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 대박나더니‥디즈니+ 강풀 작가만 찾는 이유[디즈니 인 싱가포르]

박아름 2024. 11. 21.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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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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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뉴스엔 박아름 기자]

디즈니+가 또 한 번 강풀 작가와 손을 잡았다.

11월 20일 오후 (현지시간) 싱가포르 샌즈 엑스포&컨벤션 센터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강풀 작가를 비롯해 김희원 감독, 배우 주지훈 박보영이 참석해 작품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조명가게’는 ‘무빙’ 이후 강풀 작가와 디즈니+의 두 번째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으로 강풀 작가가 다시 한 번 대본을 집필하고 배우 김희원이 첫 시리즈 연출에 도전한다.

'한국 웹툰의 아버지'라 불리는 강풀 작가는 창작 과정에 대해 "항상 이야기를 생각하고 만들 때 그 중심에 사람을 두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이야기에서 어떤 사람들이 움직이고 행동하는지, 어떤 관계인지에 가장 중점을 둔다. 전체 이야기 흐름 자체가 전부 다 그 과정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무빙' 대박 이후 '조명가게'로 또 한 번 드라마 집필을 맡게 된 강풀 작가는 "부담된다"면서도 "'구멍가게'는 '무빙'과는 결이 다른 이야기지만 같은 이야기라 생각한다. '무빙'에서도 등장인물 중심으로 생각했고 '조명가게'도 등장인물 중심으로 생각했다. 사실 '무빙'은 장르물이지만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조명가게'도 장르물인데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호러 장르가 길게 드라마로 나오는 게 흔치 않아서 이걸 어떻게 시청자들이 바라볼까 부담도 된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하지만 이내 강풀 작가는 "재밌기 때문에 자신있다"며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풀 작가는 원작과 다른 점을 묻자 "13년 전 '조명가게'를 만화로 그렸다. 드라마에서는 만화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이야기를 푸는 것을 입체적으로 했기 때문에 이야기는 비슷한 것 같지만 많이 다르다. 넓어졌기보다는 좀 더 깊어졌다. 그림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감동이나 스펙터클한 것도 영상으로 무척 마음에 들게 나왔고 원작보다 훨씬 더 풍성해졌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강풀 작가는 디즈니+와 연달아 협업하게 되어 주목받고 있다. 강풀 작가는 "누구나 내일 일을 모른다. 나는 20년 만화만 하다가 드라마 극본 작가를 하게 됐는데 처음엔 '무빙'할 때만 해도 만화를 돌아가야 할 고향처럼 생각했다"며 "일단 '무빙'이 잘됐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디즈니+와 내 색깔이 잘 맞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그 이유를 분석했다. 또 강풀 작가는 "사실 '무빙'을 했을 땐 OTT에서 흔하지 않은 20부작이었다. 그 바로 다음 작품으로 초반부터 같이 해보자 얘기를 했는데 디즈니+가 계속 나와 같이 하는 이유는 디즈니+가 알 것 같다. 난 잘 모른다. 계속 잘해보겠다"고 말했다.

왜 디즈니+가 계속 강풀 작가를 찾는지 이에 대한 답은 김희원이 대신 내놨다. 김희원은 "어렸을 때 전세계 어린이들이 디즈니 만화나 영화 드라마를 보고 많이 울고 웃었다. 그걸 보고 자랐다. 그 정서가 움직인 것이다. 이 지구에 사는 모든 인간의 정서는 다 같다고 생각한다. 근데 강풀 작가님 작품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정서가 있다. 그래서 나도 그것에 움직였고 배우들도 그 정서를 연기했다. 내 나름대로는 그게 작품에 녹아있다 생각한다. 디즈니+가 그래서 좋아하는 것 같다. 앞으로 인간이 똑같이 느끼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니까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디즈니+에서 강풀 유니버스가 형성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기대감 역시 증폭되고 있는 상황. 강풀 작가는 "만화 쪽에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드라마 쪽에서 가능한 지는 의문이다. 계속 나와야 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조명가게'만 생각하고 있다"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김희원의 감독 데뷔도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조명가게'로 연출 데뷔 신고식을 치르게 된 김희원 감독은 "첫 촬영날이 기억 난다. 떨렸다. 어느 정도까지 오케이를 해야 사람들이 재밌게 보고 공감할까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런 차원에서 이 '조명가게'가 어떻게 보면 독특한 드라마다. 그런데 사람들한테 공감이 돼야 하니까 어느 정도 독특함이 묻어나야 부담없이 잘 받아들일까에 기준을 두고 연출했다"고 연출에 주안점을 둔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희원은 연출자와 배우로서 호흡을 맞춘 후배 배우 주지훈, 박보영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희원은 "주지훈 박보영은 연기가 출중하다"며 "박보영의 경우 맨 처음 간호사에 대한 부담을 얘기했다. 그래서 어떻게 다르게 보이는 디렉팅을 할까에 많이 집중했고, 주지훈은 그동안 안 보였던 모습을 보이게 하려면 어떤 디자인을 하면 좋을까 그렇게 해서 함께했는데 역시나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되어 전혀 부담없이 잘 소화했다"고 전했다.

배우들도 김희원 감독과의 호흡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주지훈은 "개인적으로 강풀 작가님 학창 시절부터 팬이었고 그 이야기들을 보고 자라왔다. 그러니 사전에 미팅도 했지만 연기하면서 함께 호흡하고 있었고, 김희원 선배님은 전반적으로 현장을 보는 시선이라든지 이런게 상충적인 시선을 갖고 있어 재밌다 생각했는데 역시나였다. 개인적으로 프리 프로덕션이 너무 잘 돼 있었다. 그래서 한 치의 의심할 여지 없이 현장에 갔고, 타 배우들과 케미가 분명히 완성돼 있다 생각해서 현장에서 고민하거나 내 의견을 피력할 생각조차 없었다. 준비돼 있는 것 안에서 되게 자유롭고 편하게 연기했던 현장이었다"고 되돌아봤다. 박보영도 "클립 영상을 봤을 때 대체적으로 모든 배우들 케미가 너무 좋다고 생각하고 사실 주지훈 배우가 '조명가게'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이야기해주시는데 나도 그 경계에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 너무 조화가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을 보탰다. 강풀 작가 또한 김희원과 작업에 대해 "'조명가게' 세계관이 난해하기도 한데 그 누구보다 잘 이해했다. 사람이 정말 중요하다 생각하는데 그 안에서 연기할 배우들, 캐릭터들에 대한 이해도에 감탄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명가게'에는 주지훈, 박보영 외에도 김설현, 배성우, 엄태구, 이정은, 김민하, 박혁권, 김대명, 신은수, 김선화, 김기해 등이 출연하며 12월 4일 공개된다.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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