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측근’ 인도 재벌, 미국서 사기·뇌물 혐의로 기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측근이자 인도 최대 부호 고탐 아다니 아다니그룹 회장(62)이 미국에서 사기 및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됐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뉴욕동부지검은 증권사기 등 공모 혐의로 아다니 회장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그의 조카이자 신재생에너지 업체 아다니 그린에너지의 임원 사가르 아다니, 이 회사의 다른 임원 브니트 자인도 같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미국 투자자를 포함한 국제 금융사에게서 수십억달러(수조원)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재무제표를 위조한 혐의를 받는다.
아다니 회장은 태양광 발전소 사업 특혜를 위해 인도 정부 공무원에게 뇌물을 건넨 의혹도 있다. 이 혐의 관련해선 아다니 그린에너지 전직 임원 2명과 캐나다 투자회사 전 직원이 해외부패방지법(FCPA)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사업은 20년 동안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 수익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법은 외국에서 벌어진 부패 혐의라 하더라도 미국 투자자나 미국 시장과 관련된 경우 연방검찰이 수사할 수 있도록 한다.
검찰은 “이들은 인도 정부 공무원에게 2억6500만달러(약 3707억원) 이상 뇌물을 공여하고, 투자자와 은행을 속여 자금 수십억달러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아다니 회장을 ‘누메로 우노’(Numero uno·가장 중요한 것), ‘빅 맨’ 등의 코드명으로 지칭했으며, 사가르 아다니는 자신의 휴대폰으로 뇌물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했다.
아다니 그룹은 이에 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아다니 그룹은 지난해부터 연달아 수난을 겪었다. 지난해 초 행동주의 펀드 ‘힌덴버그 리서치’는 아다니 그룹이 주가 조작과 분식회계에 관여했다는 보고서를 내놓고 기업가치 하락에 거는 매도 포지션(공매도)을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가 아다니 그룹의 주가가 부풀려져 있다고 지적하며 아다니 그룹의 시가총액은 한때 1500억달러(약 205조원) 이상 타격을 입었다.
이어 아다니 회장과 모디 총리의 친분도 도마에 올랐다. 둘 다 구자라트주 출신이며, 아다니 회장은 모디 총리가 구자라트주 총리였던 시절부터 가까운 사이였다. 아다니 회장의 자산은 모디 총리 집권 기간 2000% 이상 증가했다고 알려졌다. 지난해 인도 야당은 아다니 그룹과 모디 총리의 유착 의혹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다니 회장은 16세에 학교를 중퇴해 성공한 사업가의 신화를 썼다. 1988년 창립한 아다니 그룹은 40년도 되지 않아 공항, 해운, 에너지, 유통 등을 석권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아다니 회장은 자산 698억달러(약 97조6500억원)를 보유해 세계에서 22번째, 인도에서 2번째로 부유한 사람이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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