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수술 후 통증 덜어낸 롯데 최준용 “야구 보지 않으려다가도 보면서 동기부여…‘구최김’ 다시 재현할 수 있게 해야죠”[스경X인터뷰]

김하진 기자 2024. 11. 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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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최준용.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최준용(23)은 정확히 자신이 수술대에 오른 날짜를 기억했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재활 중인 최준용은 스포츠경향과의 전화통화에서 “8월6일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날 최준용은 우측 어깨 견관절 부분의 수술을 받았다.

수술대에 오르기까지 참고 견딘 시간이 꽤 길었다. 최준용은 “통증은 2022년 4월부터 있었다. 그 때는 주사를 맞아가면서 치료를 했다. 처음에는 호전이 되었는데 주사를 많이 맞아서 그런지 2023시즌을 마치고 병원에 갔더니 ‘수술을 해야한다’더라”고 말했다.

경남고를 졸업한 뒤 2020년 1차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최준용은 데뷔할 때부터 ‘롯린이(롯데+어린이)’였다. 어릴 적부터 롯데를 보며 야구 선수에 대한 꿈을 키웠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그랬기에 한창 프로 무대를 누벼야할 나이에 재활에만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수술 대신 ‘야수 전향’까지 생각했다. 최준용은 지난해 비시즌 동안 글러브 대신 배트를 손에 쥐었다. 하지만 주변의 만류도 있었고 김태형 롯데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서 투수로서 다시 마음을 다졌다.

올시즌 초반까지만해도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나왔다. 개막 후 한 달 동안 15경기에서 15.2이닝 5실점 평균자책 2.87을 기록하며 마운드 허리를 지켰다. 그러나 5월부터는 다시 통증이 시작됐다. 병원을 갔더니 “이제 수술을 할 때가 됐다”라는 소견이 나왔다. 그 때도 주사를 맞고 견뎌보려고 하다가 어깨 상태가 더욱 안 좋아지면서 마음을 먹게 됐다.

통증의 원인을 덜어낸 최준용은 다음 시즌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최준용은 “많이 좋아졌다. 아직 공 던지는 상태는 아니지만 12월 안으로 공을 던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증이 같은 부위에 안 생긴다면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롯데 최준용. 롯데 자이언츠 제공



사실 재활 기간 동안에는 최대한 야구를 보지 않고 싶었다. 최준용은 “수술하고 나서 야구를 절대 보지 말아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야구를 보면 하고 싶어지고 마음이 급해질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항상 야구가 시작하는 6시 반이면 이미 손은 야구 경기 중계를 켜고 있었다. 최준용은 “경기가 7회에 접어들 때에는 ‘내가 던지고 있어야되는데 뭐하고 있지’, ‘왜 이러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매일 들었다”라고 당시의 심경을 떠올렸다.

심지어 팀이 경기 후반부 뒤집힐 때에는 그 생각이 더 강해졌다. 그는 “내가 안 아프고 잘 던졌더라면 롯데가 올시즌 좀 더 좋은 위치에 있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돌이켜봤다.

동시에 강한 동기부여도 생겼다. 최준용은 “내가 이렇게 아쉬워하는 마음이 큰데, 복귀하면 경기 후반에 꼭 팀이 믿고 내는 투수가 내고 싶다라고 생각했다”며 “팀이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안 뒤집힐 수 있도록 안정감을 주는 투수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다행히 비시즌 동안 좋은 소식도 들려왔다. 최준용은 내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원중, 구승민의 잔류를 가장 바랐던 선수 중 하나였다. 최준용은 형들에게 “남아서 같이 해야하지 않겠나, 형들이 없으면 큰일 난다. 없다고 생각하면 답답하다. 나 혼자 못 던진다”라며 후배다운 ‘투정’도 부려봤다.

그리고 바라던대로 김원중과 구승민은 모두 팀에 잔류했다. 형들도 “올해 니가 없어서 아쉬웠다”라며 함께 마음을 모았다.

최준용은 2021년 ‘구최김’으로 불렸던 필승조가 다시 살아나길 바랐다. 최준용은 2021년 그는 44경기에서 47.1이닝 16실점(15자책) 평균자책 2.85를 기록하며 20개의 홀드를 거뒀다. 같은 해 구승민, 김원중과 함께 경기 후반부를 책임치며 ‘구최김’이라는 수식어도 생겼다. 최준용은 “구최김 명성을 찾을 수 있도록 형들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 이제는 롯데가 진짜 잘 할 때 된 것 같다”라며 희망을 키웠다.

프로 데뷔 후 6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최준용은 더이상 ‘유망주’나 ‘루키’가 아니다. 이제는 후배들도 많이 생겼다. 최준용은 “야구도 야구이지만 다른 외적으로도 후배들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이제는 어린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잘해야할 것”이라고 마음을 다졌다.

롯데 최준용. 롯데 자이언츠 제공



최근에는 팬들을 위해 노래 실력도 뽐냈다. 롯데가 팬들을 위해 개최한 팬 페스티벌에서 손호영, 고승민 등과 함께 데이식스의 ‘Welcome to the Show’를 함께 불렀다. 올해 1월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3라운드까지 진출한 경력이 있었던 최준용은 이번 행사에서도 가수 뺨치는 실력을 자랑하고 왔다. 최준용은 “비시즌에 노래하는게 조금 부담스럽긴 헸는데 구단 사장님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들었다. 그래서 이왕 하기로 한 거 잘 즐기고 왔다”라고 말했다.

이제는 야구에서도 잘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최우선 목표다. “안 아프고 싶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최준용은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항상 목표를 세워도 달성하기가 쉽지 않더라. 하는대로 하는 것”라고 했다.

그러면서 ‘롯린이’때부터 바랐던 팀의 가을야구 자리에 자신이 있기를 바랐다. 그는 “팀이 가을야구에 갈 수 있게끔 보탬이 되고 싶다. 그 때 투수진 중심에 내가 있기를 바란다”라며 거듭 바람을 표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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