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인종차별과 싸울 수 없다" 비니시우스, 11월 A매치 모두 부진...브라질 대표팀 5년 동안 5골 2024년 마무리
[OSEN=정승우 기자]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4, 레알 마드리드)가 또 다시 인종차별에 대해 이야기했고, 또 다시 부진했다. 브라질 대표팀 5년 차인 그는 득점 없이 11월 A매치 일정을 마쳤다.
브라질 대표팀은 20일 오전 9시 45분(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바이아주 사우바도르의 아레나 폰치 노바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 12라운드에서 우루과이에 1-1로 비겼다.
이로써 브라질은 승점 1점만을 획득, 승점 18점(5승 3무 4패)으로 남미 예선 5위에 자리했다. 우루과이는 2위(승점 20점)를 지켰다.
브라질은 지난 15일 치른 베네수엘라전에서도 1-1 무승부를 거뒀다. 11월 A매치 2경기에서 승점 2점만을 획득하며 팬들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올해 A매치를 마무리했다.
브라질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이고르 제주스가 최전방에 자리했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하피냐-사비뉴가 공격 2선에 섰다. 브루노 기마랑이스-제르송이 중원을 채웠고 아브너-가브리엘 마갈량이스-마르퀴뇨스-다닐루가 포백을 꾸렸다. 골키퍼 장갑은 에데르송이 꼈다.
전반전 양 팀은 7개, 4개의 슈팅을 주고받으며 부지런히 서로의 골문을 겨냥했다. 브라질은 65%의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전 양 팀은 상대 수비 공략에 실패했고 0-0으로 전반을 마쳤다.
선제골은 우루과이가 터뜨렸다. 후반 10분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아라우호가 박스 앞에 비어 있던 발베르데에게 패스했고 발베르데는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브라질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후반 17분 하피냐가 올린 크로스가 우루과이 수비에 맞고 나왔고 이를 박스 바깥에서 대기하던 제르송이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이후 양 팀은 리드를 위해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지만, 추가 득점 없이 1-1로 마무리됐다.
이번 경기에서도 비니시우스는 활약하지 못했다. 비니시우스는 2000년생 브라질 국적 윙어로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에서 주전 윙포워드로 맹활약 하고 있다. 재빠른 스피드로 상대 수비 뒷공간을 공략하면서 뛰어난 밸런스를 바탕으로 한 민첩한 드리블로 수비를 괴롭힌다. 골 결정력이 단점으로 지적받았지만, 2021-2022시즌 이후 이 문제를 해결하면서 무결점에 가까운 측면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이러한 활약에 브라질 대표팀이 거는 기대도 크다. 비니시우스는 2019년 9월 브라질 A대표팀에 데뷔해 올해로 5년째 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벌써 37번째 A매치를 치렀다.
비니시우스의 가장 큰 단점은 브라질 대표팀에서는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가 5년 동안 브라질 유니폼을 입고 기록한 골은 5골이 전부다.
지난 15일 치른 베네수엘라전에서 비니시우스는 페널티 킥을 실축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데 실패했다. 해당 경기에서는 심판을 향해 욕설을 뱉고 상대 선수에게 시비를 거는 등 추태를 부리기도 했다. 뒤이어 20일 우루과이를 상대로 반등을 노렸으나, 이번 경기 역시 비슷했다.
이 경기 비니시우스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77%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고 슈팅도 4번이나 때렸다. 그러나 유효 슈팅은 없었다. 드리블 성공은 2회에 그쳤고 기회 창출은 기록하지 못했다.
앞서 축구 전문 매체 '푸트 붐'은 18일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는 네이마르의 빈자리를 메우기 어려운 수준이며 브라질 대표팀을 향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고 전한 바 있다.
푸트 붐은 "비니시우스의 부진을 향한 우려가 커진다. 그는 지난 10월 발롱도르 수상에 실패했고 이후 대표팀에서 자신의 폼을 되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네이마르의 잠재적 후계자로 여겨졌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활약은 네이마르를 메꾸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라고 짚었다.
경기를 앞두고 비니시우스는 브라질축구연맹(CBF)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그는 다시 인종차별에 대해 이야기했다.
스페인 매체 '아스'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비니시우스는 "지난 3개월 동안 우리는 이미 3, 4 명을 감옥에 집어넣었고, 그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만들었다. 우린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라며 인종차별 행위를 범한 이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난 스페인에서 뛰고 있고, 그곳에서 많은 고통을 겪었다. 지금도 고통은 여전하다. 물론 CBF처럼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집단이 있어 고통은 줄어든다"라고 말했다.
비니시우스는 지난 9월 여러 차례 인종차별을 당한 끝에 "2030년 이전까지 스페인의 인종차별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월드컵 개최지를 다른 장소로 옮겨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2030년 개최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은 스페인을 비롯해 모로코, 포르투갈에서 공동 개최한다.
그는 "스페인은 의식이 좀 더 성숙해져야 한다. 피부색으로 사람을 모욕하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깨달아야 한다"라며 스페인 전체를 '인종차별 국가'라고 일반화했다. 이에 다니 카르바할, 루이스 데 라 푸엔테 스페인 대표팀 감독 등 여러 축구계 인사들이 이 발언이 적절치 않았다고 지적했다.
20일 보도에 따르면 비니시우스는 "나는 내가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 잘 알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할 수는 없다. 흑인들이 지금까지 겪어온 모든 문제를 나 혼자서 해결할 수 없기에, 나는 항상 이것이 모두가 함께 싸워야 할 문제라고 말해왔다"라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내가 가진 영향력과 강점, 그리고 존재감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 나는 이러한 것들을 가지지 못했거나, 두려움 속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했거나, 혹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이 그들의 이야기를 외면한 이들을 대신해 이야기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다른 선수들, 그리고 우리를 돕기 위해 함께해준 모든 사람들과 손을 맞잡고 계속 싸워나갈 수 있음에 큰 기쁨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강하게 나아가자. 지금 이 순간과 가까운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이라고 덧붙였다.
비니시우스는 경기에 앞서 인종차별과 관련해 또 다시 메시지를 전했지만, 경기장에서의 부진까지 털어버리지는 못했다. 비니시우스는 11월 A매치 두 경기에서 모두 부진하며 2024년 브라질 대표팀 일정을 마쳤다. 그는 오는 2025년 3월 A매치 6번째 득점을 노릴 예정이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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