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시민단체들이 문제로 삼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역시 구글에나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게임사들은 모바일 게임 의존도가 높아 구글·애플 플랫폼에서 퇴출당하면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다.

게임 4사는 "특정 플랫폼사의 영향력을 높이는 대가로 다른 회사나 이용자에게 피해를 준 사실이 없다. 불확실한 내용으로 회사와 주주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유감"이라며 "해당 주장이나 내용은 전혀 알지 못하는 내용이며, 타 앱마켓 출시 제한, 리베이트를 받거나 불공정 담합 등 불법 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없고 대가를 받은 바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게임사들이 인앱결제에서 이탈하면 입지가 흔들리는 게 현실"이라며 "어떤 이유로 지원했고 어떻게 선정을 했고 실제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제대로 확인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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