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검찰 '항명' 박정훈 대령에 징역 3년 구형…"군 기강 악영향"

박응진 기자 허고운 기자 2024. 11. 2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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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검찰이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 피해자 수색 중 순직한 해병대원 사건의 초동조사를 맡았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군 검찰은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진행된 결심 공판에서 상관명예훼손 및 항명 혐의로 기소된 박 대령에 대해 이처럼 선고를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군 검찰은 이 과정에서 박 대령이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을 통한 이 전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를 어겼다며 항명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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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령 "김계환 사령관으로부터 이첩 보류 명령 받은 사실 없다"
상관명예훼손 혐의엔 "VIP 격노설 빼곤 이해 못해"…내달 선고 전망
채 해병 순직사건 수사 이첩 관련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1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10차 공판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4.11.2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허고운 기자 = 군 검찰이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 피해자 수색 중 순직한 해병대원 사건의 초동조사를 맡았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군 검찰은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진행된 결심 공판에서 상관명예훼손 및 항명 혐의로 기소된 박 대령에 대해 이처럼 선고를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군 검사는 박 대령의 항명 혐의에 대해 "군의 기강을 담당하는 군사경찰 고위장교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중대한 범죄라고 할 수 있다"라며 "수사 개시 이후부터 현재까지 일체 부인하며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군 전체의 기강에도 큰 악영향 끼쳤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엄벌이 필요하다"라며 "법행의 중대성과 범위, 정황 등 여러 양형(요소를) 고려해 징역 3년을 선고해주시기 바란다"라고 했다.

군 검찰은 '상관의 정당한 명령에 반항하거나 복종하지 아니한 사람은 처벌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군형법 제44조에서 전시 등을 제외한 '그밖의 상황'에서 구형할 수 있는 최고 형량의 구형량을 제시했다.

박 대령은 지난해 7월 30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를 대면 보고했다. 이 전 장관은 보고서를 결재(서명)했다가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했지만, 박 대령은 8월 2일 관련 서류를 관할 경찰인 경북경찰청에 인계했다.

군 검찰은 이 과정에서 박 대령이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을 통한 이 전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를 어겼다며 항명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박 대령은 이날 피고인 신문 과정에서 "김 사령관으로부터 사건을 이첩 보류하라는 명령을 받은 사실이 없다"라며 "김 사령관은 이첩 중단을 시킬 명확한 의사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채 해병 순직사건 수사 이첩 관련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21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10차 공판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해병대 동기로 부터 생일 축하 선물을 받고 있다. 2024.11.2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그는 "김 사령관이 저에게 이첩 보류 명령을 3차례에 걸쳐서 했었다는데, 3회에 걸쳐서 수명하지 않으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도 이첩 보류 명령이 없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박 대령이 '저는 김 사령관으로부터 지시를 안 받은 것으로 하겠다'라고 언급했다고 한 이윤세 전 해병대 공보정훈실장의 진술은 "외압 없이 이뤄진 것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회의를 갖고 있다"라며 허위사실이라고 박 대령은 주장했다.

반면 박 대령 측과 야권이 '부당한 외압에 굴복한 사람'으로 지목한 이 전 장관과 김 사령관은 정당한 절차에 따라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고 법정과 국회 등에서 진술했다.

군 검찰은 또 박 대령이 이 전 장관이 부당하게 지휘감독권을 행사한 것처럼 여론을 조성하고 허위사실을 적시하는 등 상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박 대령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할 고의나 목적이나 의도는 전혀 없는 내용"이라며 "장관의 진술서 한 장 없는 경우가 도대체 어디 있나. 검찰의 자의적인 잘못된 입건이고 기소였다고 생각한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결국은 VIP(윤석열 대통령) 격노설 빼고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도 말했다.

'VIP 격노설'은 해병대원 사망사고 관련 해병대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놓고 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질책했다는 내용으로, 이 전 장관이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를 결재(서명)했다가 윤 대통령의 질책으로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군사법원은 그동안 9차례의 공판을 통해 이 전 국방부 장관과 김 사령관은 물론 사건 당시 국방부와 해병대, 대통령실 등에서 근무한 인원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군사법원은 이르면 다음달 박 대령에 대한 선고를 할 것으로 보인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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