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선수들 다시 만날 기회 생겼다” 새 사령탑이 원했던 취임 선물, NC 하트의 최우선 순위는 역시 빅리그 복귀

심진용 기자 2024. 11. 2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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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 하트. NC 다이노스 제공



NC 카일 하트가 지난 9월 25일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을 마치고 공필성 당시 감독대행과 포옹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제공



이호준 NC 감독은 취임 회견에서 “하트 선수를 잡아달라. 그게 취임 선물이다”라고 했다. NC 외국인 투수 카일 하트(32)는 올 시즌 157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69에 182탈삼진, 13승 3패를 기록했다. 이런 투수를 놓치고 싶은 감독은 아무도 없다. 구단 역시 하트 재계약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 외부 FA 영입 없이 조용한 겨울을 보내는 중이지만, 하트만큼은 붙잡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조건은 이미 제시했고, 꾸준히 소통하며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러나 과제 난이도가 높다. 최근 수년간 성공사례가 이어지면서 메이저리그(MLB)도 KBO산 역수입에 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 미국 야구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는 최근 올겨울 최고 FA 50명을 선정하면서 하트를 48위로 평가했다. 올 시즌 일본과 한국에서 뛴 선수 중 유일하게 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다.

팬그래프는 하트에 대해 “MLB 시절과 비교해 직구 구사 비율을 올렸다. 그 덕분에 최고 구종인 슬라이더를 헛스윙 유도 구종으로 더 자주 사용할 수 있었다”고 적었다. 이어 “5선발 혹은 6선발 타입으로 보인다. 직구 위주 피칭을 하지만 구속의 한계로 빅리그 타자한테는 통하지 않을 위험이 있다”면서도 ‘3년 2400만 달러’ 계약까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3년 2400만달러는 지난해 에릭 페디가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맺은 2년 1500만달러보다 더 좋은 계약이다. NC뿐 아니라 KBO 그 어느 구단도 경쟁할 수 없는 액수다. 정말로 이 정도 조건이 들어온다면 NC 입장에선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

선수 본인도 당연히 MLB 리턴 욕심이 강하다. 하트는 21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지역 매체인 매스라이브와 인터뷰(하트는 매사추세츠주 MLB팀 보스턴에서 데뷔했다)에서 “더 잘할 수도 있었겠지만, 전반적으로 괜찮았던 것 같다”면서 “MLB 팀들로부터 관심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0년 메이저리그 보스턴 소속이던 카일 하트가 투구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하트는 “다시 NC와 함께하거나 일본에서 기회를 얻을 가능성도 있다. 나는 열려있다”면서 잔류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시장 상황이 좋고, 모든 게 잘 풀릴 거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조건이 허락한다면 최우선 선택지는 미국 복귀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그는 이어 빅리그로 돌아갈 가능성이 생긴 것에 대해 “동기부여가 된다. 돌아갈 기회가 생겼고, MLB 선수들과 다시 맞붙을 기회가 생겼다. 더 열심히 준비하고, 올 한 해 했던 것들을 더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긴 여정이었다. 앞으로 몇 달 안에 뭔가를 이뤄낼 수 있다면, 그 순간은 정말 달콤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트는 11월30일까지 계약 돼 있다. 매스라이브는 “NC는 하트와 적극적으로 재계약을 시도할 것이고, 하트는 그에 대한 존중의 의미로 계약기간까지는 MLB 팀들과 본격적으로 협상하지 않을 계획이지만 모든 옵션을 고려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전했다.

이후 벌어질 일들과 별개로, 하트는 한국에서 보낸 올 한해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나는 평생을 오하이오와 켄터키, 인디애나에서 보냈다. 여행이라곤 멕시코 칸쿤과 캐나다를 가본 게 전부다. 그래서 아시아로 간다는 건 큰 경험이었고, 개인적으로도 좋은 일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가장 크게 배운 건 ‘존중’이다. 그들은 야구에 대해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내게도 크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하트는 올 시즌 좋은 성적의 비결로는 3가지를 꼽았다. 봄 전지훈련에서 NC 코치들의 도움으로 슬라이더를 다시 가다듬었고, 시즌 내내 일관되게 구사할 수 있었다. 140㎞ 초반대에 머물렀던 직구 구속이 올해 평균 146㎞까지 오른 것도 크게 도움이 됐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선발 로테이션을 확실하게 보장받은 상태에서 안정적으로 등판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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