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한 尹대통령, '인적개편·양극화 타개' 쇄신 과제 주력
내년 초 양극화 종합 대책 尹대통령이 직접 발표 준비
트럼프발 불확실성 대비·한중관계 개선에도 진력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21일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쇄신 과제에 주력할 전망이다.
내각과 대통령실 개편을 통해 인적 쇄신의 면모를 보이고, 임기 후반기 키워드로 삼은 '양극화 타개'를 목표로 국정 운영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외교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첫 회담을 준비하는 한편, 그간 미진했던 한중 관계 강화에도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대국민담화·기자회견에서 "적절한 시기에 인사를 통한 쇄신의 면모를 보여드리기 위해서 벌써 인재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APEC·G20 순방 귀국 일정에 맞춰 인적 쇄신을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해왔다. 윤 대통령은 귀국 직후 검증 작업이 진행된 인사 파일을 보고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내각에서 교체 대상으로는 지난 4월 총선 패배 이후 사퇴 의사를 밝힌 한덕수 국무총리가 거론된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국회 인준이 필요한 국무총리 교체는 적지 않은 부담인 것이 사실이나, 강력한 국정 쇄신 의지를 보이기 위해 총리 교체 카드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총리 후보군으로는 6선인 주호영 국회부의장, 5선인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 호남 출신인 이정현 전 의원,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등이 거론된다.
임기 초반부터 재직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주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 '장수 장관'의 교체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장기간 공석인 여성가족부 장관과 정부조직법 개정 이후 신설될 부총리급 인구전략기획부 장관 인선 작업도 진행 중이다.
대통령실 인적 개편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른바, '한남동 7인회'로 지칭된 참모 라인에 대한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음주운전으로 징계받고 복귀해 논란이 됐던 강기훈 국정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 대한 인사 조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강 선임행정관은 2개월 정직 징계를 받은 뒤 일단 업무에 복귀했으나, 사실상 자진 사임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지원해 낙하산 논란을 샀던 강훈 전 대통령실 정책홍보비서관은 지난 8일 지원을 자진 철회했다.
다만, 본격적인 개각과 대통령실 인사 개편은 인사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되는 다음 달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인적 쇄신 시기에 대해 "내년도 예산 심의와 미국 새 정부 출범 등이 한두 달 사이에 전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 등까지 감안해 시기는 조금 유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임기 후반부의 국정 우선 목표로 삼은 '양극화 타개'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조만간 발표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책을 비롯한 양극화 해소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 대통령실은 소득·교육 양극화 해소 방안을 망라한 종합적인 양극화 타개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소득·교육 불균형 등 양극화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구체적인 정책은 윤 대통령이 신년 초 직접 발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대책 마련에도 진력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를 통한 무역장벽 강화와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등을 공언해온 만큼 트럼프발 불확실성 대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APEC·G20 순방 기간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은 무산됐으나,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 정상 간 친분을 쌓기 위한 사전 회동을 위해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내년 1월 20일 트럼프 당선인 취임 후 최대한 이른 시기에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해 한미동맹을 다지고, 안보·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할 계획이다.
이번 순방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통해 해빙 분위기가 조성된 한중 관계에도 각별한 신경을 쏟을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년여 간의 노력 끝에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체계가 정상 궤도에 올랐다는 자신감을 토대로 그간 미진했던 한중관계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브라질 일간지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에 있어 미국과 중국 양국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한중 정상회담은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이 서로 상대국 정상을 초청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특히, 내년 가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참석할 가능성이 큰 만큼, 시 주석의 방한을 전후로 한중관계 복원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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