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경제 강국이었던 독일이 위기에 처한 이유

김효선 기자 2024. 11. 2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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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유럽 최대 경제 강국의 지위를 누리던 독일이 심각한 경제적 위기를 맞고 있다.

주요 언론들은 독일의 구조적 문제점과 정치 혼란이 독일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일(현지 시각) 이코노미스트는 "독일의 기존 경제 모델이 붕괴 직전에 있다"면서 "제조업과 수출에 의존하던 전략이 약화하고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독일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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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유럽 최대 경제 강국의 지위를 누리던 독일이 심각한 경제적 위기를 맞고 있다. 주요 언론들은 독일의 구조적 문제점과 정치 혼란이 독일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폭스바겐 독일 엠덴 공장. /폭스바겐 제공

20일(현지 시각) 이코노미스트는 “독일의 기존 경제 모델이 붕괴 직전에 있다”면서 “제조업과 수출에 의존하던 전략이 약화하고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독일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경제 위기의 첫 번째 원인으로 혁신 부족을 꼽았다. 다니얄 바야즈 바덴뷔르템베르크 재무부 장관은 “독일은 기초 연구와 엔지니어링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신기술 도입에는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독일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침체 상태라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독일에서 마지막으로 성공을 거둔 대형 스타트업은 소프트웨어 기업 SAP로, 이는 1972년 서독 축구팀이 프란츠 베켄바우어의 지휘 아래 유럽 챔피언십에서 승리하던 시기에 설립된 회사다. 독일은 에스토니아보다 60배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유니콘’ 스타트업 수는 15배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문제는 전기차 시대에 대한 준비 부족이다. 독일 산업, 특히 중소기업 중심의 미텔슈탄트는 점진적 혁신에 의존하며 기술적 변화를 따라잡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그 중심에 있다. 독일은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 경제 대국이 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순성장은 거의 없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폭스바겐은 창사 87년 역사상 처음으로 공장 폐쇄를 고려하고 있으며 최대 3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중국과의 관계 변화도 독일 경제에 심각한 도전 과제로 떠올랐다. 2000년대와 2010년대에는 독일이 중국의 자동차, 화학제품, 정밀 기계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적합한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이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부상하며 독일의 주요 경쟁자가 됐다. 중국 제조업의 급성장은 독일의 자동차 기업뿐 아니라 미텔슈탄트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독일 제조업의 핵심이었던 중국 시장이 이제는 독일 기업들의 경쟁 무대가 된 셈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경제가 탈산업화와 글로벌 변화 속에서 기존 모델을 수정하지 않고서는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특히 공공 투자 확대와 같은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지만, 헌법 개정에는 의회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정치적 교착 상태가 이를 저지랑 가능성이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다음 연립정부가 공공 투자 확대와 같은 대규모 개혁에 나설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위한 정치적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독일 경제가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독일은 올라프 쇼츠 총리가 이끄는 신호등 연정이 붕괴한 뒤 조기 총선 압박이 거세지면서, 여야는 내년 2월 23일 조기 총선을 치르기로 합의했다. 원래 예정된 독일 연방의회 총선은 내년 9월 28일이었다. 각 정당은 이미 선거 운동 태세에 나서는 등 조기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BBC방송은 “앞으로 3개월 동안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이 정치적 혼란에 빠지게 됐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과 맞물려 유럽 경제 및 안보의 미래 상황이 불투명해졌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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