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배낭 속 200억짜리 '초콜릿'…"20만명분 마약이었다"

김예원 기자 2024. 11. 2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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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 명이 동시 투약 가능한 양의 필로폰을 한국으로 반입하려 한 해외 마약 밀매 조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 총책인 나이지리아인 A 씨(57) 등 18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나이지리아 마약청과 공조해 A 씨를 추적하는 한편, 이번 사건과 연계된 국내 조직원 등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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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의 노인들 운반책으로 이용해 수사 당국 의심 회피
나이지리아인 해외 총책, 이전 국내 마약 반입 전적…인터폴 적색 수배
경찰이 압수한 마약류.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제공)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20만 명이 동시 투약 가능한 양의 필로폰을 한국으로 반입하려 한 해외 마약 밀매 조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수사 당국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고령의 노인을 운반책으로 쓰고 탐지견 수색을 방해하려 커피 가루를 뿌리는 등 치밀하게 준비했지만 결국 적발됐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 총책인 나이지리아인 A 씨(57) 등 18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운반책 중 하나인 스웨덴인 B 씨(62) 등 6명은 구속됐으며, A 씨에 대해선 인터폴 적색 수배 공조를 완료한 상태다.

경찰은 올해 3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A 씨가 국내에 필로폰을 유통하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 이들의 뒤를 쫓아왔다. 지난 4월엔 멕시코에서 필로폰 3㎏을 들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B 씨를 서울 강남구의 호텔에서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필로폰이 B 씨로부터 무사히 전달받은 것처럼 위장, 경기 평택시 등에 있는 약속된 거래 장소로 나가 이를 건네받으려 현장에 대기 중이던 유통책들을 검거했다. 이때 얻은 정보를 토대로 경찰은 지난 10월 필로폰 3㎏을 들고 국내로 입국한 캐나다 국적 운반책 C 씨(78) 등도 함께 검거했다.

B 씨가 가지고 있던 필로폰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멕시코 초콜릿 포장지로 개별 포장된 상태였다. C 씨가 운반한 필로폰은 마약이 든 배낭에 커피 가루를 골고루 뿌려 놔 공항 탐지견을 피하려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을 통해 국내로 들어온 마약은 필로폰 6.15㎏이며, 시가 200억 원 상당이다. 이번에 검거된 해외 운반책 중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적인 D씨(71)가 가져온 필로폰 2㎏는 경찰 수사 착수 전인 지난해 12월 이미 국내에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B 씨는 복권 당첨금을 수령하게 해주겠다는 온라인 메신저에 속아 마약류를 운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C씨 등 다른 운반책들도 대출이나 투자금을 받게 해줄 테니 국내 관계자에게 선물을 전달해달라는 해외 메신저에 속아 넘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평택시에서 경찰이 마약 운반을 위해 현장에 나온 나이지리아 국적 유통책을 검거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제공)

이들은 모두 60~70대 사이 연령대의 노인으로, A 씨 조직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이들을 포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 수사 결과 이들은 비행기표와 여행 경비 등을 제외하곤 따로 A 씨 일당으로부터 금품 등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A 씨는 7년 전 한국에서 머물다 외국인을 상대로 대마를 거래해 검거,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해외 추방된 전력이 있다. 이후 그는 나이지리아에 머물며 해외 메신저 등을 통해 한국에 마약류 밀반입을 반복해 왔다. 한국은 동남아, 남미보다 마약 유통 단가가 높아 밀수에 성공할 시 높은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경찰은 지난 2021~2023년 국내에서 발생한 필로폰, 대마 밀수 사건 3건도 A 씨의 지시 하에 이뤄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 밀수 사건으로 구속된 4명과 A 씨를 포함한 나이지리아인 7명을 형법상 범죄집단 조직가입활동죄로 별도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나이지리아 마약청과 공조해 A 씨를 추적하는 한편, 이번 사건과 연계된 국내 조직원 등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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