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 감자’ 화성 위성들, 그들을 키운 밭은 소행성 잔해였다
화성 중력에 소행성 파괴…잔해 집약돼 위성 형성
태양계 4번째 행성인 화성의 위성 ‘포보스’와 ‘데이모스’가 먼 옛날 화성 주변에 접근한 소행성이 파괴되면서 생긴 부스러기의 뭉텅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두 위성의 형성 과정은 미스터리였지만, 슈퍼컴퓨터를 동원한 계산 끝에 이 같은 결론이 나온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에임스연구센터와 영국 더럼대 연구진은 화성에 딸린 두 개의 위성 포보스·데이모스가 과거 화성 근처에 접근한 소행성이 부서지면서 생긴 잔해로 만들어졌다는 분석을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이카루스’에 실렸다.
포보스는 반지름이 11㎞이고 화성 중심에서 9300㎞ 떨어져 있다. 데이모스는 반지름 6㎞, 화성과 2만3400㎞ 간격을 두고 공전한다.
연구진은 자신들이 보유한 슈퍼컴퓨터로 화성 근처에 소행성이 접근하는 시나리오 수백 개를 실행했다. 소행성 크기와 속도. 화성과의 거리 등을 다양하게 바꿔서 슈퍼컴퓨터를 돌린 것이다. 그러자 많은 시나리오에서 소행성 본체가 화성 중력을 이기지 못해 깨져버렸고, 이때 생긴 잔해 중 절반이 화성 주변에서 원반을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원반을 이룬 소행성 잔해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집약돼 결국 두 개의 위성이 됐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NASA 공식 설명자료를 통해 “잔해가 화성 주변에서 어떤 궤도를 형성하는지를 확인했다”며 “위성을 형성할 만한 재료가 된다는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우주 과학계에서는 그동안 소행성 잔해가 화성 위성의 재료가 됐다는 견해와 함께 특정 소행성이 화성 근처를 지나가다가 손상없이 포획돼 위성이 됐다는 가설이 맞서왔다. 이런 포획설에 설득력이 생길 만큼 포보스와 데이모스는 일반적인 소행성과 형상이 매우 비슷하기는 하다. 두 위성 모두 지구의 달처럼 동그란 공 형태가 아니다. 울퉁불퉁한 감자 형상이다.
그런데 이번 연구진 분석으로 인해 소행성이 부서지며 생긴 조각이 뭉쳐져 포보스와 데이모스가 됐다는 견해에 좀 더 힘이 실리게 됐다.
2026년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포보스에 탐사선을 보낼 계획이다. 포보스 표면에서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오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연구진은 “탐사선이 포보스에서 집중 관찰하거나 분석해야 할 물질을 선정하는 데 이번 연구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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