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골대는 수비…무패라고 좋아할 일인가요?

황민국 기자 2024. 11. 2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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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력은 화끈하지만 ‘5경기 5실점’ 수비는 구멍
잦은 실수·허술한 뒷공간 보완 안하면 본선가도 걱정
팔레스타인 자이드 퀸바르가 19일 요르단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한국과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북중미로 향하는 홍명보호는 팔레스타인 원정을 끝으로 2024년 항해를 마쳤다.

2026 북중미 월드컵 티켓이 걸린 3차예선에서 무패 행진(4승2무)를 벌이고 있는 한국 축구는 11회 연속 본선 진출에 대한 희망과 함께 일부 숙제를 동시에 확인했다.

홍명보 감독(55)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19일 요르단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B조 6차전 팔레스타인과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날 무승부로 한국은 승점 14점을 확보해 2위 이라크(승점 11)에 승점 3점이 앞선 선두를 유지했다.

3차예선은 각 조의 1~2위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고, 3~4위는 4차예선에서 남은 2.5장의 본선 티켓을 다투게 된다. 아직 패배가 없는 한국이 지금과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이르면 내년 3월 조기에 본선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

한국 축구가 3차예선에서 순항하는 비결은 역시 화끈한 공격력이다. 지난 9월 팔레스타인과 첫 경기에서 침묵한 것을 제외하면 5경기에서 12골을 쏟아냈다. 부상에서 돌아온 ‘캡틴’ 손흥민(32·토트넘)이 3골을 터뜨린 것을 비롯해 오세훈(25·마치다), 이재성(32·마인츠), 오현규(23·헹크) 등 멀티골을 넣은 자원만 4명이다.

12골 가운데 4골이 벤치 멤버(오현규 2골·주민규 1골·배준호 1골)의 발 끝에서 나오면서 주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효과도 나왔다. 일각에선 측면 공격에 의존한다는 비판도 있었으나 최근 이재성과 황인범(28·페예노르트)이 패싱 게임으로 만들어가는 중앙 공략도 한층 강력해졌다. 팔레스타인처럼 거칠면서 밀집 수비에 능숙한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는 해법만 찾으면 공격 전술의 완성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평가다.

수비는 여전히 빈 틈을 노출해 비교된다. 한국이 골득실에선 +7로 B조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실점(5실점)만 따진다면 2위 이라크(3실점)만 못하다. 그도 그럴 것이 무실점을 기록한 경기는 단 2경기(팔레스타인 0-0 무·요르단 2-0 승)였다. 이라크는 5경기다.



한국의 수비가 취약한 것은 수비 조직력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영향이 크다. 유럽에서 톱 클래스로 분류되는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의 중앙 수비 파트너를 찾아가는 과정이고, 좌우 풀백은 아직 주전이 정해지지 않았다.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으로 상대 공세를 막아내고 있지만, 누구 하나 실수라도 저지르면 무너지는 일이 종종 나온다. 믿었던 김민재 역시 팔레스타인과 리턴 매치에서 어처구니 없는 백패스 실수로 선제골을 헌납했다. 쉽게 갈 수 있었던 오만 원정 역시 1-0으로 앞선 상대 세트피스 상황에서 정승현(30·알와슬)의 자책골로 잠시 고전했다. 잦은 실수를 떠나 측면 크로스에 수비 뒷공간이 허물어지는 빈도가 너무 높고, 세트피스 수비도 아직 완성도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끈한 공격과 달리 허술한 수비는 본선 경쟁력과도 연결되는 문제다. 3차예선에선 실점 위기도 상대 실수로 넘길 수 있지만, 유럽과 남미 강호들이 참가하는 본선은 위기가 곧 실점이다. 현역 시절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수비수였던 홍 감독도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3차예선이 재개되는 내년 3월까지 수비 보완에 힘을 기울여 스스로를 증명해야 한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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